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김대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드를 내민 후 “영수증은 그냥 버려주세요”라고 습관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식당 음식값에도 세금이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듣고, 하루는 일부러 영수증을 받아 항목을 찬찬히 읽어봤다. 영수증에는 부가가치세(부가세) 10%라는 항목이 들어 있었다.
김대리의 영수증에 포함됐던 부가세는 가장 대표적인 간접세다. 간접세는 납세 의무자가 우선적으로 납세하되, 추후 물품 가격에 포함되는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세금이다. 간접세를 어떤 이는 스텔스 세금(stealth tax)이라고도 하는데,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전투기인 스텔스기에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김대리 같은 납세자들이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내는 세금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간접세에는 부가세 외에도 개별소비세, 주세, 유류세, 담배소비세, 관세 등이 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차에 주유를 하며, 담배와 술을 즐기는 것은 일상이기 때문에 세금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금 내기도 싫고 겸사겸사 소비도 줄이고 싶다면 물품을 소비할 때마다 간접세를 의식해 보자. 간접세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 일단 김대리가 오늘 하루 지출한 금액을 알아볼까?
# 오전 8:00 출근하기 위해 버스 탑승(1,200원)
# 오전 9:00 회사 앞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테이크 아웃(4천 원)
# 오후 1:00 베트남 쌀국수로 점심 식사(1만 원)
# 오후 1:30 편의점에서 담배 구입(4,500원)
# 오후 6:00 퇴근을 위해 버스 탑승(1,200원)
# 오후 8:00 치킨과 맥주 구입(각각 2만 원, 5천 원)
# 오후 10:00 온라인 쇼핑으로 티셔츠와 바지 구입(12만 원)
이제 여기에 포함된 간접세를 계산해 보자. 출퇴근 왕복 버스비는 간접세가 없다. 생활 필수 재화나 용역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면세로 하는 정책 때문이다. 커피, 쌀국수, 치킨, 티셔츠에 붙는 부가세 합계는 약 1만4천 원이다. 담배와 주류에서 각각 약 3,300원과 1,300원의 간접세를 냈다. 이렇게 하루의 소비에 붙은 부가세를 총합산하면 1만8,600원 정도다.
조금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보자. 만약 같은 수준으로 한 달 동안 소비한다면 간접세는 1만8,600원 곱하기 30일이니까 55만8천 원이나 된다. 아직 감이 잘 안 잡힐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급여에서 떼는 직접세와 비교해 보자. 김대리의 한 달 급여를 350만 원이라고 하면, 이 급여가 통장에 들어오기 전에 떼어가는 근로소득세(직접세)는 약 13만 원이다. 매번 통장에 꽂히기도 전에 빠져나가는 소득세가 아깝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김대리는 소비에 따른 간접세를 직접세의 4배나 내고 있었던 것이다.
간접세의 특징을 하나 더 알아보자. 간접세는 소비 주체의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커피 4천 원에 붙는 세금 364원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부자가 살 때나 내가 살 때나 똑같은 세금을 내는, 조금은 억울한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모으고 싶다면 간접세를 먼저 잡으라고 말하고 싶다. 세금 내는 것이 아까워서라도 소비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가계 경제 개선은 물론 절세 효과까지 누리게 되니 말이다.
힘들게 번 월급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는 마법을 막고 싶다면? 매일 카드를 긁기 전에 간접세를 의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