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뤼튼을 열고 검색창에 ‘센스 있는 새해 인사말 문구’라고 적어 넣으니 1초도 안 돼 5가지 다른 뉘앙스의 인사말이 올라왔다. 글로 표현할 재주가 없어 안부를 전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뤼튼덕에 쉽게 마음을 전한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원하는 상황의 문장을 만들어주는 ‘뤼튼(Wrtn)’은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이다. 오픈AI의 챗GPT,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 등 전 세계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해 나간다는 미션으로 뤼튼을 개발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뤼튼의 기술로 더 많은 사람의 일상이 윤택해지는 것이다.
“요즘 AI를 알아야 한다는데 어떤 AI를 써야 할지, 과연 AI가 일과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이 ‘뤼튼’입니다.” 이세영 대표가 자신있게 말했다. 뤼튼은 어떤 장벽도 없다.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뤼튼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AI 모델들을 한곳에 모은 플랫폼입니다. 글쓰기 창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두를 위한 AI죠. 자신이 필요한 분야의 AI를 선택해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SNS 홍보 문구들을 맞춤으로 만들 수도 있죠. 또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비서)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생성형 AI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포털 서비스입니다.”
사람과 기술의 인터랙션
뤼튼의 시작은 글쓰기였다. 이세영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했다. “탐구하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땐 표현할수록 그 효과가 크다고 믿었어요.”
모범생이고 싶지만, 한편으로 반항적이었던 이세영 대표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생각이나 주장이 무시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럴 때면 자기 생각을 기사나 논문 형식의 글로 표현해 주변을 설득했고, 그 과정을 거치며 표현의 힘을 알게 됐다.
“또래 중 많은 친구가 글쓰기를 어려워했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표현하지 못하는 걸 보며 도움을 주고 싶었죠. 더 많은 다양한 생각이 세상에 나와야 하는데 그냥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세영 대표가 청소년학술대회를 시작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였다. SNS를 통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만나 학문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무후무한 학생 콘퍼런스를 열었다.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해 잠재력을 끌어내는 청소년학술대회는 30명으로 시작했다. “해외까지 알려지면서 3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 콘퍼런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점점 규모를 키우며 잘 이어왔는데 2020년 팬데믹으로 취소가 됐어요. 그 여파로 1억여 원의 환불금이 남게 됐고요.”
위기는 기회였다. 오프라인 글쓰기 수업을 통해 환불금을 충당해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세영 대표는 학술대회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오프라인의 한계로 규모를 더 키우지 못했던 부분이 온라인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걸 알게 됐어요. 더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참여했죠.”
그때였다. 이세영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과 사람의 인터랙션을 넘어 사람과 기술의 인터랙션으로 확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2020년 중반에 오픈AI의 GPT3가 발표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이세영 대표는 이런 기술을 응용하면 더 나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자신의 미션을 더 빨리 달성할 것 같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 생성형 AI 기술을 목도했고, 같은 미션을 추구하며 함께 일하던 멤버들과 창업했습니다.”
당시 생성형 AI 모델들은 편향성, 악의적 사용, 느린 속도 등 한계와 제약이 있었고 초기 모델인 만큼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GPT2에서 GPT3로 기술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혁신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했고,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처음엔 창업하면서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선배님들과 교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뤼튼,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
초기 멤버 7명. 이세영 대표와 4~5년간 함께 청소년학술대회를 이끌던 친구들이었다. 오랫동안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렸던 팀워크는 눈부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현재 뤼튼테크놀로지스의 구성원은 80명, 서비스 이용자는 200만 명이다. 뤼튼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 중 하나로 3년 만에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팀원이 모였다는 것이 가장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쭉 함께하고 있어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끈끈한 팀워크라는 귀한 자산을 무기로 뤼튼은 모두를 위한 AI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생성형 AI 생태계가 한국에 더 많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AI 기술을 누리고, 본인의 일상에 AI를 접목해 좀 더 편리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세영 대표는 과거의 검색엔진이 그랬듯 뤼튼이 유저들에게 최적화된 AI를 제안하고 큐레이션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AI 앱이 보편화될 것입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앱은 AI 에이전트라고도 불립니다. 저는 2~3년 내 나를 대신해 무언가를 수행해 주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AI 에이전트가 웹페이지 수만큼 많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네이버의 블로그나 카페처럼 뤼튼도 뤼튼 스튜디오(사용자 맞춤형 AI 툴 빌더) 서비스를 통해 AI앱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며 성장할 것입니다.”
뤼튼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AI 윤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고,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든 공통된 윤리 준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협력해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기술적으로 또 정책적으로 반드시 기울여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세영 대표는 생성형 AI 기술이 단순히 AI가 똑똑해진 차원을 넘어 사람과 기술이 소통하는 방식을 송두리 째 바꿔놨다고 했다. “사람과 기술의 인터랙션 방식이 바뀔 때마다 주목받은 회사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구글과 네이버처럼, 모바일 메신저서비스의 카카오처럼, 본격적인 AI 시대에 첫 대화를 뤼튼이 차지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간의 창의력을 확장시키겠다는 포부는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뤼튼의 기술은 선한 가치를 향하고 있다. AI라는 도구의 지원을 받으며 더 인간적으로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는 선한 기술이라면 AI 시대의 제일 첫 번째 지점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 뤼튼이 전 세계인의 가까운 벗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