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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그리고 미래는
어린 나무가 탄소중립에 더 적합한 이유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21년 07월호


지구는 우주에서 보면 푸른색 물과 초록색 식물이 어우러진 보석처럼 보인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생명을 유지하는 기반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은 이 기반을 훼손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같은 탄소중립 대책이다. 2021년 미국이 기후변화 논의에 전격적으로 복귀하면서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이 가속화되고, 탄소시장 확대 정책 추진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책 중 하나가 산림 등 생태자원을 활용한 탄소흡수 기능 강화다. 산림청은 이를 위해 ‘2050 탄소중립 산림 분야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최근 환경단체와 언론은 이 사업이 오히려 산림을 훼손해 여러 가지 환경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산림이 갖는 다양한 효용 때문이다. 산림은 생물다양성의 거점이자 탄소저장고다. 물을 제공하는 수원지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하는 공기정화기 역할도 한다.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여가와 휴양을 즐기는 장소, 심신을 치유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그리고 산림은 필요한 목재를 생산하는 중요한 거점이 되기도 한다.
산림의 다양한 효용을 위해 국가는 여러 가지 산림 기능이 조화롭게 유지되도록 관리한다. 도시계획에서 토지를 용도지역별로 관리하는 것처럼 산림도 ‘보전’과 ‘이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산림의 각 용도지역에서는 그 목적에 맞게 산림을 관리해야 한다. 보호가 필요한 지역의 산림은 벌채하지 않고 생물다양성이나 경관 유지를 위해 보전해야 한다. 반면 목재 생산이 목적인 산림에서는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해 목재를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목재를 수확한 후에는 다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도록 어린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나무는 어린 나무보다 탄소흡수량이 많다. 하지만 흡수한 탄소를 큰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로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축적되는 탄소량은 많지 않다. 반면 어린 나무는 탄소흡수총량은 적지만 탄소저장 효율이 높다. 그래서 자라는 속도가 더딘 나이든 나무는 수확해 목재로 활용하고, 탄소흡수가 빠른 어린 나무를 심어 탄소흡수량을 늘리는 것이 산림을 활용한 탄소흡수의 원리다.
조림과 숲 가꾸기, 수확 등을 통해 산림을 관리할 경우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산림이 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국에서 산림사업을 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토의 60%에 해당하는 국내 산림을 잘 활용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국립공원 등의 보호지역과 같이 보전을 우선하는 숲은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이런 숲은 탄소를 흡수하기보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좋은 경관을 유지하기 때문에 목재 생산 및 탄소흡수와는 다른 목적에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 산림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림의 용도에 따라 보전과 이용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보전 대상 숲은 잘 보전하고 이용 대상 숲은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숲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길이다.
이번 논란과 같이 나무는 가능한 한 벌채하지 말고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오래된 나무가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해 축적한다고 하는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물론 산림 정책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산림 정책 전반이 잘못됐다는 불신은 산림 정책에 큰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정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산림을 이용한 탄소 저감과 중립은 세계적인 과제다. 이번 논란이 국민들에게 산림의 중요성과 산림 관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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