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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쳐쓰기의 기적
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따라 쓰기
송숙희 글쓰기 코치 2021년 11월호


세계적으로 600만 권이나 팔린 책이 있다. 책을 쓴 사람은 조던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다. 그는 “명료하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전투에서 이기게 하는 칼이나 M16 같은 총, 방탄조끼 등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글을 빨리 잘 쓸 수 있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 그리고 아직 거론하지 않은 모든 것을 일일이 다 배워야 글을 잘 쓰게 된다면, 글을 잘 쓰게 되는 날이 과연 올까? ‘처음부터 잘 쓴 글은 없다, 글은 고쳐 쓸수록 잘 쓰게 된다’는 주제의 이 칼럼도 고쳐쓰기를 하려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친절하게 조언하지만 이 많은 고쳐쓰기 방법을 일일이 다 배워야 한다면 어느 세월에 글을 잘 쓰게 될까.
셰프가 되겠다는 사람에게 유명 셰프들이 조언하는 것은 딱 하나, 잘 만든 요리를 많이 먹어보고 많이 만들어봐야 한다는 것. 그래야 요리에 대한 안목과 감각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글쓰기 기술도 딱 그렇다. 안목이 있어야 잘 쓴 글, 못 쓴 글을 분별하고 감각이 있어야 잘 읽히는 글을 척척 써낼 수 있다. 
미국의 유명한 글쓰기전문가 윌리엄 진서는 이렇게 말한다. “독자가 즐길 만한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은 감각이다. 감각이란 절뚝거리는 문장과 경쾌한 문장의 차이를 들을 줄 아는 귀이며, 가볍고 일상적인 표현에 격식 있는 문장이 끼어들어도 괜찮을 뿐 아니라 불가피해 보이는 경우를 아는 직관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감각은 습득이 가능하다고 우리를 위로한다. 비결은 그러한 감각을 가진 작가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빙고, 찾았다. 그러한 감각을 가진 작가를 연구하는 것이 글 잘 쓰기에 필요한 감각을 연마하는 것이다. 이는 그런 작가의 글쓰기를 ‘흉내 내기’, 그가 쓴 글을 ‘따라 쓰기’ 하는 것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글을 잘 쓰려면 문장 쓰기 노하우 터득하기, 어휘력 향상하기, 맞춤법 익히기, 문법에 맞춰 쓰기, 독자를 고려해서 쓰기, 단락 구성하기, 논리정연하게 생각을 조립하기…. 한도 끝도 없다. 반가운 것은 언어전문가에 따르면 글쓰기를 포함한 언어공부는 잘 읽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쓰인 대로, 글쓴이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읽어내기가 의외로 어렵다. 그래서 나온 비법이 내용을 그대로 옮겨 쓰며 정독하는 따라 쓰기다. 따라 쓰기는 ‘쓰기’ 가 아니라 쓰기 행위를 통한 ‘읽기’다. 따라 쓰기는 글 좀 쓰는 사람들, 예를 들면 카피라이터, 신문기자, 작가 등 글쓰기를 생업으로 해온 이들이 맹종한 연습 방법이다. 잘 쓰인 글을 따라 쓰기 하다 보면 글을 잘 쓰는 데 필요한 감각과 안목에 저절로 눈뜨기 때문이다. 
따라 쓰기 연습은 그 효용성에 비해 방법이 참 쉽다. 맨 먼저 ‘멘토 텍스트’를 고른다. 따라 쓰기는 잘 쓰인 글인 멘토 텍스트 선정에 성패가 좌우된다. 아무 글이나 내키는 대로 따라 쓰기 하면 잘 못 쓴 글을 흉내 내게 된다. 멘토 텍스트로는 신문사 논설위원이 쓴 칼럼이 제격이다. 신문칼럼은 오랫동안 대중적 글쓰기로 잔뼈가 굵은 기자들이 쓰는 것으로 신문사마다 갖춘 전문가 그룹이 정리하고 정제해 게재하는, 제대로 쓰인 글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멘토 텍스트를 한 편씩 따라 쓰기 하되, 의미 단위별로 소리 내 읽고 외워 그대로 옮겨 쓴다. 이것이 방법의 전부다. 노트에든 워드든 SNS든 다양한 공간에서 손글씨로든 타이핑이든 편한 방법을 택한다. 매일 한 편씩 공들여 따라 쓰면 글쓰기는 물론 책 쓰기, 보고서 쓰기, SNS 쓰기까지 다 잘하게 된다는 증언을 수없이 들었다. 나 역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따라 쓰기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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