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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디지털 혁신과 금융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2022년 04월호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침투율(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거래 비중)은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지난 수년 동안 온라인 거래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간편결제 또한 가파르게 성장했다. 국내 간편결제사업자 중에서 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27개 전자금융업자의 결제 비중이 온라인 거래의 50%를 차지한다. 게다가 상위 3개사의 결제규모가 전체 전자금융업자 간편결제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디지털금융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아래 핀테크 및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돼 왔다. 간편결제 사업 이외에도 ICT 기업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신규 비즈니스의 선허용-후규제라고 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 도입, 은행과 핀테크 결제사업자 간 데이터 상호개방을 의미하는 오픈뱅킹 확대, 분산된 본인의 신용정보 데이터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산 및 신용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도입 등이 그것이다. 한편 종합지급결제업의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마이데이터의 기반인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명시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다양한 가상통화 혹은 디지털자산을 규율하기 위한 ‘가상자산업법’ 제정 등 아직 준비 중인 몇몇 입법안이 남아 있다.

디지털금융의 발전은 무엇보다도 기존에 엄격하게 규제받던 금융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기술 변화를 수용한 금융혁신과 신산업 창출, 이종산업 간 융합 등을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소비자에게 다양한 디지털 경험과 편의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친숙한 MZ세대에게는 송금, 이체뿐 아니라 상거래, 콘텐츠, 모빌리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제공할 수 있다. 또한 고령층에게는 자산 운용 및 관리 수요와 함께 의료서비스, 돌봄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할 수도 있다.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와 자영업자에게는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를 활성화함으로써 금융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다.  

디지털금융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그 변화가 금융회사를 넘어 금융플랫폼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는 결제, 신용, 계좌, 자산관리 등 주요 금융업에 금융회사와의 제휴 또는 신규 진입을 통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소규모 신생기업으로서 디지털기술에 기반해 금융 가치사슬상 일부분만 영위하는 핀테크와 달리 빅테크는 대규모 고객기반을 보유한 플랫폼 회사로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소위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금융플랫폼의 부상은 금융산업에 예상치 못한 리스크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디지털혁신이 업권 간 경계의 소멸과 새로운 융합산업의 창출을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빅테크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시장지배력 남용 문제다. 약탈적 가격책정과 수직통합을 통해 시장을 장악한 후 수수료 인상 등으로 시장경쟁과 소비자 후생을 훼손시킬 우려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기울어진 운동장 내지 규제차익 문제다. 예컨대 빅테크의 경우 별도의 라이선스 취득 없이도 금융회사와의 제휴, 「전자금융거래법」 규정 등을 통해 거의 모든 전자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나 기존 금융회사는 각 업권법의 규제하에서 규율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규제 불균형 문제는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 셋째, 데이터 독점 문제다. 빅테크는 플랫폼 이용자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정보를 왜곡 및 가공할 우려가 존재한다. 알고리즘 가격 담합이라든지, 과도한 정보수집과 남용, 경쟁사 차별 등 국내외에서 이미 여러 사례가 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디지털금융 혁신의 장점을 살리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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