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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인사이트청년층에 불리한 주택청약제도, 과감한 혁신 필요하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2024년 06월호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된 지 약 40년이 흘렀다. 청약제도는 시행사(또는 시공사)가 주택이 완공되기 전에 분양 청약을 통해 입주자를 모집하고 청약 당첨자의 계약금, 중도금 그리고 잔금을 활용해 주택건설 비용을 저비용으로 미리 충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편 청약 당첨자는 2~3년 후의 아파트 준공을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보증받으며, 통상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현재의 청약제도가 40대 이상의 유자녀 가구에 유리하고 청년에게는 불리해 청년 사이에서 소위 ‘로또 청약’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 분양이 있지만, 공급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당첨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갭투자·영끌로 주택에 올인한 청년들
주택시장 침체와 고금리로 큰 재정 압박


청년층은 2019년경부터 신축 아파트 분양보다는 구축 주택 구매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해 2021년까지 기존 주택 매매를 활발히 했다. 그리고 그 기간에 30대 이하 청년이 주택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대를 제쳤다. 2019년 주택매매 거래에서 40대 비중은 25.8%, 20~30대는 24.5%였지만 2020년에는 20~30대의 비중이 26.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대(25.2%) 비중을 넘어섰다. 특히 2021년 수도권의 경우 전체 주택매매에서 30대 이하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30.6%에 달하면서 40대의 22.3%를 크게 웃돌았다.

40~50대보다 자산과 소득이 적은데도 청년층의 주택매매 비중이 높아지게 된 배경에는 ‘갭투자’(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삼아 기존 주택을 구입)의 적극적인 활용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를 줄인 말로, 무리한 대출 등으로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집을 사는 현상을 지칭)이 지목된다. 실제로 2020~2021년 서울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갭투자 비중은 71%, 30대는 49%였다. 그런데 2021년에는 청년층의 주택매매 거래가 활발했음에도 그들의 자가 점유 비중은 38.3%로 2020년의 40.7%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는 거주와 투자의 분리가 가능한 갭투자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으며, 갭투자와 영끌로 주택을 구입한 청년은 자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급변하면서 침체하기 시작했다. 2022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KB 월간 데이터 기준)은 직전 연도 말 대비 –3.12%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3년 들어 영끌 청년들 사이에서 개인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일부는 심지어 경매로 아파트를 처분하기까지 했다.

한편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현재 상황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동시에 받은 영끌 청년에게 상당한 경제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가 본인 총소득의 80%를 부채 원리금으로 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차입 비율이 높은 갭투자의 위험 부담을 덜고, 소수의 당첨자가 개발이익을 독점하는 ‘로또 청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모델은 없을까? 여기서 필자는 새로운 주택청약 모델인 구분소유권 청약을 제안한다. 〈그림〉은 이러한 구분소유권의 주택청약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이해하기 쉽게 도형화한 것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임대주택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형태를 공모 상장의 개념으로 확대한 것이다. 임대주택 리츠는 소수 투자자 중심의 사모형이며 개인 대상의 공모 상장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여기서 제안하는 주택의 구분소유권 청약은 공모 상장의 개념이다. 그리고 이는 특정 지역, 특정 주택의 소유권 일부를 직접 소유하게 되는 것으로, 여러 주택을 모아서 상품화한 펀드와도 차별화된다.
 

소액 투자자에 공모주 우선 배정, 
세입자는 기존 청약방식으로 결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주택의 소유권을 지분으로 쪼개고 이를 증권으로 상장한다. 그리고 청년들은 주택의 지분 소유를 위해 증권 공모 신청을 하고, 동시에 동일 아파트를 대상으로 거주를 위한 임차 청약에도 참여한다. 분양 청약이 아닌 일종의 임대 청약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의 투자수요를 구분해 증권으로 충족하고 주택의 거주수요는 임대 청약으로 충족한다.

둘째, 상장하는 신축 주택의 구분소유권 공모주 배분은 현재 증권거래소의 기업공개(IPO)에 활용되고 있는 균등배분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즉 소액 투자자에게 공모주 배정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구분소유권 공모 물량의 70%를 모든 청약자에게 균등하게 배정하고, 이 외의 물량은 청약금에 비례해 배분함으로써 과점적 혹은 독점적 소유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분양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저렴하게 상장할 수 있어 시세차익(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모주인 경우)을 기대할 수 있다. 주택의 구분소유권은 일종의 증권이어서, 상장 이후에는 증권가격으로 (가칭)주택거래소에서 실시간 거래되면서 시세도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셋째, 세입자로 최종 당첨되는 입주자는 임대 공모 후 기존의 로또식 청약 방법으로 결정한다. 세입자는 정해진 계약에 따라 거주서비스를 누리면서 매월 임차료를 지급하고, 이 임차료는 구분소유권을 가진 모든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배분된다. 최초 임차인의 경우 청년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하고, 이후 주택의 관리와 임차인과의 계약 전반에 대한 사무업무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임대주택 리츠의 자산관리회사(AMC)를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여기서 구분소유권의 거래를 위한 새로운 거래소 플랫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현재 특정 상업용 빌딩을 대상으로 소유권 지분을 쪼개 공모 상장하고 지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제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카사코리아의 카사,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의 비브릭 등이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되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산업과 신기술의 접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제도의 거래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보편화와 함께 기존 임대인과 임차인 그리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며, 기술과 결합한 주택청약제도 혁신은 서류 중심의 계약 관행을 벗어나 전세 사기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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