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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는 이렇게 쓴다
이야기의 힘, 팩트에 임팩트를 더하라!
송숙희 글쓰기 코치,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 저자 2022년 05월호


우리는 모두 원하는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을 내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소통해야 한다. 제대로 된 소통의 관건은 무엇일까? 마고 셀처 하버드대 교수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내가 하는 생각이 왜 유익한지를 전할 수 없다면 아무도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셀처 교수는 글쓰기의 목표가 ‘당신의 아이디어가 가치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제대로 소통하려면 내 글이 독자에게 확신을 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대를 의도한 대로 움직이기는커녕 ‘의문의 1패’가 더해진다. 소통에 실패했을 뿐인데, 무능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따라붙는다. 독자에게 확신을 주는 글을 쓰는, 즉 소통에 능한 사람은 일도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

내 글이 독자에게 확신을 주려면 설득력이 높아야 한다. 설득력 높은 글은 합리적이다. 글 쓰는 사람의 머리에서 갓 나온 생각들은 예외 없이 주관적이고 이기적이다. 이것을 누구에게든 통하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바꾸는 것부터가 글쓰기다. 지극히 합리적인 행위다. 상대가 수긍하고 납득하는 글은 논리가 탄탄하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주장하기+증명하기’ 구조다. 

상대에게 원하는 반응을 요구하고, 그러한 요구에 합리적인 이유를 대고, 타당한 근거를 차근차근 제시하면, 독자는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독자에게 확신을 주는 글이 완성된 걸까? 주장을 이해하는 것과 의도한 대로 행동하는 것은 별개다.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독자를 움직이게 만들려면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미시간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니스벳 교수의 실험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심리학 과목 선택을 앞둔 학생들에게 두 가지 참고 자료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해당 과목의 평가 자료를 통계나 데이터로 제시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해당 과목의 평가를 사례로 정리한 자료였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자료를 보고 선택한 학생이 훨씬 많았다. 니스벳 교수는 사람들이 중요한 판단을 할 때 ‘사례’ 정보에 더욱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유나 근거를 담은 데이터는 정보를 전달하고 내용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하며, 여기에 이야기를 곁들이면 의도한 반응을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다. 글쓰기에서 동원하는 이야기 기술은 ‘사례를 들어 주장을 한 번 더 설명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나 사례, 증언을 곁들이면 주장이 훨씬 더 잘 먹힌다는 의미다. 

우리 뇌는 사실(fact)보다 임팩트, 즉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무엇이 어떠하다’는 이론보다 ‘누가 무엇을 했다’는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더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야기에는 감정이 곁들여지고, 사람은 감정이 흔들리면 행동하기 때문이다. 

“반려견 1천만 시대, 하지만 개 물림 사고가 자주 일어나니 주의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담긴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최근 5년간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사례가 대략 1만2천 건이며, 하루 평균 6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방청 자료를 동원하면 개 물림 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여기에 결정적 사례, 예컨대 반려견 행동훈련 전문가가 개 물림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인용하면 글의 설득력이 한층 높아진다. TV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전문가가 개에게 물려 크게 다쳤다는 사례는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기 쉽다. 이렇게 이유와 근거를 통해 이성적으로 주장을 증명한 다음, 이야기를 더하는 ‘연합작전’을 펼치면 설득력이 1만 배쯤 높아진다.

손정의 전 소프트뱅크 회장도 투자를 결정할 때 창업가에게 어떤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는가를 먼저 살핀다고 한다. 독자에게 확신을 줘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는 글에는 논리정연하게 주장하고 증명하는 이성적 열쇠와 마음의 문을 여는 감성의 열쇠,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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