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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도 똑똑한 금융생활흔들리는 환율 속 내 자산 지키는 법
이현 중앙일보 기자 『금융 프렌즈가 우릴 기다려』 저자 2026년 02월호
올봄 이사를 앞두고 금융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증시가 견조한 덕에 목돈 마련을 위해 ‘손절’하는 참사는 피했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어가는 것을 보며 오래 정들었던 테슬라와 알파벳(구글) 주식을 떠나보내기로 마음먹었는데, 바쁜 일로 재테크에 소홀한 며칠 사이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왔다. 며칠만 빨리 팔았으면 입주청소비 정도는 더 벌었을 텐데! 환율이 다시 오를까, 혹시 더 내릴까 조마조마 확률을 점치며 보름쯤 지났을까. 어라, 다시 1,460원을 넘어섰다.

서학개미와 환율의 시대 
환율이 내렸던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달러 자산을 부지런히 담았다. 올 1월 들어 9일간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9억4,217만 달러(약 2조8천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3% 많은 규모다. 5~6년 전만 해도 개인투자자가 환율에 대해 깊이 고민할 일은 드물었다. 환율 급등에 제2의 외환위기를 걱정하거나, 수입 물가 상승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정도의 간접적인 피해를 감수할 뿐이었다. 서학개미의 시대가 열리며 재테크의 범위가 환율까지 확장됐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내려 ‘환차손’을 보면 수익률이 깎이고, 반대로 환율 상승을 타면 ‘환차익’ 보너스가 붙는다. 미국 주가에 환율까지 공부할 게 참 많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국제수지, 양국의 금리 차, 물가 등에 좌우된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나 개인의 해외 주식 매수가 늘면 달러 수요가 커져 환율이 오른다. 통화량 증가와 인플레이션도 원화 가치를 낮춰 환율을 밀어 올린다. 더 근본적으로는 두 나라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에 따라 통화 가치가 갈린다. 미국 빅테크가 AI 혁명을 주도하는 현재, 미국의 기초체력이 더 강해 보인다면 자본이 미국으로 쏠리고 환율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처럼 여러 변수가 동시에 밀고 당기는 것이 환율이다. 그래서 환율을 두고 ‘신의 영역’,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환율이 아닌, 원칙이 자산을 지킨다 
그러니 환율을 내다보고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은 가급적 피하는 게 현명하다.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많지만 이는 단지 ‘추세’일 뿐, 특정 시점이 고점인지 저점인지를 맞힐 수는 없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은 사상 처음으로 1,400원을 넘었는데, 최저 1,350원부터 최고 1,484.1원까지 134원이나 출렁였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는 달러 역시 주식처럼 여러 차례 나눠 사서 평균 단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환율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 자산의 가치 상승에만 투자하고 싶다면 상품명에 ‘(H)’가 붙은 환헤지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환헤지란 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손실 위험을 회피하고자 현재 시점에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전략이다. 다만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7월 이후로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양국의 금리 차만큼 환헤지 비용이 들 수 있다. 반면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높았던 2022년 6월 이전에는 추가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년 전 저가에 산 달러로 미국 주식을 모아 주가 수익과 환차익을 충분히 쌓은 투자자라면, 정부가 예고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선택지도 있다. 지난 12월 23일 기준 보유 해외주식을 매각해 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제도다. 

다만 많은 전문가가 1,400원 안팎의 고환율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상황에서, 자산을 전부 원화로만 가져가는 선택도 위험이 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길이다. 하나가 흔들려도 다른 하나가 버텨주도록, 나눠 담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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