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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순탁의 셋리스트엽기가수가 아닌 팝 가수
배순탁 음악평론가 2024년 07월호
 


대학 축제가 한창이다. 나 때(aka 라떼)는 “마시고 죽자”를 외쳤다면 요즘은 그렇게까지 술에 집착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대체 어떤 가수가 오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평판이 축제에 섭외되는 가수 명단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이제 보편적인 것이 됐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가수를 불러야 박수받을 수 있을까. 이 가수가 과연 최고라고 확언할 수 있다. 바로 싸이다. 

처음 그가 등장했을 때를 떠올려 본다. 충격이었다. 속된 말로 “얜 뭐지?” 싶었다. 오죽하면 별명이 ‘엽기가수’였다. 이때만 해도 싸이가 이렇게 롱런하는 뮤지션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그가 데뷔한 지 25년이 다 돼간다. 그 와중에 부침도 있었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빌보드 최상위권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바로 ‘강남스타일’이다.

지금이야 K팝이 빌보드에 오르는 게 전혀 놀랍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이건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비단 빌보드만은 아니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 추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싸이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도 출연했다. 당연하다. 이 곡으로 ‘팝 가수’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던 까닭이다. ‘강남스타일’은 지금까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총 19번 선곡됐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의 집계 방식마저 바꿔놨다. 이전까지 빌보드 차트는 유튜브 조회수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서 폭발한 이후 정책을 바꿔 유튜브 조회수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싸이의 히트곡은 ‘강남스타일’ 외에도 부지기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챔피언’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한일 월드컵 특수를 누리면서 큰 호응을 얻었던 추억이 생생하다. 이 곡으로 싸이는 서울가요대상에서 상도 받았다. ‘연예인’의 인기도 대단했다. 이 사랑 노래는 듣는 이에게 감동까지 줬다. 그는 단지 재미만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 싸이의 음악에는 인간적인 메시지가 스며들어 있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이런 히트곡이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은 바로 무대, 즉 라이브다. 그의 라이브는 정평이 나 있다. 재미있고, 신나고, 혼을 쏙 빼놓는 퍼포먼스로 언제나 ‘구름 관중’을 불러 모은다. 싸이 공연을 딱 한 번 가봤는데 정말 죽다 살아났다.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광란의 무대와 관객의 반응 때문에 완전히 탈진해 버렸다. 그런 공연은 젊은 친구들이나 가는 거 아니냐고 걱정한다면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공연장에서는 그 누구도 여러분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디 싸이 공연뿐일까.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해보고 나면 별거 아닌 게 이 세상에는 널려 있다. 곱씹어 보면 여러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진리다.

다음은 싸이 콘서트의 핵심만을 추린 셋리스트다.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다. 싸이 공연에 온 최다 관객 수가 ‘강남스타일’ 시절이 아닌 바로 지난해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게 라이브의 진정한 맛이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과 공연장 가는 길 안내가 싸이 공연만큼 잘돼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뭐로 봐도 최고 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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