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듣던 말이 이젠 일상어가 된 것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가 다트머스 학회에서 처음 제안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많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면서 AI의 이미지가 각인된 바 있다. 이세돌 기사가 알파고에 한 번 이긴 것도 알파고에 존재했던 일종의 버그 덕분이라고 알려져 더욱더 충격을 안겨주었다.
1984년 개봉된 영화 <터미네이터>는 인간이 만든 AI 방어시스템이 지각 능력을 갖추고 인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면서 핵무기를 발사해 30억에 달하는 인류를 살상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AI의 계산 능력은 이미 인간을 초월했으며, 곧 스스로 지각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지니게 될 것이 분명하다. 40년 전 개봉한 영화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을 듯하다.
AI는 이미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AI 선발자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록 선발자 우위를 획득할 기회는 놓쳤지만, 후발자의 장점을 살려 빠른 속도로 추격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등 AI 신뢰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법안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AI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대비는 아직 미비한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AI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는 AI가 인간의 고정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는 데 탁월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고, AI의 등장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AI가 고도의 지각 능력을 갖출 경우 AI는 단순 노동력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의 대체’도 가능하기 때문에 상상 이상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I를 통해 지각 능력의 대체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문제 파악과 해결에 관한 의사 결정은 물론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진 창의성 분야까지 기술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I는 일자리 수를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의 경험 등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도 무력화·무가치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전문성에 대한 프리미엄이나 전통적인 임금체계가 붕괴하고 임금 하락, 해직, 저취업, 소득불균형 증대 등의 문제가 더욱더 심화할 수 있다.
AI를 개발하고 활용해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하는 것은 이미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됐다. 하지만 이면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사회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주며 인간과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