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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더의 격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용기
신수정 KT 부사장 2024년 03월호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혁신과 질주가 무섭다. 애플을 넘어 시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통 IT 기업으로 치부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이렇게 변신할 수 있었을까? 분석가들은 이 변신의 가장 큰 비결로 CEO 사티아 나델라의 리더십을 꼽는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천재 경영을 강조했다. 스스로도 천재였던 스티브 발머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구성원들을 서로 경쟁시켜 진짜 천재를 찾고자 했다. 실패하면 그는 천재가 아니라고 간주해 낮은 평가를 주거나 해고했다.

그러자 구성원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고객을 바라보기보다 내부인들끼리 경쟁하기 시작했다. 철저한 상대평가로 인해, 시장에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경쟁사에 승리하려 하기보다는 상사에게 잘 보이고 동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썼다.

또한 자신들이 천재임을 입증하고자 했다. 천재들은 어떤 특성이 있을까? 실패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잘 안다. 이에 그들은 누군가에게 묻지 않기 시작했다. 정보를 잘 공유하지도 않았다. 부서 간에 서로 정보를 감췄다. 다들 아는체했다. 모르는 것이 있거나 똑똑하지 않으면 천재급이 아니라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목표를 초과 달성해야 인정받기 때문에 목표를 낮게 설정하기 시작했다. 목표를 높게 세웠다가 실패하면 비난받기 때문이다. 당연히 회사는 점점 쇠락해 갔다.

이러한 공룡 같은 기업에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선임된다. 그는 하버드와 MIT, 스탠퍼드 출신이 즐비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그렇게 뛰어난 대학을 나온 사람이 아니었다. 사티아 나델라는 임원들과 기술자들이 모인 첫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기술을 몰라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그러고는 이런 말을 했다. “모른다는 것과 실패했다는 것은 멍청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천재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팀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아 배우겠다고 고백했다. Know-it-all이 아닌 Learn-it-all의 문화를 만들자고 했다. 그러자 그동안 천재 흉내를 내던 임직원들의 숨통이 트였다. 구성원들은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묻고 답하기 시작했다. 정보를 오픈하고, 실패는 두려워하지 않고,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현재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가 구글의 프로덕트 부사장으로 지원해 인터뷰를 볼 때였다. 그는 면접관으로부터 “지메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때 그는 지메일을 몰랐다. 순다르 피차이는 갈등했다. 대충 들어본 척하고 화제를 돌릴까?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까? 결국 그는 “그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코멘트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순다르 피차이의 대답에 대해 인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대답은 용기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경영자급 지원자들은 아는 척하며 자신의 약함을 숨기거나 모를 경우 다른 주제로 슬쩍 전환하는 기법을 쓴다.” 

리더의 큰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할 경우 구성원들에게 무시당할까 또는 자신의 권위가 떨어질까 두려워서다. 그래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거나, 잘 모르면서도 과감하게 지시하고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구성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리더가 잘 모르면서 마구 지시를 내릴 때 오히려 권위는 사라지게 된다. 엉뚱한 의사결정으로 회사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사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말하자. 그리고 배우고 귀기울이자. 이것은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성장을 만드는 기회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Know-it-all이 아닌 Learn-it-all의 문화를 만드는 것’. 이것이 리더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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