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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개발협력 이슈톡기업의 ESG 실천, 개도국 성장뿐 아니라 SDGs 실현에도 기여
김대용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개발연구실장, 황서영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연구원 2024년 07월호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기후변화, 불평등, 빈곤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정한 전 지구적 목표이자 국제규범이다. SDGs는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17개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고, 그 달성 수단 중 하나가 무역을 위한 원조(AfT; Aid for Trade)다. 한편 최근 주목받고 있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추진해야 할 전 지구적 목표이자 국제규범으로 설정된 바 있다. 

2006년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도입과 함께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는 투자의사 결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ESG 활동을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이 개도국에서 ESG 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DGs, ESG, AfT 모두 지속가능성 또는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SDGs와 ESG는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고, SDGs와 AfT는 경제·사회 발전의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ESG 정책들은 최근 20년 동안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AfT의 방편들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지난해 KDI에서 발간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현을 위한 ESG, 무역을 위한 원조(AfT)의 역할 및 정책과제」에서는 SDGs, ESG, AfT 간의 이러한 관련성을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동향과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AfT-ESG-SDGs 간 상호연계성을 검토하고 SDGs와 경제성장, AfT와 ESG의 관계에 대한 실증분석을 진행했다. 또한 정성적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이 개도국에서 벌인 ESG 활동 사례를 조사하고 해당 활동이 개도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경제성장 측면에서 AfT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ESG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국가와 낮은 평가를 받는 국가로 구분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가공한 후 그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SG와 SDGs 세부항목 간 높은 상관관계 보여

첫째, 광의의 AfT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로 치환되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AfT가 갖는 핵심가치는 글로벌 가치사슬(GVCs; Global Value Chains), 디지털 역량, 성평등, 기후변화 및 보건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형태로 진화해 왔다. 이에 AfT를 지원하는 과정이나 그 성과는 필연적으로 SDGs 및 ESG 세부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그림> 참고).
 

둘째, SDGs와 AfT는 상호 연관성을 갖는다. AfT를 통해 교육, 노동숙련도 상승, 역량 강화, 경제성장, 빈곤 감소, 생활수준 향상, 환경 개선 등의 긍정적인 상호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써 공여국은 개도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선 AfT는 SDGs 9(산업 혁신과 인프라)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SDGs 1(빈곤 퇴치)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 외에도 교육 및 노동 환경 개선과 관련된 SDGs 세부 항목들과 매칭 및 비교가 가능하다.

셋째, SDGs와 ESG는 상호 연관성 및 변수 간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우선 세계은행 ODA 데이터 내 ESG를 대변하는 40개의 변수를 파악한 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각 항목에 대한 매칭 작업을 통해 이러한 상호 연관성을 확인했다. 여기서 분석 대상은 분쟁국을 제외하고 원조 수혜액이 높은 요르단, 모로코, 케냐,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튀르키예,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베트남 등 10개국으로 선정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SDGs와 ESG 두 변수에 대해 세부 항목 간의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또한 E, S, G에 해당하는 변수 대부분이 광의의 AfT에 직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상호 연관성과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ESG 실천을 통해 광의의 AfT, 즉 ODA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경제성장 목표뿐만 아니라 SDGs의 달성 및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은 사적 재화의 생산 주체로서, 정부는 공적 재화의 공급 주체로서 시장에서 기능할 때 기업은 ESG를 통해, 정부는 SDGs를 통해 지속가능성 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논리적 흐름이 성립한다.

이 연구 결과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먼저 글로벌 기업의 개도국 내 ESG 활동, AfT를 통한 개도국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s) 편입이 개도국의 SDGs 세부목표 달성은 물론 경제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즉 광의의 AfT인 ODA를 개도국의 경제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확대해야 함과 동시에 개도국 기업 및 시장에 글로벌 참여 기업들의 ESG 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 



개도국 기업 및 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 확대할 필요


다시 말하면 E와 S 각각은 SDGs 세부목표와 매칭될 수 있고, 기업들의 E와 S에 대한 활동은 SDGs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에 SDGs 달성이라는 사회적 편익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ESG 활동 기업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경제학적 논리와 지원 타당성이 성립될 수 있다. 이에 더해 국제적으로 기업의 ESG 활동과 AfT를 연계하는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공여국과 개도국 정부가 함께 글로벌 기업들에 ESG 활동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SDGs, ESG, AfT의 연관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과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또한 ESG 활동이 궁극적으로 개도국의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경로나 요인, 메커니즘 등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개도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ESG 목표를 명백히 제시하는 다양한 과정을 통해 광의의 AfT, 즉 ODA가 지향하는 목적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 기업의 대외적 ESG를 유도하고 이를 AfT와 적절히 연계할 수 있는 정책 수립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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