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Bluemotion’이라는 친환경 자동차 기술을 선보이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환경에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2009년부터 재미이론(The Fun Theory)이라는 이름으로 실시된 이 캠페인은 유리병을 재활용할 때마다 마치 게임을 하듯 음악과 함께 포인트가 쌓이는 ‘Bottle Bank Arcade’, 제한속도를 지키는 운전자들에게 복권을 나누어 주는 ‘Speed Camera Lottery’, 사람들이 지하철을 오르내릴때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즐겁게 오갈 수 있도록 한 ‘피아노 계단’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를 통해 자칫 심심하고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친환경이라는 주제를 톡톡 튀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폭스바겐 블루모션에 대한 호감은 물론 나아가 폭스바겐이라는 모(母)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심어줬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발칙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또 한번 사로잡았다. 이번에 선택한 매체는 가장 고전적인 미디어 중 하나인 잡지 광고. 잡지는 사람들이 쉽게 버리는 대표적인 미디어다. 하버드 대학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77%의 잡지들이 재활용이 되지 않은 채 버려진다고 한다. 바로 이점을 착안하여 폭스바겐은 광고 중간에 ‘블루모션 라벨’이라는 카드 형태의 작은 광고를 삽입했다. 재활용센터의 주소가 적혀 있는 스티커를 뜯어 잡지 겉면에 붙여 다 읽은 잡지를 쓰레기통 대신 우체통에 버리도록 유도한 것. 이를 통해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등의 도시에서 잡지의 회수율을 조사해 본 결과 초기에는 9%, 프로젝트 전체 기간에는 5%의 잡지가 더 수거되어 리사이클 됐다고 한다(광고1).
폭스바겐이 얼마나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만들고 있으며 그런 차를 구매했을 때 지구는 물론 구매자에게도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알리는 것이 단기적인 세일즈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잡지를 읽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좋은 정신을 그냥 알게 해주는 것과 직접 동참하게 만드는 것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큰 브랜드 가치를 느낄까?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소비자가 관심이 있든 없던 생산자 입장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외치는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 진정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니즈를 꿰뚫는 통찰력이 그래서 중요하다.
다음에 소개할 광고는 특이하게도 광고의 영역에서 벗어난 광고라고 볼 수 있다. ‘광고가 아닌 광고가 가장 좋은 광고’라고 말한 아키라 가가미(AKIRA KAGAMI, 일본 덴츠 뉴스쿨 대표)의 역설처럼 얼핏 보면 광고 같지 않지만 그 자체가 뉴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광고를 탄생시킨 예이다. 일명 마트 영수증을 활용한 광고. 우리나라에서도 영수증 뒤에 각종 이벤트 광고들의 첨부는 흔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에서 진행된 헬만(Hellmann)의 마요네즈 광고는 평범한 영수증에 멋진 아이디어를 더해 소비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일명 맞춤형 레시피 광고.
헬만은 브라질의 대표적 마트인 Marche와 연계해 금전등록기에 헬만 캠페인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헬만 마요네즈를 구입한 고객 중심으로 함께 구입한 재료들을 조합하여 고객 맞춤형 레시피가 광고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헬만 마요네즈와 함께 소고기, 양파, 토마토를 사면 마요네즈를 활용한 비프어니언 수프를 만드는 방법이 프린팅되고, 치킨과 파슬리 그리고 카레를 구입한 고객에게는 치킨 마요네즈 카레 만드는 방법이 프린팅되어 소비자들이 손쉽게 만들 수 있게 했다(광고2).
마요네즈 하면 보통 샌드위치용으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시장 확장과 매출 증대가 크게 이뤄질 수 없는 포화시장의 상황. 따라서 요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마요네즈 활용법을 알리는 것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마요네즈 회사들이 그와 비슷한 상황의 돌파구로 마요네즈 레시피라는 주제로 광고와 홍보에 집중했다. 일본의 큐피 마요네즈의 경우도 시즌별 제철 재료들과 마요네즈를 결합하여 색다른 조리법을 보여주는 TV광고를 일년간 꾸준히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의 특징은 그 조리법이 내가 산 재료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겐 색다른 경험으로 어필됐다. 지금 당장 집에 가서 손쉽게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 번 구매를 재 구매로 연결시킨 것이다. 실제로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3개월 캠페인 기간 동안 무려 44%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좋은 경험을 갖게 해주는 데에는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남들과 같은 동일한 방법이라든지, 말만 경험이지 기존 매스미디어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람들의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사람들은 광고를 위해 광고를 보지 않는다. 흥미를 끄는 것 중에 하나가 광고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호기심 있게 관심을 끌고 즐겁게 참여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