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시평한국경제의 저평가 우량주 ‘지식재산’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 2022년 08월호


테슬라는 2003년 설립 후 현재까지 600여 건의 특허를 창출하면서 전기차 분야에서 1위가 됐다. 디즈니는 저작권, 상표, 디자인 등 지식재산 수입으로만 한 해 700억 달러(약 92조 원)를 벌어들인다. 코카콜라는 비밀 레시피로 130여 년 동안 세계적 기업으로 장수하고 있다. 

지식재산은 큰 기업만의 것도 아니다. BTS는 데뷔 후 10년간 약 56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회전식 커버가 있는 USB 특허와 같은 ‘소발명(micro-invention)’으로도 미국 킹스톤 테크놀로지 같은 큰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750만 달러의 배상을 인정받는 등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해외 특허소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치창출의 중심에 ‘지식재산’이 있다는 것이다. 

지식재산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강해지는 이 시대에 경제성장 요소는 노동, 자본, 토지가 아니라 기술과 지식재산이 돼야 한다. 수입의 중요한 요소로서 지식재산의 집중적인 투입이 요구되는 산업을 ‘지식재산 집약산업’이라고 한다. 올해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식재산과 미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의 지식재산 집약산업은 미국 경제활동(생산량)의 41%, 고용의 44%를 차지했다. 

수많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성과가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G7 국가에서 특허 건수가 1% 늘어날 때 1인당 GDP는 0.65% 증가하고(Josheski & Koteski, 2011), 고품질 특허를 보유할수록 GDP 성장률과 일자리의 질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Hasan &Tucci, 2010). 

사회의 급격한 디지털화는 기업의 자산 비중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S&P 500 기업가치에서 지식재산을 포함한 무형자산의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무형자산이 돈을 버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과거 패권국들이 지식재산을 왜 중시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은 경제위기 때마다 특허, 영업비밀, 저작권 등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중국의 지식재산 침해 등 불공정무역을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면서 지식재산 집약산업도 미국 및 유럽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지식재산 집약산업은 2015년 기준 GDP의 43.1%, 고용의 29.1%에 기여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천연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인간의 지식활동의 성과로 얻어진 창작물, 특허, 노하우 등 무형자원의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격에 비해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이 낮고 그 존재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 특허나 저작권을 연구 성과나 콘텐츠 보호 수단 또는 제도 정도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지식재산과 산업·R&D·금융·외교·통상 분야는 각기 분리돼 있고, 심지어 ‘산업재산권’과 ‘저작권’도 불통이다. 융복합 시대에 전혀 걸맞지 않은 행정체계를 가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신성장을 견인할 방법은 지식재산을 모든 산업 및 R&D 활동 등과 연계하는 것이다. 특허 정보를 연구의 전 주기에 적용해 연구의 중복성과 특허침해를 회피하고 신성장 분야의 특허·상표를 분석해 산업정책과 경제안보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지식재산을 활용한 금융, 기술거래, 가치평가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외교·통상·국제공조 역량을 접목해 우리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침해단속 강화, 심사기간 단축, 법제도 정비 등에 관한 협력도 추진할 수 있다. 지식재산에 관한 거버넌스 체계의 정비를 통해 지식재산의 성장이 경제성장을 유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