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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빅데이터로 본 생활변화관측기‘오운완’은 어떻게 일상이 됐을까
신수정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수석연구원 『트렌드노트』 시리즈 공저자 2023년 10월호

“건강한 하루 되세요.” ‘좋은 하루’를 빌어주던 이메일 속 인사말은 코로나19 이후 어느새 ‘건강한 하루’로 변화해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생존 위기를 겪으며 일상의 최상위 가치는 ‘기분 좋음’에서 ‘건강함’으로 변한 것일까.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잠깐 짚고 넘어가면, 건강은 2023년 현재 월 60만 건에 달하는 메가 키워드로 ‘사랑’과 ‘행복’처럼 보편적 가치이기에 이슈에 좌우되지 않고 관심 총량이 일정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건강이라는 키워드는 2020년 9월 37만9,932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8월 69만5,919건으로 3년 동안 1.8배 증가했다. 월 수십만 건에 달하는 이 거대한 키워드를 들어 올리는 힘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건강 관련 키워드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오운완’이다. 오운완은 ‘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로, SNS에 운동복을 입은 자신의 전신사진을 올리며 오늘 하루 운동을 끝마쳤음을 인증할 때 쓴다. 이러한 문화가 확산한 데는 자신이 원하는 일에 몰두하고 지속하기 위해 지금 세대가 구사하는 전술이 담겨 있다.

첫 번째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오운완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뜻 그대로 오늘 하루 운동을 하기만 한다면 오늘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가 된다. 일주일 운동하기, 한 달 운동하기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일상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과정을 가시화함으로써 자신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예전의 운동은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과정을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었기에 고통스러운 과정을 이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천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바디로 목표 체지방률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골격근량은 얼마나 늘었는지 등 그 과정을 숫자로 확인하고, 어제와 달라진 자기 몸을 사진으로 찍어 트래킹(#눈바디)함으로써 결과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것을 체감하다 보면 고된 훈련 과정도 즐길 만한 것이 된다.

세 번째로는 SNS 공유를 통해 정서적 지지를 상호 교환한다. ‘#오운완’ 포스트는 그날의 운동 루틴을 적는 것도 하나의 패턴인데, 어떤 기구 종목을 몇 세트, 몇 분 했는지 기록하면 그 포스트를 읽은 다른 운동러가 루틴에 대해 조언하며 서로의 식단까지 체크해 준다. 직접 만나는 사이는 아니지만 운동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이자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를 독려하는 거대한 연대감이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가 돼준다.

몇 년 전만 해도 운동은 소수의 취미거나 작심삼일이 되고 마는 새해 결심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운동은 자발성을 핵심으로 한다. 자발적으로 하기 위한 전술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게 하고, 심리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오운완’을 발명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운동을 왜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차례다. 운동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방식이다. 지금 젊은 세대에게는 인생을 살며 이룬 손에 잡히는 성취가 많지 않다. 일을 열심히 하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일에는 나의 노력 외에도 성패를 좌우하는 우연적 요소가 너무 많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조금은 더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체지방률과 골격근량은 변화해 있을 테니.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오늘도 약 1,700명의 사람이 ‘#오운완’을 인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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