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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1음반
다층적인 사운드로 승부를 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2021년 09월호


루프 스테이션(Loop Station)이라는 악기가 있다. 아니, 악기라기보다는 악기에 효과를 더해주는 이펙터(effector)라고 보는 게 맞다. 설명하자면 루프 스테이션은 녹음한 소리를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 내보낼 수 있는 악기다. 이를 통해 소리를 겹겹이 쌓을 수 있어 한 사람의 뮤지션이 다층적인 사운드를 내고 싶을 때 주로 쓰인다. 이런 이유로 버스킹 뮤지션이 애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 이 루프 스테이션의 장인으로 불리는 뮤지션은 2명이 있다. 헨리와 스텔라장이다. 그렇다면 해외에는 누가 있을까.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이 싱어송라이터의 이름을 호명할 것이다. ‘에드 시런(Ed Sheeran)’이다.
에드 시런의 인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례로 그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Shape of You’는 ‘역사상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순위’에서 수년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총 28억8,30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됐다고 한다.
‘Shape of You’는 루프 스테이션을 절묘하게 활용한 사례로도 꼽힌다. 혹시 루프 스테이션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 ‘Ed Sheeran Shape of You Live’라고 치고 영상을 감상하길 권한다. 내가 백날 글로 써봤자 무소용이다. 영상을 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무명이었다. 1991년생으로 13살 때부터 버스킹을 시작했다고 한다. 실력이 제법이어서 그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던 레코드사와 2009년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거절을 택한다. 이유는 심플했다. ‘음악 스타일을 더 잘 팔리게 바꾸고 외모에 손을 많이 대라’ 해서였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에드 시런의 지향을 대강 파악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외모가 아닌 음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거다. 여기에 더해 순박한 외모와는 달리 그 누구도 자신의 음악 세계를 터치하지 못하게 하는 강단을 지녔다는 거다.
주목받기 시작한 공간은 유튜브였다. 대략 201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따지고 보면 원조 유튜브 스타인 셈이다. 2011년 첫 싱글 〈The A Team〉을 발표한 이후 에드 시런의 행보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기록했고, 앨범은 속된 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꼽아야 할 곡이 인간적으로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그래미상을 중심으로 나열해 보면 2016년을 휩쓴 ‘Thinking Out Loud’를 빼놓을 수 없다. 그래미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한 이 곡은 현재까지도 ‘Shape of You’와 함께 에드 시런 최고의 인기곡으로 인정받는다. 아름다운 러브 발라드 ‘Photograph’도 잊어서는 안 된다. 에드 시런이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곡들 중 내 ‘최애’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에드 시런의 히트곡은 부지기수다. 고향의 아름다운 성을 노래한 ‘Castle On The Hill’을 비롯해 아일랜드 골웨이 지역을 흥겹게 찬미하는 ‘Galway Girl’, 잔잔한 포크 발라드 ‘Perfect’ 등. 히트하지 못한 곡을 찾는 게 되레 어려울 정도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Bad Habits’를 통해서도 에드 시런은 자신의 인기 전선에 변함이 없음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하나 더 있다. BTS와의 합작 싱글 ‘Permission to Dance’로도 화제를 모으면서 다시금 자신이 현시대 최고의 팝 스타 중 한 명임을 각인한 것이다. 무엇보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까지 에드 시런의 음반 판매고는 1억5천만 장 이상. 뭐로 보나 실로 엄청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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