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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모든 것
탄소를 줄여야 기업도 지구도 산다
김재필 KT 수석연구원, 『ESG 혁명이 온다 2-미래 전략과 7가지 트렌드』 저자 2022년 05월호


ESG 중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단연 E, 환경이다. 특히 지난 3월 25일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탄소배출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50 탄소중립 비전을 법제화한 「탄소중립기본법」은 시행령에서 중장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명시했다. 이로써 한국은 2030년까지 약 2억7,452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사상 초유의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감축목표가 과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구의 상태를 보면 이 목표조차 위태롭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 사이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0.78도 상승했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1.09도 상승했다. 과거 지구의 온도가 1만 년에 걸쳐 4도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지구 환경과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단기간 내 가파른 감축에 따른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1990년부터 60년에 걸쳐, 독일은 1990년부터 55년 동안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미국은 43년, 일본은 37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은 2018년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32년으로, 그 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짧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명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조업 중심인 한국의 산업구조와 관련 기술수준 등을 고려하면 40% 감축은 쉽지 않다는 것이 산업계의 입장이다. 직격탄을 맞은 철강산업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7%, 산업 부문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에너지 효율이 상당 부분 고도화돼 있어 현재 기술로 탄소배출량을 목표치만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자동차·건설·가전·섬유 등 관련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반도체 업계 역시 추가적인 감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각 기업에 배정된 탄소배출 무상 할당량이 줄어들면서 탄소배출권을 더 많이 구입해야 하는데, 배출권의 가격 급등이 예상돼 기업의 재무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1톤당 1만8천 원대였던 탄소배출권은 올 1월 3만5천 원대까지 치솟은 뒤 현재는 2만2천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3개 업종에서만 탄소중립 비용으로 2050년까지 최소 400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탄소로 돈을 번 기업도 있다.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4억3,8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탄소배출권 판매로 챙긴 금액이 5억1,800만 달러에 이른다.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전기차 생산으로 받는 탄소배출권은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탄소배출권 판매로 3억9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나 에너지 절약을 통한 탄소 감축, 배출권·크레딧 구매를 통한 탄소상쇄(carbon offset), 그리고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갈 길은 멀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은 계속 개발되고 발전할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의 탄소중립 노력도 점차 수월해질 수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기업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탄소중립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학계, 기업체 간 역할분담을 통해 현명한 솔루션을 도출해야 한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탄소중립기본법」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ESG에 대한 정부, 기업,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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