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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 고쳐쓰기의 기적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어의 마법
송숙희 글쓰기 코치 2021년 10월호


당신은 차를 사려 한다. 아는 딜러가 없어 수소문하다 자동차 딜러들이 모여 있다는 SNS에 견적 요청 글을 올렸더니 금세 댓글이 여러 개 달린다. 다음 중 어떤 댓글에 가장 끌릴까?

딜러 A: 빨리 견적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딜러 B: 1시간 후에 말씀하신 견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딜러 C: 1시간 후에 고객님의 차량 견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C에게 마음이 기울었을 것이다. A의 문장은 가장 일반적이다. ‘빨리’는 그 기준이 사람마다 제각각이어서 모호하다. B의 문장은 ‘1시간’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함으로써 정확하게 약속하고 지키는 느낌을 준다. C의 문장은 ‘고객님의 차량 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나를 위해 설계된 특별한 견적’이라고 느끼게 한다. 어떤 표현은 고객을 더 화나게 하고, 어떤 단어는 화난 고객을 팬으로 만든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어의 마법을 살펴보자.

하나. 소속감을 주는 인칭 대명사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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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하실 게 있으면 고객센터로 연락 주세요. >> 고객님께서 문의하실 게 있으면 저희 고객센터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께서 통화 중이오니 다시 걸어주십시오.” 전화를 거는데 상대가 통화 중이면 이런 멘트가 나온다. ‘고객님께서’라는 인칭 대명사 덕분에 훨씬 친근하게 들린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위해 통화 상태를 알려주는 느낌도 든다. “지금은 통화 중이오니 다시 걸어주십시오”라는 멘트보다 훨씬 살갑지 않은가.
같은 맥락으로, ‘우리’나 ‘저희’ 같은 단어도 고객과 대화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문장에 이 단어 하나만 붙이면 고객은 확실히 ‘우리’ 편이 된다.

둘. 알고 써야 잘 먹히는 쿠션 언어
화법 전문가들은 고객을 불편하게 할 내용을 전할 때 그들이 덜 불쾌하도록 쿠션 언어를 사용하라 권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그 제품은 품절돼 구매가 힘드십니다.” 흔히 듣는 표현이다. 불쾌감을 줄이려는 의도는 좋으나 쿠션 언어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바람에 되레 언짢다. 고객은 불편한 상황 자체보다 뻔한 말을 에둘러 하는 것에 오히려 불쾌해진다. 이렇게 고쳐 쓰면 어떨까. “고객님, 안타깝게도 그 제품은 지금 품절입니다.”

셋. 칭찬은 NO, 감사는 YES
고객에게는 칭찬도 자제해야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는지 몰라도 고객은 고래가 아니다. 고객에게는 칭찬이 아니라 감사 표현이 제격이다. “오늘도 목표를 달성하셨다니 참 잘하셨습니다.” 이 한마디는 칭찬일까 아닐까? 이렇게 고쳐보자. “오늘도 목표를 달성하셨군요. 담당 트레이너로서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 피트니스 클럽의 자랑이십니다.”
감사에 인정을 더하면 고객은 두 배 더 행복해진다. 이런 메시지를 주고받는 트레이너라면 주변 사람을 많이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것 같다. 요즘 고객들은 의례적인 친절보다는 빠른 문제 해결을 원한다. 글이든 말이든 소통의 핵심은 ‘핵심’이다. 말이 길어지거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것 같으면 핵심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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