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질문을 받았다. “대표님을 비롯해 성공하신 분들은 대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최고의 회사에 다니면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반면 저는 스펙도 경력도 부족합니다. 저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경기도에 있는 한 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리더들도 만났다. 한 리더와 대화하며 어떻게 회사에 입사했는지 물었다. “저는 운동선수였습니다. 그런데 부상으로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직장을 다녀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달도 하고 대리기사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 입사했는지 물었다. “지방의 한 소기업에서 몸 쓰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대표님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당시 대표님은 막 창업을 해 직원이 몇 안 될 때였는데, 저더러 경기도에 있는 자기 회사에서 영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일만 시켜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도로 올라왔습니다. 돈이 아까워 월세도 못 얻고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회사를 다녔습니다. 회사에 제일 일찍 출근하고 대표님께 하나라도 더 배우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장까지 됐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매우 뛰어난 리더였다. 그 회사에는 이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매출은 이미 연간 몇백억 원 수준이고 임직원들은 다들 밝았다.
예전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회사지만 일본전산이 지방의 소기업이었을 때에는 스펙 좋은 직원들을 채용할 수 없었다. 이에 회사는 스펙 대신 목소리가 크고, 밥을 빨리 먹고, 화장실 청소를 잘하는 것 등을 기준으로 직원을 뽑았다.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고, 밥을 빨리 먹는다는 것은 일도 빠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화장실 청소를 잘한다는 것은 밑바닥부터 솔선수범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 뽑은 인력 중 상당수는 이후 리더가 되고, 임원도 됐다.
앞서 내게 질문한 사람에게는 이렇게 답했다. “명문 대학, 대학원 출신에 최고의 글로벌 기업을 거친 후 창업 등 손 대는 것마다 성공하고,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한 사람이 강의하고 책을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마 부럽고 존경스럽긴 하지만 조금은 재수 없고, 우리가 따라 하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반면 배경도 별로고 실패도 몇 번 경험한 사람이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했다면 어떨까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사실 좋은 스펙은 후광효과로 그 사람을 훨씬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스펙이 낮을수록 더 큰 벽들을 넘어야 하기에 더욱 내실을 쌓을 수 있다. 곳곳에 이런 벽을 넘은 멋진 사람들이 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밝고 겸손하며, 열망에 찬 사람들이다. 무언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지라도 주위에 영감을 주며, 충분히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녔던 예수는 제사장도 왕도 아닌 그저 한 목수의 아들이었다. 그는 가난하고 소외된 대중과 함께하며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러므로 리더들의 선한 영향력이란 스펙이나 지위, 부의 함수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