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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혁신을 만나다모두에게 쉽게 닿는 법률서비스 만든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2024년 05월호
 
 

이미 결정된 현실의 장벽을 낮추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마련이다. 하물며 사회구조로 굳건히 자리 잡힌 장벽이라면 논의를 꺼내는 것부터 용기가 필요하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2012년 마음 맞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법률서비스의 대중화와 선진화를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 폐쇄적인 환경, 정보 비대칭 등 법률서비스시장의 구조적인 장벽을 허물어보고자 한 것이다.

로스쿨에 합격한 날이었다. 김본환 대표는 정재성 부대표에게 창업을 제안했다. “로스쿨은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 선택한 진로였습니다. 목표가 처음부터 달랐던거죠.” 김본환 대표는 학부 시절 이미 교육콘텐츠로 창업해 본 이력이 있었다. 정재성 부대표는 학교 연합동아리에서 만났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어떤 사업을 함께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공동창업자인 정재성 부대표 외 2명에게 함께할 것을 제안한 게 로스쿨 입학이 확정된 2011년 말이었습니다. 다음해 법인을 설립하고, 2014년 2월에 로톡(Lawtalk)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소비자와 법률가 모두를 위한 서비스

로톡은 변호사와 법률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의 장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로톡을 통해 자신과 맞는 변호사를 골라 상담을 예약하고, 변호사와 만날 수 있다. 시민들에게 쉽고 편리하게 법률 상담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들이 법률에 대해서만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법률서비스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낮은 접근성, 불법 법조브로커 등 잘못된 구조 때문인데 이를 잘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로톡은 세상에 나오기까지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창업 후 로톡이라는 아이템을 준비하며 가장 힘든 점은 역시나 부족한 현장경험이었다.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선배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가서 법률사무소와 고객 사이의 일들을 살폈다. 그렇게 마케팅 방법, 고객 상담, 고객서비스(CS), 수임 후 계약서 작성과 법원 업무 프로세스, 일정 관리, 자료 관리 등의 전 과정을 관찰했다. “처음엔 법률서비스시장에 로톡 외에 다른 유의미한 아이템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년간 관찰을 통해 변호사와 소비자의 연결을 돕는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일단 변호사와 의뢰인이 서로 만날 기회의 장이 열려야 다른 솔루션도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요.” 

로톡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인 이후 10년 동안 로앤컴퍼니는 법률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했다. 법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행보였다. “저희 서비스는 크게 플랫폼 파트와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파트로 나뉩니다. 플랫폼 파트 안에 ‘로톡’과 ‘로톡 뉴스’가 있고, B2B SaaS 파트 안에는 법률 정보를 검색하는 서비스 ‘빅케이스’와 변호사들의 AI 법률 비서 콘셉트의 ‘슈퍼로이어’ 서비스가 있죠.” 최근 로앤컴퍼니가 집중하는 빅케이스와 슈퍼로이어는 구글과 챗GPT의 관계와 같다. 로앤컴퍼니는 이 둘의서비스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쌓는 것이 목표다.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로이어의 결괏값도 좋아지겠죠. 오는 6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관심이 커 슈퍼로이어 일본 버전을 공유할 곳들과 논의 중입니다.” 그렇게 생성형 AI 기술의 열풍을 타고 이미 리걸테크(법률과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산업 분야) 업체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일본에 우리 서비스를 선보일 날을 고대하고 있다. 

우리가 가는 길이 곧 리걸테크 역사다

지난 10년간 로앤컴퍼니는 무수한 허들을 뛰어넘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딱 10년만 버텨보자며 애쓴 덕분일까? 로앤컴퍼니는 지난 4월 22일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23년의 국무총리상, 행정안전부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에 이은 정말 힘이 나는 소식이었다.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죠. 대통령 표창의 무게를 잘 짊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고생한 팀원들에 대한 격려이자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좋은 원동력도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며 앞으로 나아간 시간이었다. 

김본환 대표는 로앤컴퍼니의 서비스가 소비자만을 위한 일방적인 서비스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생성형 AI 기술은 변호사 및 법률 전문가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직 데이터 확보라는 벽이 존재합니다. 판례 데이터는 전체 공개가 아닌데다 건당 1천 원의 비용을 내고 사야 하거든요. 미국의 경우에는 비실명화도 되지 않는 판례를 사건 판결이 확정되면 무조건 다 공개하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우리나 라도 하루빨리 변화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하는 리걸테크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요.”

어려운 과제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미션과 비전을 이뤄내는 것 역시 스타트업의 숙명이라 말하는 김 대표. 그는 리걸테크의 존재 이유를 ‘존재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정말 사소한 것을 살 때도 마켓 플레이스에서 이리저리 가격을 비교해 결정합니다. 그게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법률서비스 공급자들은 본인들의 정보를 제대로 알릴 곳이 없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에게 맞는 변호사가 누구인지, 법률서비스의 적정 가격은 얼마인지, 또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알지 못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는 의사결정보다 훨씬 중요한 결정을 그동안 아무런 정보 없이 내려야 한 거죠.” 

김본환 대표는 리걸테크 비즈니스가 분명 녹록지 않은 분야지만 그럼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 말한다. 이 또한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어서다. “저희 채용 기준 중 하나가 결핍의 경험입니다. 스타트업은 시간도 자원도 모두 결핍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 익숙한지가 중요합니다. 결핍에 안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노력으로 결핍을 극복해 본 경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로앤컴퍼니에는 결핍을 극복한 경험을 가진 60여 명의 직원들이 법률서비스시장 대중화와 선진화를 위해 함께 뛰고 있다. “법률서비스 하면 로앤컴퍼니의 로톡이 떠올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회구조적인 법률서비스시장의 문제를 개인이 풀어나가긴 쉽지 않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금은 바꿔나갈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글·이재영 듣고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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