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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
‘온다’, 중소 숙박업소 디지털 전환 가져오다
임정욱 TBT 벤처파트너 2022년 05월호

 

 
“코로나19가 숙박업소의 디지털 전환을 5년, 10년은 앞당긴 것 같습니다.” 온다의 오현석 대표는 모텔, 펜션 등 국내 중소 숙박업소의 문제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해결하는 창업가다. 개발자 출신으로 세 번째 창업에 도전, 이제 온다를 국내 숙박업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들었다. 특히 팬데믹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숙박업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돕는, 보기 드문 B2B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발명가를 꿈꾸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처음 애플Ⅱ 컴퓨터를 접하고 개발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는 오현석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현석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2002년에 개발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당시 유행하던 무스탕 재킷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아버지와 함께 시작해 첫 창업을 경험했다. “연세가 있는 아버지가 하기에는 온라인 쇼핑몰 비즈니스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누구나 쉽게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할까 처음 생각하게 됐죠.”

창업의 어려움을 경험한 오 대표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6년 무작정 미국 뉴욕으로 향했다. 어학연수를 하다가 정식으로 MBA 과정에 입학할 심산이었다. “공부를 하면서 개발자로서 일도 해볼까 했는데 덜컥 취직이 됐습니다. 미국의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 회사에 들어간 겁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좋은 경험을 했고 다시 창업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에 두 번째 창업에 나선 그는 이번에는 본인이 경험한 미국 한인 민박의 불편함을 풀고자 했다. 

“제가 미국에 처음 건너갈 때 민박 예약을 하면서 겪었던 문제가 있습니다. 예약을 하려고 검색을 하니 싸이월드 미니홈피 같은 것이 나오는 겁니다. 방명록을 통해 예약 신청을 하고, 잘 모르는 상대방에게 나름 큰 돈을 해외송금해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습니다. 숙박 자체는 좋은 경험이었는데 말이죠.”

‘한인텔’ 창업해 연매출 100억 원 기록, 2015년 옐로모바일에 매각

그래서 전 세계의 한인 숙소를 찾고 손쉽게 예약·결제를 할 수 있는 ‘한인텔’을 창업했다.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급증하던 시절 이런 중요한 문제를 푸는 회사를 창업하니 연매출 10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으로 본사를 옮겨서 회사를 운영하다가 인수 제안이 와서 2015년 한인텔을 옐로모바일에 매각했다.
창업가의 눈에는 계속 풀어야 할 문제가 보이는 것일까. 이번에는 급성장한 한국의 펜션·게스트하우스 문제가 보였다. 2016년 8월 다시 창업에 나섰다.

“많은 펜션과 모텔의 예약이 직접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야 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숙박예약이 완전히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는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숙박업주들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객실 등록·예약·판매, 매출관리 등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설득이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홈페이지 제작이나 광고를 미끼로 숙박업주에 지나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국 펜션을 다니며 열심히 설득했다.

38개 판매채널 관리 가능한 시스템으로 수기 예약에 익숙한 중소업소 문제 해결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보강하고 외부 투자도 받으면서 노력하던 중에 2년 전 코로나19가 터졌다. 국내 숙박업소와 여행 스타트업은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해외여행객, 단체관광객, 출장자 등이 사라지면서 순식간에  빈 방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여행이 늘어났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별 여행으로 트렌드가 완전히 변했다. 고객은 익스피디아,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기존 여행 플랫폼뿐 아니라 쿠팡, 11번가, 지마켓, 네이버 등을 통해서도 방을 예약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예약채널이 30여 개 이상 되면서 숙박업주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숙박업주는 여러 플랫폼에 숙박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면서 운영이 아주 복잡해졌습니다. 현재 있는 방을 여러 플랫폼에 올려놓고 동시에 팔아야 했거든요. 네이버에서 방이 팔리면 야놀자 등 다른 수십 개 플랫폼에 각각 들어가 방이 나갔다고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이것은 수기로 예약 상황을 관리하던 중소 숙박업주들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변화였다. 숙박업주들에게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가 됐다.

온다는 여기에 혁신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우선 객실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숙박관리 시스템을 통해 숙박업주가 컴퓨터에서 하나의 창만 열면 모든 방의 실시간 예약 현황을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이 가예약이 됐는지, 예약 완료가 됐는지, 체크인·체크아웃이 됐는지, 방에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예약을 받지 말아야 할지 쉽게 관리하면서 종업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이 객실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38개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실시간으로 객실 판매가 가능한 예약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네이버, 야놀자 등 각 채널에 일일이 들어가 객실 현황을 관리할 필요 없이, 온다에서 업데이트하면 38개 채널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모텔, 펜션, 캠핑,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의 규모나 형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업주는 운영 전반에 필요한 객실 판매, 예약, 고객, 재무, 수익률 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온라인 판매 채널에 객실 상황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으니 아주 편리하죠.”

온다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이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숙박업소로부터 별도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는 받지 않고 숙박업주와 판매사이트를 중개하며 수수료 수익을 남긴다. “숙박업주는 판매사이트와 직접 계약하는 것과 같은 수수료를 냅니다. 대신 저희는 그 중간에서 도매상으로서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죠.”

이렇게 한 덕분에 전국 5만 숙박업체 중 약 3만5천 곳의 40만 객실 데이터를 갖게 된 온다는 이 데이터를 익스피디아, 야놀자 등 국내외 여행사이트에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식으로 제공한다. 온라인 사이트 입장에서는 전국의 중소형 숙박업소를 쉽게 연결할 수 있으니 온다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온다에서 예약된 객실은 2021년 기준 누적으로 580만여 건에 이르고, 거래액은 약 1천억 원까지 성장했다.

“온다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운영인력을 줄여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빈 객실의 판매를 늘려 매출이 30~40% 오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죠.”

온다 B2B 플랫폼을 통해서 숙박업주들을 돕는 것이 오 대표의 목표다. “온다는 숙박업주들이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서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바로 손님 예약을 받는 D2C 비즈니스도 지원합니다. 어느 한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온다는 벤처캐피털 등에서 지금까지 누적 195억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 오 대표는 “기존 숙박업주뿐만 아니라 누구나 숙박업을 창업해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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