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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빅데이터로 본 생활변화관측기파리가 된 서울
박현영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장 2023년 11월호
한국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이 서울을 여행한다. 서울 여행의 연관 지역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곳은 성수, 북촌, 롯데월드 순이다. 성수동의 안 쓰는 공장, 갤러리식 대형카페, 그 시절의 붉은 벽돌, 그 시절의 시멘트,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공장, 피혁상, 고물상 주변이라는 위치와 골목골목이 성수동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오리지널리티다. 오래된 것이어서가 아니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기에, 지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흉내 낼 수 없는 것이기에, 꾸며낸 것이 아니라 진짜이기에 열광했다. 오리지널리티만큼 중요한,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리지널리티에 열광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이다. 성수동을 힙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시멘트가 덧발라진 붉은 벽돌 벽을 처음 보는 사람이지 ‘나 예전에 살던 동네도…’라고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람들에 ‘지방러’를 추가해야 한다. ‘지방러’는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 단어다.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지 30년, 대한민국의 지역 인식이 ‘지역 대 지역’에서, ‘서울 대 지방’으로 변화했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은 서울에 집중돼 있다. 그로부터 소외된 지방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지방러’라 칭하며 시간과 돈을 들여 서울을 방문한다. 지방러가 소외를 느끼는 지점은 어떤 부분일까? 지방러 연관 소비 품목으로 ‘옷’보다 ‘커피’, ‘신발’보다 ‘빵’이 많이 언급된다. 명품 브랜드를 사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신강(신세계백화점 강남)에 오기도 하지만 그보다 내 취향에 맞는 한잔의 커피, 먹을거리를 즐길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지방러라는 인식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가속화된다. 서울의 인프라를 경험한 사람이 지방에 살 수밖에 없게 됐을 때 그 간극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서울을 중심으로 플레이하고, 브랜드마다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만든다. 경험이 점점 깊어지고 소비자의 눈높이도 올라간다. 지방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서울의 변신 속도가 너무 빨라서 지방러의 눈에 서울은 외국 도시처럼 느껴진다.

서울을 트렌드로 바라보는 외국 사람의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콘텐츠의 기여도가 크다. 2019년 ‘사이버펑크 2077’이라는 게임에서 진행한 사이버펑크 사진 콘테스트에서 서울은 커뮤니티 투표상 1등을 받았다. 고층빌딩을 뒤로 한 서울의 골목 풍경, 전신줄과 켜켜이 쌓인 각기 다른 네온사인 간판. 지상파 뉴스에서 안전에도, 미관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로 그 간판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눈은 달랐다. 외국인은 이를 사이버펑크라 부르고 미래 도시적 느낌으로 이해했다. 2021년 콜드플레이의 ‘Higher Power’ 공식 댄스 뮤직비디오는 서울에서 촬영됐다. 을지로 사거리의 고층빌딩과 을지로 뒷골목, 소파가 푹 꺼진 노래방, 월곡역 사거리의 육교, 마찬가지로 서울의 좁은 골목과 간판이 나온다. 서울의 골목은 교과서에 나오는 건축 양식도, 영화에 나오는 미래 도시를 구현한 것도 아니다. 중세 시대부터 2000년대까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의 총체적 합이 축적된 곳이 바로 서울의 골목이다.

2023년 5월 뜨는 브랜드 스코어 1주 차에 루이비통의 잠수교 패션쇼가, 4주 차에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가 주목받았다. 브랜드 가치 하나만은 놓치지 않으려고 고집하는 명품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것은 서울이라는 장소, 그중에서도 서울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장소, 특이한 공간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세계가 주목해서가 아니라 서울은 옛것과 새것, 일상과 특별함, 자연과 빌딩이 공존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을 새롭게 바라본 눈, 콘텐츠로 승화한 사람들, 이에 호응하고 공유한 사람들이 기존의 서울을 오늘의 서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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