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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우리의 긍정적 이미지, 기술력으로 튀르키예 수출 확대 기회 찾는다
정윤서 KOTRA 튀르키예 이스탄불무역관장 2025년 03월호
2024년은 튀르키예가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한 해로 평가된다. 튀르키예 정부는 경제 전반의 안정과 회복을 목표로 여러 정책을 시행했는데 우선 금리정책에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연중 50%로 유지하다가 12월 말 47.5%로 소폭 인하했다.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38%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4년 5월의 상승률 75.45%에 비해 큰 폭으로 완화된 수치였다. 

환율 측면에서는 높은 금리를 활용하려는 외환 유입이 이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환율은 전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023년 원·리라 환율은 외환 매입환율 기준으로 1월 2일 18.7029원에서 12월 29일 29.4382원으로 57.4% 상승했으나, 2024년에는 1월 2일 29.6675원에서 12월 31일 35.2803원으로 18.9%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높은 금리가 외환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리라화 가치절하가 전년보다는 상당히 둔화된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로 여러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했다.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기업의 내부자금 운용 비율이 상승하게 됐고, 기업들은 재고를 구입해 영업 활동을 하기보다는 자금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으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제 활력이 약해졌다. 2023년 튀르키예경제는 5.1% 성장했으나 지난 12월 OECD는 2024년 튀르키예 경제성장률이 3.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3% 이하 전망···
현지 사업 여건도 부정적 전망 우세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 현지 기업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2024년에 가장 중요한 이슈였던 물가상승률이 2025년에는 어느 정도 안정돼 30% 이내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률 둔화로 기준금리도 소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재정 지출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2025년 경제성장률은 2024년보다 둔화돼 3%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측면에서는 급격한 리라화 평가절하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빠르면 상반기 중 40%대에서 30%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28~29%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는 2027년쯤 한 자릿수 물가상승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물가상승률이 30%대로 접어든다면 상반기 말 기준금리가 37~38%로 낮아지고, 하반기에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지면 금리가 33~34%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튀르키예에서의 사업 여건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화학·철강 제품의 경우 2019년 이후 한국 기업들이 튀르키예 수출을 이끌어왔으나 2024년 하반기부터 해당 제품의 수출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현지의 고금리로 인한 경기 둔화와 중국 내수시장 포화로 중국산 제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한국 제품의 튀르키예 수출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중국산 제품은 최근까지 내수에서 소비되던 물량이었는데 이제는 해외로 본격 수출돼 한국 제품과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또한 중국으로 수출된 제품이 제3국으로 재수출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중국의 생산량 확대가 업계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중이다.

기업들은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영업이익을 줄여서라도 매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즉 판매 단가를 낮춰 마진이 떨어지더라도 물량은 줄이지 않는 방식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량을 줄이면 경기가 회복됐을 때 줄어든 물량을 회복하기 어려운 데다 물량을 유지함으로써 경기 회복 시 단가가 상승할 때 이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와 높은 이자율로 기존 거래 채널을 통한 매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매출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 번째로, 새로운 지역 개척을 위한 노력을 더욱 활발히 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주로 이스탄불, 앙카라, 부르사, 이즈미르, 안탈리아 등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기업들은 어려워진 사업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남동부 지역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진출 지역으로는 가지안테프와 콘야가 있다. 가지안테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고, 콘야는 아프리카 지역으로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다. 각 지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이라크, 시리아, 아프리카와의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당 지역 기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정부 정책 활용 등으로
현지 진출 기업은 활로 모색 중

두 번째로,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시장 대응도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튀르키예는 8,6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에 성공적이었던 제품에 이어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수요를 이끌어가는 품목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의약품산업은 튀르키예 인구가 대규모인 데다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어 신규 의약품을 출시할 경우 그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거의 없는 것도 시장 진출에 유리한 점이다. 의약품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할 제품은 유럽산이다. 하지만 튀르키예의 약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를 가진 유럽산 제품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세 번째로,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해 풍력, 태양광,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원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현재의 30GW에서 120GW로 4배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소 800억 달러의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튀르키예의 신재생에너지정책은 철강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설비는 상당한 양의 철강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태양광 발전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1MW당 약 63톤의 강재가 필요하다. 또 튀르키예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은 유럽 등으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내수 및 유럽 수출 모두를 고려한다면 신재생에너지 설비 소재로서 철강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업계에서 올 한 해 튀르키예에서의 사업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2025~2027년 주요 선거가 없어 경기 활성화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2026년에는 전반적으로 긴축 정책을 통해 경제 체질을 건실하게 만들기 위한 국정 운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수요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유력 주방용품 기업은 한국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형성돼 있어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업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LED 마스크 등 미용 관련 가전제품을 한국 기업과 함께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용 관련 소형 가전에 대한 연구개발(R&D) 및 기술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은 어렵지만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현지 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튀르키예로의 수출 확대 기회를 찾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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