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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순탁의 셋리스트가진 게 청춘과 우정뿐이던 영원에 남을 록 밴드
배순탁 음악평론가 2024년 04월호
 


헛된 가정을 해본다. 뭐,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니다. 꿈을 실현하기엔 아무래도 힘들겠구나 싶은 예감이 뇌리를 스치지만 그래도 우리는 꿈을 꾼다. 금방 실현될 것 같으면 꿈꿀 이유도 없다. 우리는 현실과 가정 사이를 마치 진자처럼 왕복운동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숙명이다. 

음악 팬이 꾸는 대표적인 꿈, 바로 오아시스의 재결성이다. 오아시스가 어떤 밴드였나. 1990년대의 왕 중 하나다. 그들의 1집과 2집은 지금도 걸작으로 추앙받는다. 히트곡도 다발로 쏟아져 나왔다. 1990년대에 탄생한 오아시스의 수많은 곡 중 어린 음악 팬들까지 아는 노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친구들,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 같은 곡은 다안다. 모두 1995년 2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의 수록곡이다.

나의 경우 오아시스 앨범 중 0순위를 꼽으라면 1994년 1집 다. 로큰롤 밴드로서 넘치는 그들의 패기를 맛볼 수 있는 까닭이다. ‘Rock ‘n’ Roll Star’, ‘Live Forever’, ‘Supersonic’ 같은 곡을 듣다 보면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오아시스 멤버 노엘 갤러거 역시 이렇게 말했던 바 있다. “사람들이 맨날 2집만 얘기하는데 내 생각엔 1집이 더 좋은 앨범이야. 대중의 반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순수한 우리 모습을 담아낸 음반이기도 하고. (…) 실력은 좀 모자랐지만 우리에겐 기백이 있었고, 뭉쳤을 때 훨씬 강했어.”

오아시스는 총 7장의 음반을 통해 당대 청춘의 상징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왔다. 2009년 해체 후에도 노엘 갤러거는 “무조건 한국은 온다. 최고의 팬들이 있다.”며 한국 사랑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팬들도 오아시스의 노엘, 리암 갤러거 형제를 무척 좋아한다. 특유의 독설로도 유명한 형제의 인터뷰 영상을 번역해 놓은 게 유튜브에 차고 넘친다. 이 영상을 보는 건 내 오랜 즐거움이다.

워낙 애정이 깊기에 재결성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노엘 갤러거의 한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입장을 들어본다. “애들이 열광할 게 얼마나 없으면 오십 넘은 우리한테 재결성해 달라고 해?” 이 대답을 들은 사회자는 “록 밴드 음악의 역할을 이젠 솔로 가수나 래퍼가 대신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라고 반문했다. 노엘의 대답은 이랬다.

“록 밴드 음악이라는 건 쉬운 게 아니야. 오아시스는 특히 그랬어. 촌놈 다섯이 밴드 하나 만들었는데 그중 두 놈은 서로 불평이나 해대고, 싫어도 참고 붙잡고 있는 거야. 진짜 어렵다고. 요즘은 노트북만 있으면 방에서 음악 만들잖아. 그러니까 밴드 음악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줄 안다고. 오아시스는 가진 게 청춘이랑 우정밖에 없었으니까 가능했던 거야. 그 베일이 벗겨지면 다신 못 주워 담는 거야. 그저 쇼 비즈니스가 될 뿐이라고.”

재결성,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그러면 또 어떤가. 우리의 상상 속에서 그들의 공연을 즐기면 된다. 그들의 음악은 앞으로도 영원히 남아 있을 테니까. 11곡의 셋리스트는 오아시스 밴드 시절로 골라봤다. 그래도 아깝게 못 넣은 곡이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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