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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더의 격질문만 잘해도 리더 역할을 잘할 수 있다
신수정 KT 부사장 2024년 06월호


어느 리더가 질문한다. “초기에는 조직의 모든 것을 제가 가장 잘 알기에 많은 것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직이 커져 저보다 잘하는 직원이 서브 리더로 책임을 맡고있고, 전문가들이 새롭게 들어왔습니다. 이제 제가 가르칠 것이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리더의 질문에 답한다. “전문성 향상을 돕는 것만이 리더의 역할은 아니죠. 전문성이 더 높지 않아도 구성원이 한계를 넘어 확장하도록 도울 수 있어요.”

그가 다시 묻는다. “어떻게 돕죠?” 나는 답했다. “질문을 하면 되죠. 예를 들어 새로운 시장을 뚫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수익을 현재보다 높이려면 어떻게 할지? 또 어떤 고객을 타깃으로,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지? 그리고 무엇이 가능할지 등 질문을 통해 자극을 주고, 그들이 자기 생각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리더는 서브 리더나 구성원보다 전문성이 높아 그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오해가 있다. 물론 규모가 작은 초기에는 리더가 모든 면에서 최고 지식수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이 커가는데도 리더가 영업 전문가에게 영업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마케팅 전문가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기술 전문가에게 코딩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여긴다면 그 조직은 해당 리더의 전문성 수준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유명 축구감독 조제 모리뉴는 이렇게 말한다. “코치가 할일은 선수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호날두에게 프리킥 차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다. 코치가 하는 일은 선수들이 ‘팀에서 축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핵심은 팀이 이기는 것이다. 팀이 없으면 스타 플레이어도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구성원이라도 전체를 보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팀으로 플레이하는 법에도 미숙하다. 어떤 이들은 협력할 줄 모른다. 리더의 임무는 이들에게 팀으로 함께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팀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정확히 전달해 최상의 성과를 내도록 코칭하고 의사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질문’이다. 리더가 영업 전문가에게 영업방법을 가르칠 수는 없어도 그에게 회사 전체 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알려줄 수 있다. 영업 목표와 전략을 묻고, 그 한계나 컴포트존(comfort zone)을 파악해 그의 한계를 뛰어넘고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고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면 질문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1. ‘과거’ 중심의 질문보다는 ‘미래’ 중심의 질문을 하자. 
과거의 잘못, 문제를 찾는 질문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고쳐야 할 문제점이 무엇인가요?”가 아닌 “우리 팀이 더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우리 조직과 리더의 문제가 무엇이죠?”보다 “우리 조직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나요?”가 낫다는 것이다.

2. 책임을 ‘미루는’ 질문이 아닌 ‘갖게 하는’ 질문을 하라.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요?” 대신 “지금 가능한 일은 무엇일까요?”, “당신은 무엇을 하면 될까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질문만 잘해도 리더 역할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다. 질문을 통해 현 상황과 상대의 생각, 수준, 한계를 파악하고, 구성원들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게 구성원의 역할을 넓히거나,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오히려 어설픈 전문성으로 아는 척하며 가르치려 들거나 엉뚱한 지시를 하면 잘못된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리더는 모든 문제의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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