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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인사이트돌발변수(Black Swan) 대응책 점검하자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24년 02월호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발생 시 충격파가 엄청난 돌발변수는 초기 대응의 적절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주요 돌발변수 7가지를 꼽자면 중국의 대만 공격, 대규모 탈북난민 발생, 주한미군 철수, 강(强)인공지능 출현, 북한에 의한 해킹 혹은 인터넷망 공격, 중국 등 한반도 주변 원전사고, 백두산 폭발이다.

 미래연구는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미래에 대한 우리의 대응에 초점을 둔 외생변수 중심 연구다. 이 방식에선 외생변수를 전망하면서 그 조합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때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며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결론으로 제시한다. 기업 단위의 미래연구, 혹은 지구의 미래에 관한 연구가 주로 이러한 방식을 따른다.

 다음은 선호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할 일을 알아보는 내생변수 중심 연구다. 이 방식에선 지금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BAU; Business As Usual)의 미래를 대부분 단일한 모습으로 상정한다. 그 모습과 우리의 선호미래를 비교해 지금 어떤 정책을 바꿔야 하는지를 결론으로 도출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미래연구가 대부분 이 방식을 따른다.

 정부의 미래연구는 지금의 정책선택을 위한 것이므로 국가의 기본전략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와 함께 발생가능성은 별로 없더라도 발생 시의 충격파가 엄청난 돌발변수(Black Swan)에 대한 대응전략은 미리 수립해 놓을 필요가 있다. 초기 대응의 적절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돌발변수는 발생가능성이 낮으므로 우리의 기본전략을 바꿀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돌발변수의 발생가능성을 인지하는 역량과 발생했을 때의 대응전략은 미리 준비돼 있어야 한다.
 2년 전 KDI국제정책대학원과 카이스트서용석 교수 팀은 돌발변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 30개의 돌발변수를 도출하고 전문가 토론을 거쳐 우리가 꼭 대비해야 할 주제를 선정해 상술했다. 지금의 시점에서 필자의 시각으로 가장 중요한 돌발변수 7개를 고른다면 중국의 대만공격, 대규모 탈북난민 발생, 주한미군 철수, 강(强)인공지능의 출현 그리고 아래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전방위적 사이버 공격, 통신기지국 파괴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우선, 북한·중국 등에 의한 해킹 혹은 인터넷망 공격이다. 2022년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2023년에는 시도·새올 행정정보시스템과 정부24의 장애로 전국 공공기관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때도 많은 불편을 겪었지만 우리의 인터넷 마비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줄 것이다.

 북한은 2022년 1월 한 미국인의 해킹으로 인터넷망이 6시간 동안 마비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송태은 외교안보연구소 교수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2004년부터 시작돼 2021년까지 300배 이상 늘어났다. 북한은 이를 국가수입을 보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확보 목적을 넘어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의 일환으로 전방위적 사이버 공격을 펼치거나 실제 통신기지국 등을 파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넷이 마비되면 우선 전반적인 금융거래에 장애가 초래된다. 산업활동은 물론 국민의 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 당국의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은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이다. 우리는 내부 혼란 수습과 함께 그 공격의 배후를 찾아 어떻게 보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윤 대통령이 올 초 사이버특보를 신설·임명한 것은 잘한 일이다.

中 원전 관련 외교안보에 대한 준비 필요

다음으로, 중국 등 한반도 주변의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사고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오염수 방류 문제로 여전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원전 사고의 파급력은 후쿠시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할 것이다. 

 지난해 5월 기준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총 436기인데 중국은 그중 55기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원전은 총 159기인데, 그중 68기가 중국 것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우리와 가까운 중국 동부 해안에 몰려 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중국의 지진 진앙지이기도 하다.

 산둥성에 위치한 원전은 인천과의 직선거리가 약 350㎞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사흘 만에 한반도에 도착해 낙진으로 쌓이게 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사고지점에서 유출된 양의 100분의 1 정도는 국내로 유입된다고 한다.

해양오염도 무섭다. 중국은 해상부유 원전 개발까지 고려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한국의 서해안은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 사태 해결에는 중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수습 노력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도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중국은 원전 사고로 인한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주변국에 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우려가 있다. 한국 정부는 120여 개 측정소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감시하고 있으나 외교안보 상황에 대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백두산 폭발이다.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이다. 최근 과학적 근거는 약하나 백년 주기설에 의해 2025년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다. 946년에도 백두산에 강력한 폭발이 있었고 그 화산재가 일본까지 미쳤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세계적으로 대규모 화산폭발의 기록은 많다. 서기 79년 폼페이의 베수비오산, 1783년 아이슬란드 라키화산, 1815년 인도네시아의 탐보라화산 폭발이 그 예다.

 화산이 폭발할 경우 사망 등 즉각적인 인명 피해는 폼페이와 같이 용암과 화산재로 인해 발생하나, 더 심각한 것은 독성가스와 이상기후, 오존층 파괴, 전염병 창궐 등이다. 남한도 그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백두산 폭발로 북한지역은 심각한 인명피해와 식량 및 생필품 부족, 경제활동 위축으로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는 주변국으로의 난민 유입으로 연결돼 한반도에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 관계,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이 큰 시대를 사는 우리는 돌발변수에 대한 모니터링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는 이미 많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총리실 혹은 대통령 안보실을 중심으로 부처별 리스트를 면밀하게 점검해 빠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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