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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의 과학토크
변이 바이러스와 살아가는 법
강양구 지식큐레이터 2022년 01월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한 지 벌써 2년이 됐다. 유행 1년이 채 되지 않아 기적처럼 여러 종류의 백신이 개발될 때만 해도 낙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을 놓고 보면 전 국민의 80% 이상이 두 번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바이러스의 기세는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 알파벳으로 명명하기 시작한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에서 시작해서 베타, 감마, 델타를 지나 열다섯 번째 오미크론까지 나왔다. 이러다가는 정말 알파벳의 끝인 오메가까지 나와야 끝나지 않을까, 2022년에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잔뜩 긴장한 채 거리 두기를 하면서 살아야 하나, 이런 걱정에 한숨부터 내쉰다.

이 대목에서 바이러스와 면역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과학 상식 하나를 짚자.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혹은 그 단백질 껍데기를 몸속에서 합성하는 백신을 접종하면 즉각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계가 반응한다. 이때 면역계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항체 면역과 세포 면역이다.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얻으려면 이 두 가지 면역을 알아야 한다.

항체 면역은 우리가 언론에서 많이 본 대로, 코나 입으로 들어온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의 세포를 감염시키는 일 자체를 막는다. 항체 면역은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서 혹은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그 강도가 가장 세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 면역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항체 면역이 약해지더라도 우리에게는 세포 면역이 있다. 코로나19에 맞춤한 면역 세포(T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골라서 없앤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에서 세를 불리려면 반드시 몸속의 세포를 감염시키고 나서 그 안에서 증식해야 한다. 이렇게 바이러스 증식 공장 역할을 하는 세포를 없애면 설사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고 낫는다.

지금 전 세계 유행을 주도하는 델타든 새롭게 등장한 오미크론이든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항체 면역은 뚫릴 가능성이 커진다. 보통 바이러스는 우리 몸속 세포에 달라붙는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의 모양이 바뀌는 식으로 변이를 일으킨다. 이렇게 바뀐 단백질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는 예전 모양만 기억하는 항체를 피해서 우리 몸속 세포에 달라붙기가 쉬워지니까.

하지만 그렇게 변이 바이러스에 항체 면역이 뚫리더라도 세포 면역은 감염된 세포를 족집게처럼 찾아서 없앤다. 세포 면역이 인식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은 쉽게 변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자가 중증으로 이어져 사망할 가능성이 낮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항체 면역과 비교할 때 세포 면역은 오랫동안 지속한다. 그러니 백신 접종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설사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 감염자가 늘어나더라도 중증 환자 숫자는 작아진다. 오미크론, 아니 오메가 변이가 나와도 이런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때마다 벌벌 떨며 호들갑 떠는 일에도 거리를 두게 된다. 백신이든 감염이든 바이러스에 일단 면역이 생긴 건강한 사람은 설사 변이 바이러스가 항체 면역을 뚫고 ‘돌파 감염’을 일으키더라도 걱정할 게 없다.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갈 테고, 그 과정에서 얻는 면역은 일종의 ‘자연 부스터 샷’ 효과를 낳는다.

60대 이상, 특히 겨울 감기에도 고생하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80대 이상의 고령층은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도 항체 면역과 세포 면역이 모두 약하다. 방역 당국이 이런 고령층에게 부스터 샷, 즉 백신 3차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이유다. 3차 접종으로 고령층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이번 겨울을 넘긴다면, 우리는 바이러스를 좀 더 길들이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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