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천문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대학원생 케이트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혜성을 발견한다. 그의 주임교수 랜들은 신이 나서 그 혜성의 궤도를 계산하다가 얼어붙는다. 혜성이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은 이 사실을 바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알리고 그날로 백악관으로 불려간다. 그런데 대통령의 반응은 이들의 예상과는 정반대다. 대통령은 올해 우리가 다뤄야 했던 지구멸망의 위험 신호가 몇 건이었는지 아느냐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그리고는 하버드나 스탠퍼드 등의 명문대 교수들도 동의하느냐며 비웃는다. 정부에 외면당한 두 천문학자는 언론을 통해 이 발견의 위중함을 알리려 한다. 하지만 언론이 관심 있는 것은 정치와 구설수뿐이다.
그렇게 혜성의 위험성을 무시하던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카드로 혜성을 이용한 것이다. 무인 로켓을 쏴도 되는데 대통령은 민심을 모으기 위해 휘황찬란한 발사식까지 하며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다. 전 세계가 환호한다.
그런데 그 우주선들이 지구로 그냥 돌아온다. 거대 IT 기업의 회장이 대통령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그 혜성에 엄청난 양의 희토류가 있다며, 혜성이 지구로 가까이 왔을 때 폭탄으로 혜성을 잘게 부숴 지구로 떨어지게 하자고 한다. 그 잔해를 수거하면 미국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부자가 될 거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런 역사적 공적을 놓칠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과 회장은 그 계획이 실패할 리 없다며 국민에게 홍보한다. 국민들도 열광한다. 여론조사가 시작된다. 37%의 미국인은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지 않기를 원하지만, 40%는 작은 조각들로 만들어 떨어지게 해서 경제적인 혜택을 얻자고 한다. 나머지 23%의 광적인 지지자들은 아예 혜성에 의한 위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라면 어떤 판단을 할까?
케이트와 랜들은 하늘을 보면 혜성이 보이니 ‘위를 바라보라’고 하지만, 대통령은 그 천문학자들이 사기꾼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을 두려움에 빠뜨려 다시는 오지 않을 최대의 경제적 기회를 포기하게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위를 바라보지 말라’고 외친다. 그다음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남겨놓도록 하자.
인간은 마음이 불편해질 때 마음의 평정을 되찾기 위해 여러 방어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성숙한 사람들의 주된 방어기제는 본능과 악감정을 인정하지만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참는 억제, 나도 힘들지만 더 힘든 사람들을 돕는 이타적 행동, 어쩔 수 없는 것은 웃어넘기는 유머 등이다. 덜 성숙한 사람들은 본능과 악감정을 합리화시키거나, 과도하게 희망적인 믿음을 갖거나, 내가 추종하는 사람을 이상화해 그 의견을 맹신하거나, 그럴 힘도 없으면 아예 외면해 버리거나 앓아누워 버린다.
가장 병적이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어 방법은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반대 세력을 가해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개인과 국가에 올 수 있는 이득에 눈이 멀어 지구에 다가오는 위험을 극소화하거나 부정하는 인간의 이기적이고 병적인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영화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불안과 위험에 처했을 때, 혹은 이기적인 이득을 눈앞에 두고 마음이 불편해졌을 때 어떤 방어기제를 쓸까? 최소한 위도 보고 아래도 보고 좌우도 본 다음에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좀 더 먼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지금 당장 마음이 편하진 않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