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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력 없이는 기후변화 해결도 없다
윤제용 한국환경연구원장 2021년 09월호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면서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전 지구적 안보 문제로 떠올랐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집결돼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①산업화 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현저히 낮게 유지하고 가급적 1.5℃ 이하로 제한, ②기후회복력(기후변화 적응) 배양과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기후변화 완화), ③이러한 방향에 부합하는 재정 흐름 조성을 3대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이런 국제사회의 노력이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에 특히 취약한 개도국의 특수한 필요와 사정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며, 국제협력을 통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에 필요한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이 이뤄져야 할 것임을 명시했다.
이처럼 기후변화 해결과 탄소중립 달성에는 높은 수준의 국제협력이 요구되며, 사실상 국제협력 없이 기후변화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국제협력이 촉진돼야 할까? 파리협정에서 발견되는 국제협력의 두 가지의 지향점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선진국·강대국 간의 ‘감축’ 협력과, 기후변화의 책임은 적지만 피해는 큰 개도국과 관련된 ‘적응’ 협력이다.
전자는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 간 합의를 이루고 이를 준수·촉진하기 위한 협력이다. 산업화 이후 각국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과도한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며 그 결과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개별 행위자의 극단적인 이익 추구가 전체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모든 행위자가 인식해야 하고, 기존의 공유지(기후) 소비방식을 완전히 전환하는 제도화에 합의해야 하며, 의지를 갖고 합의된 제도에 순응해야 한다. 이에 더해 발전을 추구하는 행위자(개도국)가 기존의 ‘쉽고도 위험한’ 발전모델을 단념하고 지속 가능한 저탄소 발전경로를 따를 수 있도록 발전된 행위자(선진국)의 충분한 재정적·기술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세계적인 패러다임이 된 ‘탄소중립의 국가 목표화’는 이러한 국제협력의 방식을 대표한다. 결국 선진국 각자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해 중장기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점검·촉진하기 위한 혁신적 기제를 구상하고 발전시키며, 저탄소 전환 역량이 부족한 개도국을 재정적·기술적으로 돕는 것이 ‘감축’ 국제협력의 핵심이다.
한편 소를 많이 갖지 못해 ‘공유지의 풀을 아주 조금만 먹인’ 개도국은 공유지 황폐화에 대한 책임은 거의 없으나 피해는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입는다. 기후변화는 어려운 국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데, 많은 개도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를 감당할 국가적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개도국의 보건·위생, 식량, 물안보, 지역공동체 및 생태계의 기후회복력 강화 등의 분야를 국제사회에서 재정적·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적응’의 국제협력은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들의 탄소중립 추진과정에서 자칫 간과될 수 있는 중요한 기후협력 사안이며, 개도국 피해의 기저에는 지금껏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며 발전해 온 선진국의 행태가 있기에 이는 인도주의적 차원을 넘는 선진국의 책임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국제협력의 방향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년)’에서는 12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녹색 전환 선도’를 독립적으로 선정해 국제사회에서의 기후변화 논의 선도 및 협력 강화, 전략적 그린 뉴딜 ODA 추진 그리고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 지구적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선진국이라는 책임 의식을 갖고 ‘감축’의 협력과 ‘적응’의 협력 양면에서 주도적 활약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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