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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인사이트AI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하다
서중해 KDI국제정책대학원 자문교수 2026년 01월호
AI 리터러시는 크게 이해, 비판적 사고, 활용, 윤리와 책임 등 네 가지 핵심 영역으로 구성되나, 
AI 기술 발전이 너무도 빨라 앞으로 그 구성 요소들도 내용 면에서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점은 AI를 도구로 사용하고 인간의 주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AI 리터러시의 기본 철학을 견지하는 것이다.


최근 한 모임에서 현직 변호사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변호사 A는 이미 AI를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었고, 변호사 B는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변호사 A는 약간의 구독료를 내고 생성형 AI를 이용하고 있는데 업무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변호사 업무의 상당 부분이 문서작업인데, AI는 이런 데서 큰 힘을 발휘한다. 계약서 초안 만들기, 방대한 기존 법률 문서의 핵심 내용 추출, 비슷한 사건 판례 요약 등 사람이 직접 하면 몇 시간 걸릴 일을 AI는 몇 분 안에 뼈대를 잡아준다. 변호사는 그걸 다듬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변호사와 AI 사이에 생산적인 협업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변호사 B는 아직 AI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단순하고 잡다한 문서 업무보다는 소송 전략을 짜는 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한다. 변호사가 법정에서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상대 주장을 무너뜨리고, 판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증거와 논리를 제공하는 등의 법정 기술은 경험이 많은 시니어 변호사들이 맡아서 한다. 소송의 규모가 클수록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이런 전략의 가치는 커진다. 이런 업무는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없는 인간의 판단 영역이다.

                                                                                                                                       

우리의 대화에서 변호사 B는 소송 전략이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AI를 아직 사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변호사 A는 그것은 기우라고 응답했다. AI는 도구일 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은 검증할 게 많아서 그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경고도 함께였다. 우리의 대화에서 셋 다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게 정말 중요해졌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AI 기술이 모든 삶의 영역에 깊숙이 스며들며
AI 리터러시가 공동체 존속에 필수 요소 돼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제 AI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존속에 필수 불가결의 요소가 됐다. AI 리터러시란 개인이 AI를 주체적이고 비판적이며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련의 역량과 지혜를 의미한다. 단순히 AI 도구의 사용법을 아는 지식을 넘어, AI 시대에 책임 있는 기술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이다.

AI 리터러시는 크게 이해, 비판적 사고, 활용, 윤리와 책임 등 네 가지 핵심 영역으로 구성된다. 우선, 이해란 AI의 기본 개념, 작동 원리 그리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AI를 의인화해 오인하지 않고, 학습 데이터에 기반해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는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다. AI의 한계와 특성을 정확하게 알아야 결과물을 맹신하지 않고 검증하고, 인간이 행하는 판단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다.



AI 리터리시의 두 번째 구성 영역은 비판적 사고력이다. AI가 제시하는 결과가 ‘정답’이 아닌 ‘가능성이 높은 답’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 신뢰성과 편향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과학적 사고의 본질은 ‘진리도 바뀔 수 있다’는 열린 태도에 있다. AI 시스템에 내재한 구조적 편향이나 환각(hallucination, 아는 체하기) 현상을 인식하고 대답을 검토하는, 판결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세 번째 구성 영역은 AI를 실제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면서 능동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이다. AI는 이미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도 일반 연구자 수준을 넘어서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 코딩의 경우 AI가 보통의 프로그래머 수준을 넘어섰다. 보통의 프로그래머들에게 며칠 걸릴 과업을 불과 한 시간 이내에 완료한다. 인간은 AI가 작성한 코드를 확인하면 된다. (이로 인해 프로그래머 구인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건 부작용이다.) AI는 질문(프롬프트)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답변을 제시하는데, AI와 협업 가능한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네 번째 구성 영역은 윤리와 책임으로 AI 사용에 따른 사회적·윤리적·법적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의식을 갖는 능력이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지만 놓치기 쉽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투명성, 책임성 등의 AI 윤리 문제는 기존의 법체계에 많은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AI가 만든 소설, 음악, 영상에 대한 저작권을 과연 얼마나 인정해야 할까. 과연 AI 시대에는 지금까지 견지한 저작권 개념이 여전히 유효한 걸까.

AI 리터러시는 위에서 예시한 네 개 영역 외 다른 방식으로도 설정할 수 있다. AI 기술 발전이 너무나 빨라서 AI 리터러시의 구성 요소들도 내용 면에서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점은 AI를 도구로 사용하고 인간의 주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AI 리터러시의 기본 철학을 견지하는 것이다.

‘AI교육지원법’ 마련해 AI 리터러시 교육을
전 국민 대상으로 시행해야

AI 기술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테러 집단이 사용하면 대량 살상 무기가 될 수 있고, 평화적으로 사용하면 질병 퇴치와 기후 위기 대응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리스크 방지, 활용 격차 해소, 주체적인 시민 활동 등은 민주적 공동체의 존립을 위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됐다.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개인의 역량을 넘어 AI와 공존하는 사회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된 것이다. 여기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한다는 정책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정부는 관련 법을 마련하고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교육지원법」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좋은 선례다. ‘AI교육지원법’을 마련하고 전 국민 대상의 AI 리터러시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커리큘럼도 만들어야 하고, 가르칠 교사도 훈련해야 하고, 정부 부처 간 협력체제도 만들어야 한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도 빠른 만큼 정책 대응도 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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