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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변화를 음반에 담아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2021년 07월호


‘안티를 부르는’이라는 표현이 있다. 태생적으로 비호감이라는 뜻일 텐데 정말이지 잔인한 수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팝계에서 이 수식을 모조리 흡수하는 것처럼 보였던 가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캐나다 출신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다.
나는 위의 단락에서 ‘있다’가 아닌 ‘있었다’, 즉 과거형을 썼다. 이유인즉슨 이렇다. 저스틴 비버는 더 이상 비호감 뮤지션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향해 못마땅한 눈빛을 발사하는 사람이 많다. 첫인상이라는 게 이렇게나 중요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변화를 믿지 않는 존재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들, 예를 들어 “관상이 과학이다”라거나 “인간은 원래 안 바뀌어” 같은 문장을 떠올려보라. 자신은 절대 ‘내로남불’하지 않을 것처럼 굴면서 타인의 내로남불에는 더없이 가혹한 잣대를 들이민다. 그러고는 자신이 내로남불하면 그제서야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항변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조금 서로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소셜 미디어라는,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왜곡된 공간에서 가끔씩은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압축해서 설명해 본다. 저스틴 비버, 달라진 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이 글을 쓴다. 똥 싼 바지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눈살 찌푸리게 했던 저스틴 비버는 이제 없다.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야유도 실컷 받았던 저스틴 비버 역시 이제는 없다. 각종 말썽으로 가십 뉴스에나 등장했던 저스틴 비버 역시 없어진 지 한참이다. 한번 검색해 보라. 대략 2015년 이후 저스틴 비버 관련 소식들 중 부정적인 보도라고는 없었다. 이게 팩트다.
2015년에 발표한 정규 음반 〈Purpose〉는 저스틴 비버가 남긴 역작이었다. ‘Love Yourself’, ‘What Do You Mean’ 같은 히트곡을 쏘아 올리면서 빌보드 정상을 꿰차고, 전 세계를 강타했다. 비단 상업적인 성취만은 아니었다. 음악적으로도 한결 깊어졌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이후 저스틴 비버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내린다. 바로 결혼을 결심한 것이다. 2018년 친구로 지냈던 헤일리 볼드윈(Hailey Baldwin)과 결혼한 저스틴 비버는 1년 뒤인 2019년에 〈Changes〉라는 음반을 발매하면서 다시금 격찬을 이끌어냈다. 참고로, 헤일리 볼드윈은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Alec Baldwin)의 조카다.
그리하여 〈Changes〉는 ‘찐’사랑을 통한 깊이 있는 변화를 담아낸 음반으로 기억된다. ‘저스틴 비버가?’ 싶겠지만 정말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저스틴 비버는 심지어 데뷔 초보다 더 잘나갔다. 자신의 곡만이 아닌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들(‘Despacito’가 대표적)까지 모두 다 대박이 났다. 가장 최신곡인 ‘Peaches’ 역시 반응이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팝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한국의 스트리밍 사이트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워낙 히트곡이 많은 까닭에 다음 세 곡만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현대적인 팝·알앤비의 정수를 담고 있는 곡이라 할 ‘Peaches’, 저스틴 비버의 탁월한 가창력과 가스펠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Holy’, 마지막으로 〈Changes〉의 수록곡들 중 최고라 할 ‘Forever’다. 그럼에도, 왠지 저스틴 비버는 별로다 하는 사람이 있다면 USA 투데이의 다음 평가를 바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비버 음악 듣기를 꺼려하지만 그래 봤자 자기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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