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플랫폼 독과점 우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론도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일부 기업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고 비판을 받게 된 잘못들만 탓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 문제를 구조적·객관적으로 생각해 보고 해결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플랫폼 수수료율보다 훨씬 높은 백화점 매출수수료, TV 홈쇼핑 수수료에는 별 비판 없이 플랫폼 수수료에 대해서는 이렇게 불만이 많은 것일까? 과연 플랫폼들이 다른 채널보다 수수료 대비 원가가 안 드는 것일까?
한국 플랫폼 기업들은 오프라인을 운영하는 채널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지는 모르지만, 최고 수준의 억대 연봉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하고 있고 수백억 원의 통신료 부담에 서버 등 기술적 투자, 해외 진출 투자도 해야 하는 비용 부담을 안고 있다. 그리고 만약 과다한 수수료 징수로 이익이 많이 나고 있다면,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수천조 원에 이른 지금 왜 한국 플랫폼 기업은 20조 원대에 머무르고 있을까?
중요한 것은 왜 수수료가 높다고 느껴지는가다.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동일한 상품을 도매업자에게 받아서 차별성 없이 팔고 미국·일본과 같은 비율이라면 많이 잡아 400만 정도여야 할 소상공인이 700만에 육박하는 한계경쟁 상황에서 판매 이익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이론적 관점에서 당연한 상황이다. 동일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동시에 이렇게 많은 소상공인이 판매하면 가격전쟁(price war)이 일어나 이익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저소득 문제의 주원인을 수수료로 보는 것이 적절한 판단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경쟁을 부추기는 수수료 체제 등 플랫폼 기업 자체에 문제가 일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저소득의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이가 이익이 안 나는 개미지옥이라 불리는 시장에 있고, 전기요금 지원 등 소상공인 지원금으로 혈세 십여조 원을 쏟아붓는 미봉책은 수백만 국민의 생계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론 모든 책임을 소상공인으로 돌리는 것도 아니며, 플랫폼 기업이 각성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근본적 해결책으로 소상공인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렵지만 안정된 봉급생활자 일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들이 전환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어렵다는 이유로 플랫폼 탓만 하며 혈세로 지원금을 충당하는 현 상황은 꼭 개선돼야 할 경제 문제다.
이 와중에 미래 성장동력이 돼야 할 플랫폼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며 신음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높은 임금 수준, 감소하는 인구 등 열악한 환경에서 오래된 제조업만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국민들에게 계속적인 경제적 번영을 누리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 대단히 회의적인 부분이다. 언제까지 유망 기업들을 규제하며 미래 먹거리를 만들 대표 기업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일부 필요한 규제는 하더라도 과감한 신산업 성장의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최근 어떤 사람이 본인 아들이 주요 인터넷 기업인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중 하나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많은 규제 속에 한국 플랫폼 기업들의 후반기 실적은 매우 좋지 않아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줄 기업들은 기를 못 펴고 한국은 미래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