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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광활한 사하라사막의 힘! 알제리가 눈을 떴다
박민준 KOTRA 알제리 알제무역관장 2025년 01월호
알제리를 찾는 기업인들로부터 가끔 “알제리가 이렇게 큰 나라인 줄 몰랐다”는 얘기를 듣는다.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알제리는 국토면적이 238만km2로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나라다. 한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다. 그뿐만 아니라 인구가 4,700만 명에 달하고 중위연령이 28.4세인 젊은 국가다. 2023년 출생아 수는 약 90만 명으로 한국의 3.9배에 달한다. 국토가 큰 만큼 자원도 풍부한데 원유매장량이 약 122억 배럴, 천연가스 매장량은 4조5천만m3에 달한다. 석유·가스류의 수출이 알제리 총수출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다가 철광석, 인광석 등 각종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춘 알제리가 ‘신(新)알제리 건설’을 기치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사하라사막이 곡창지대로 변한다?

2019년 12월 취임한 압델마지드 테분 대통령은 경제개혁 및 부패척결을 추진하며 제조업 육성, 투자유치 활성화 등의 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알제리산 천연가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알제리경제는 순항하고 있다. 2023년 4.1%의 경제성장을 달성했고 2024년에도 4.4% 성장할 것으로 알제리 정부는 예상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2024년 기준 700억 달러에 달한다. 환율, 무역수지, 경상수지 등 거시지표가 양호한 편이고 물가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경제가 괜찮은 모습을 보이면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오르기 마련인데 이를 방증하듯 2024년 9월 치러진 대선에서 테분 대통령은 84%의 지지율로 압승을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다. 테분 대통령은 1기 때 선포했던 혁명과업을 완수하겠다고 밝히면서 1기 집권기 동안 혁신을 위한 제도, 시스템 등의 기반이 닦인 만큼 앞으로 5년간의 2기 집권기에는 경제개혁의 성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5년간 일자리 45만 개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1기 집권기에 창출한 25만 개에 비해 큰 폭으로 확대된 수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육성, 국내외 투자유치 확대 등의 정책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규 투자프로젝트는 현재의 두 배 이상인 2만 개를 유치하고 스타트업도 육성해 현재 7,800개에서 두 배가 넘는 2만 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제개혁의 결과로 임기 내 GDP 규모 4천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알제리 정부의 경제개혁 정책 중 제일 먼저 눈여겨볼 만한 것은 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알제리는 2035년까지 총 1만5천MW의 태양광 발전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이를 통해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산유국임에도 점차 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여나가 탈석유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미 1, 2차에 걸쳐 3천MW분에 대한 입찰이 진행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산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수소 개발 로드맵’을 통해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개발에 주력해 2040년까지 유럽 청정수소 수요의 10%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담수화 처리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30~40TWh의 수소를 유럽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알제리 국영기업인 소나트랙 (Sonatrach)은 독일 가스회사 VNG 등 여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농업 분야도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이탈리아 보니피쉐 페라레시(Bonifiche Ferraresi)의 투자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알제리 내륙 오아시스 도시 티미문에서 3만7천ha 규모의 곡물 생산 및 가공 프로젝트에 알제리 정부와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총투자 규모는 10억 달러 정도이며 해당사의 지분은 51%이고 알제리 국부펀드가 나머지 49%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밀, 콩 등 다양한 곡물을 재배하고 가공해 알제리 국내 유통은 물론 수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카타르의 발라드나(Baladna) 그룹도 알제리 농업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총 35억 달러를 투자해 알제리에서 우유를 생산한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3개의 클러스터로 구분된 총 11만7천ha의 부지에서 진행되며 곡물 및 사료 생산, 암소 사육, 우유 생산 등을 위한 단지로 구성된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알제리 내 우유 수요의 50%를 충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알제리 투자청은 2021년 이후 사하라사막을 활용한 농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프로젝트가 500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 변모 중… 제조업 등 한·알제리 협력 분야 다양

‘디지털 전환’도 알제리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다. 알제리는 전형적인 현금사회로 구분되나 최근 점진적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 바뀌어나가고 있다. 이미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누적 1,650만 장에 달하며 알제리 정부는 최근 모든 상점에 결제단말기 설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결제단말기를 통한 결제 규모는 2022년 270만 건(결제액 약 193억 디나르)에서 2023년 390만 건(결제액 약 315억 디나르)으로 늘어났으며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QR코드로 결제 가능한 시스템도 도입됐다. 독일의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는 알제리의 전자상거래 사용자 수가 2023년 668만 명에서 2029년 935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는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여 각종 혁신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알제리 정부는 대통령 산하 디지털전환위원회를 통해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독려하고 있으며, 세무, 통관 등 행정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서비스가 점차 보급되고 있다. 또한 정부 주도로 클라우드, IoT, XaaS(서비스형 시스템) 등의 서비스 개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동시에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주권 확보, 사이버 보안 등에 대한 정책 수립과 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이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우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유일한 국가다. 또한 누적 건설 수주액이 180억 달러가 넘는 주요 수주 대상국이며 2022년 이후 매년 3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교역이 지속되고 있기도 하다. 알제리는 한국에 우호적이며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ODA 지원을 통해 알제리 사이버보안센터의 설립을 지원하고 전자무역을 위한 싱글윈도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2025년부터는 알제리 경찰청 과학수사 역량강화 사업도 시작한다. 이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수한 제품으로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알제리 제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알제리의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감안할 때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있으며 제조업 협력을 염두에 둔 투자 진출도 유망하다. 예를 들어 타타대우모빌리티는 2023년 알제리시장에 재진출했으며 현지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다른 몇몇 기업들도 현재 알제리 진출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인 잠재력을 감안할 때 알제리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다만 강력한 수입 규제와 관료주의 등 리스크 요인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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