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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양구의 과학토크열돔에 갇힌 한반도, 태풍의 사정은?
강양구 지식큐레이터 2022년 08월호


글을 쓰는 7월 초, 동남아처럼 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 평균 최고기온, 폭염과 열대야 일수에서 가장 더운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 2016년, 1994년 세 해의 기록을 모두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구 가열(global heating)의 추이를 염두에 두면, 2022년의 기록도 몇 년 안에 금세 깨질 테다.

이 대목에서 과학자 여럿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이렇게 지구가 데워질 때 태풍의 사정은 어떨까? 태풍은 저위도에 쌓인 열기를 고위도로 옮기는 자연 현상이다. 지구가 데워진 효과로 중위도의 한반도가 더 더워지면 태풍의 양상은 어떻게 될까. 더 자주 발생할까? 더욱더 세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 태풍에 대한 상식부터 알고 가자.

태풍은 적도 근처에서 대기가 불안정할 때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에서 시작한다. 이 소용돌이가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잔뜩 머금고 발달하면 태풍이 된다. 일단 세상에 나온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경계면을 따라서 이동한다. 북태평양에 가상의 돔이 있고, 그 돔의 경계면을 따라서 구슬처럼 태풍이 이동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대충 맞다.

이런 그림을 머릿속에 담고 나면, 여름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를 덮치는 태풍의 경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혹시 태풍 소식을 보면서 궁금증이 생긴 적이 있지 않나? 왜 7월 태풍은 중국을 강타하고, 8월 태풍은 한반도를 때릴까? 그러고 보니 9월 태풍은 한반도까지 못 오고 일본을 덮친다.

바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모양) 때문이다. 태풍은 처음에는 무역풍(저위도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을 따라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북상하다가 중위도까지 도달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바람을 튼다. 7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에 걸쳐 있으니, 당연히 태풍은 중국 동해안을 따라서 북상하면서 피해를 준다.

8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면이 좀 더 태평양 쪽으로, 그러니까 한반도 쪽으로 치우친다. 그러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면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던 바람길이 한반도에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8월 태풍이 여지없이 한반도 남부나 중부를 관통할 가능성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뒤늦게 발생한 9월 태풍이 한반도까지 못 오고 일본 열도를 덮치는 이유도 알 것이다. 9월쯤 되면 북태평양 고기압은 그 세력이 약해져서 태평양 쪽으로 물러난 상태다. 그 경계는 일본 열도에 걸쳐 있다. 당연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를 따라서 이동하는 늦둥이 태풍의 경로도 중국이나 한반도가 아닌 일본 열도다.

물론 7월과 9월에도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때가 있다. 이유는 빤하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찌감치 약해지면 7월에, 늦게까지 힘이 세면 9월이나 심지어 10월에 한반도에 태풍 길이 열린다. 반면 8월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거나 약하면 태풍 길이 중국이나 일본에 생긴다. 한반도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또 2021년에 8월 태풍을 피했던 이유다.

처음에 던진 질문에 답할 차례다. 지구가 데워져서 한반도도 덩달아 뜨거워지면 태풍은 어떻게 될까? 사실 과학계도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짐작만 할 뿐이다. 과학자 다수는 태풍의 발생빈도는 낮아지리라고 예상한다. 지구가 데워져 저위도와 고위도에 축적된 열기의 차이가 작아지면 태풍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으니까.

안심하기는 이르다. 태풍의 평균 발생빈도가 줄어든 대신에 한번 발생한 태풍은 훨씬 강할 수 있다. 데워진 바닷물이 예전보다 더 많은 열기(에너지)를 태풍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가 데워진 이후에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의 강도가 커지는 불길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여름은 어떻게 될까? 태풍 없는 8월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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