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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ESG는 한때의 유행인가?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2024년 01월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크게 주목을 받았던 ESG가 최근 들어 그 관심이 시들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리서치 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ESG 펀드시장에서 4분기 연속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1년간 총 140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고 한다. 주원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지속적인 고금리, 그린 워싱, 정치적 압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미국시장 내 ESG 펀드의 자산 규모는 2,998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4분기 3,580억 달러 대비 17%가량 하락했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공화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주를 중심으로 ESG 반대 움직임이 확산해 2022년 말 기준 39개의 반ESG 법안이 제출됐고 일부 주는 ESG 투자에 적극적인 블랙록 등 자산운용 기업에 더 이상 주정부의 자금 운용을 위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팬데믹 과정에서 대두됐던 ESG에 대한 관심이 지나가는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ESG는 초기의 혼선을 극복하고 점차 체계를 갖추면서 기업 경영과 투자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과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은 관련 정보의 부족이었다. ESG와 관련한 기업의 공시 기준을 정하는 국제 위원회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2023년 6월 ESG 국제 공시 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 S1·S2를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이 기준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간 일관성 있는 ESG 관련 정보의 교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OECD도 2023년 9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포괄적인 고려를 포함한 개정된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SG 확산으로 기업의 활동 또는 제품이 ESG와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ESG 워싱, 그린 워싱 문제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체제도 정비되고 있다. 유럽 증권시장감독청(ESMA)은 ‘ESG’ 또는 ‘지속가능성’ 용어를 펀드 명칭에 포함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FDR)를 제정했고,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 일본 금융청 등도 그린 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체제를 갖추고 있다.

ESG 투자 역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ESG 관련 투자 규모가 연평균 12.9%씩 성장해 2026년에 33조9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5년 내 전 세계 총운용자산에서 ESG 투자 자산 비중이 21.5%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펀드시장 전문매체 펀즈유럽(Funds Europe)은 설문조사를 통해 전 세계 158개 대형 연기금들이 지난해 ESG 성과가 저조한 것을 일시적 후퇴로 보고 있으며, 여전히 장기적으로 ESG 투자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정부의 반ESG 입법 시도는 도리어 ESG를 적극 지지하는 기업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에 의해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ESG 관련 체제가 정비되고 있다. 한국 실정에 맞춘 ESG 공시 기준을 제정해 2026년부터 시행할 계획으로 국제적인 흐름에 부합하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위탁매매업과 선물 도입으로 배출권 관련 펀드, 채권, 구조화 상품의 출시가 기대되며,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도입으로 기업의 ESG 채권시장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ESG 생태계를 고도화하려는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향후 보다 체계적인 ESG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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