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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시농부의 농사일기풍성히 거두는 달, 10월
김지숙(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신문』 편집장) 2012년 10월호
9월 잠시 한가로웠던 텃밭은 10월로 접어들면서 바빠진다. 10월의 절기인 한로(寒露)에서 상강(霜降)까지가 가을 수확기이기 때문이다. 한로에는 기온이 점점 내려가며 찬 이슬이 맺히고, 상강에는 차가워진 땅 위로 공기가 엉기며 서리가 내린다. 서리가 내리면 농작물은 파김치처럼 시들어버리므로 상강 전까지는 텃밭의 작물들을 부지런히 거둬들여야 한다. 다음해까지 계속 밭을 쓸 수 있다면 거둔 자리에 양파 모종이나 씨마늘을 심을 수도 있다.

김장채소엔 웃거름 주고 여름작물은 거두기

한편 10월의 텃밭에는 한창 잎을 뻗고 뿌리를 키워가는 작물도 있다. 김장채소류들은 10월이면 기세 좋게 자란다. 자리를 넉넉하게 만들어주고 양분도 채워주는 것이 좋다.

무, 알타리무, 갓 따위는 잎이 좀 스칠 정도로 넉넉하게 솎아주고 오줌 액비로 웃거름을 주며 키워야 한다. 석 달 이상 자라는 배추도 10월 중에는 웃거름을 잘 줘야 쓸 만한 김장배추가 된다. 중간에 알타리무는 거둬 김장 전 김치거리로 쓰면 제격이다.

10월 중순이면 텃밭에 자라는 콩도 꼬투리가 익어가고 줄기가 말라간다. 거둬들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땅콩이나 들깨를 심었다면 마찬가지로 이맘때쯤 거둔다. 거둔 콩이나 들깨는 햇볕에 잘 말려 넓은 깔개를 펴놓고 막대기로 가볍게 두드리며 털어낸다. 땅콩도 잘 말려서 갈무리한다.

서리 내리기 전 고구마 캐기

가을텃밭의 수확으로는 고구마만 한 것이 없다. 고구마는 일단 심어만 두면, 한두 번 풀을 매주는 게으른 농사에도 풍성한 결실로 보답한다. 10월 중순 이후 서리가 내리기 전, 5개월간 키운 고구마 두둑을 드디어 개봉할 때다. 무성하게 자란 잎줄기를 걷어내는 일이 먼저다. 손으로 당기면 줄줄이 끌려오는 고구마 줄기는 금세 한아름이다. 줄기는 나물거리로 그만이므로 낫으로 거둬 잘 치워두고, 삽으로 두둑의 외곽을 무너뜨리면서 고구마를 캔다. 고구마는 감자보다 깊이 뿌리를 내리므로 고구마 알이 흙 속에서 드러나기 시작하면 작은 호미나 날이 뾰족한 고구마 호미로 조심스레 흙을 헤치며 캐내야 한다. 큰 호미로 마구 파내다 보면 고구마가 찍히기 십상이다. 껍질이 벗겨지거나 상한 고구마는 오래 보관할 수 없다.

흙속에서 막 맨살을 드러낸 고구마의 빛깔이 너무 예뻐 침부터 넘어간다. 선홍빛 고구마를 줄줄이 캐내는 기쁨으로 텃밭농사의 보람은 절정에 이른다.

고구마는 13℃ 이하에서는 냉해를 입는다. 냉장고나 추운 베란다에서 보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수확한 후 잘 말려 상처 입은 것들을 골라낸 후 신문지를 깔아 가며 차곡차곡 종이상자에 넣어 공기가 통하도록 보관한다. 통풍이 잘 되는 15~20℃ 실내에 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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