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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통계로 세상 읽기삶의 질 어떻게 측정할까?
심수진 통계청 통계개발원 사무관 2024년 10월호
삶의 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 삶의 질 지표에서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객관적인 생활 조건과 이에 대한 국민의
주관적 인지 및 평가’라고 정의한다.


과거에는 경제성장이 사회발전 측정의 주요 목표였으나 최근 들어 국민 삶의 질 개선이나 행복 증진이 사회발전과 국가정책의 주요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정책에서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측정하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할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 소득 등 11개 영역 71개 지표로
국민 삶의 질 지표 선정

그렇다면 삶의 질이나 행복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또는 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사람마다 다른 답변을 할 것이다. 그만큼 삶의 질이나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개념이다. 행복이 ‘개인이 느끼는 정서경험 중 행복한 감정’이라면 삶의 질은 이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삶의 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 삶의 질 지표에서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객관적인 생활 조건과 이에 대한 국민의 주관적 인지 및 평가’라고 정의한다. 개인별로 다른 삶의 여러 측면을 반영하기 위해 건강, 소득 등 개인 삶에 중요한 11개 영역, 71개 지표로 측정한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수치의 증감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전기 대비 개선, 악화, 동일로 최근 변화추세를 제시하는데 이는 최근 우리 사회 삶의 질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전체 71개 지표의 최근 추세는 <그림>과 같다. 11개 영역 중 고용·임금, 시민참여와 안전 영역은 최근 악화된 지표가 상대적으로 많고 환경, 여가, 주거 영역은 개선된 지표가 많다.

개별 지표로 보면 최근 삶의 질 변화 추세를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개인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개인의 삶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외부활동 제한일 것이며 여가 영역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1인당 여행일수,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는 2020년과 2021년에 2019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시민참여 영역의 자원봉사 참여율 또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외부활동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코로나19가 끝나가는 2022~2023년에 걸쳐 다시 이전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개인 삶은 다양한 측면에서 외부활동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보통 33~34% 정도였던 비만율(건강 영역)이 2020년 38.3%로 급격히 증가했고,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가족·공동체 영역) 또한 2019년 27.7%에서 2021년 34.1%로 증가했다. 비만율과 사회적 고립도 모두 급격한 증가 이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치와는 차이가 있어 일상에서의 변화와 회복이 모든 영역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전반적인 삶에 대한 만족도인 삶의 만족도 지표(주관적 웰빙 영역)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6.0점으로 2019년과 동일한 수치를 보이며 코로나19가 확산된 2021년에는 6.3점, 2022년은 6.5점으로 가장 높았다(2023년은 6.4점). 급격한 삶의 변화를 경험했던 2020년에 개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이후 일상이 회복되며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증가했다. 국제적인 행복 측정 결과를 보여주는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 시기 삶의 만족도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주관적 삶의 만족도 코로나 영향 없고
학교생활 만족도는 등교 후 오히려 감소

코로나19로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였던 여가 영역에서 여가생활 만족도는 2021년 27.0%로 2019년 28.8%에 비해 소폭 감소했고 2023년에는 34.3%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여가활동은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여가시간은 증가(2019년 4.0시간→2020년 4.2시간→2021년 4.4시간)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OTT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여가활동 등 변화된 여가생활에 적응한 결과일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교육 영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등교중지 및 원격수업 실시, 체험활동 제한과 같은 조치는 학력격차 심화,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의 증가 등 다양한 변화를 동반했다. 이 시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생활 만족도 지표를 살펴보면 등교중지와 원격수업 일수가 가장 많던 2020년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59.3%로 2018년 58.0%보다 증가했으며 전면등교로 전환된 2022년에는 51.1%로 감소했다. 학생들이 경험한 등교중지와 원격수업 등의 변화에 자유시간의 증가, 학교폭력 감소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일상의 변화와 삶의 질을 일부 지표로 살펴본 결과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가 동일하지 않았고 변화로 인한 개인의 만족도 또한 상이했다. 지표에서 제시하진 않았지만 학생들의 만족도 증가와는 달리 자녀를 돌봐야 했던 학부모들의 만족도나 대학 신입생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 삶의 질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체 국민의 삶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시계열 변화를 추적하면서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측정 결과를 정책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정책 대상 집단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아동, 청년, 고령 등 생애주기별로 세분화해 지표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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