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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컨텐츠준비된 여행이 즐거운 이유
한설혜 송파구 보건소 내과전문의 2013년 04월호

T.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지만 여행을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달이 또한 4월입니다. 봄바람을 따라 비행기를 타고 머나먼 곳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그런데 여행을 떠나기 전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지만 정말 아무 약 없이 그냥 가도 될까?


교통, 통신의 발달로 여행은 그야말로 바로 우리 옆에 와 있죠. 마차를 타고 여행하고, 한양에 가기 위해 봇짐을 지고 걸어가는 모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죠. 아마 가까운 미래에는 뉴욕이나 파리를 당일치기 할 날이 올 겁니다.


그럼 이건 의학적으론 좋을까요? 나쁠까요? 의료의 경제적 효과나 의료 선택, 기회균등 등 의료의 사회적 문제는 복잡다단해 예상하기 어렵지만, 전염병의 문제라면 'NO'. 13세기 유럽에 나타난 흑사병, 즉 페스트는 유럽인구의 절반을 사망에 이르게 했고,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가 가까워질수록 유행성 전염병의 속도 또한 가까워질 겁니다. 바이러스도 초고속 속도를 내는 것일까요?


봄바람에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은 좋지만 반드시 여행목록에 건강준비를 챙겨야 합니다. 아이를 동반하는 여행에는 감기약, 설사약 등등의 응급약은 필수. 이외에도 아프리카나 아랍, 동남아시아 등을 여행할 경우 정말 문제가 되는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모기입니다. 우리 동네 모기와는 달리 유난히 더 독하고 치명적인 말라리아를 일으키고, 황열도 유발합니다. 말라리아는 현재도 아프리카에서 수십만 어린이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죠. 유니세프에서 모기장 후원 사업을 할 정도로 세계적 이슈가 되는 문제입니다. 예방이라고 하면 주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말라리아는 약으로 예방해야 합니다. 그것도 1회 복용이 아니라 여행 전부터 복용하고, 다녀온 뒤에도 1~4주까지 복용해야 합니다. 지역에 따라선 먹는 약도 다릅니다. 그럼 예방약을 먹으면 절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예방을 잘해도 개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에 걸리죠.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 걸리는 병이니 예상대로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여행갈 때 준비하는 모기 기피제가 도움이 되죠. 바르거나 붙이거나 뿌려주세요. 모자도 쓰고 긴 옷도 입으세요. 이름도 특이한 황열은 최소 10일 전에는 접종이 완료돼야 합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제공인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위험지역에 가면 꼭 접종을 해야 합니다. 단, 황열은 일반 병원에서 접종하지 않고 검역소나 국립의료원에서 가능합니다.


젊을 적에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켄터키 시골에서 머나먼 딴 세상으로의 여행을 꿈꾸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월을 따라가다 보니 여행은 꿈보다는 짧은 이사 같은 것이 아닐까합니다. 도처에 즐거움과 함정이 있고, 낯선 곳에서는 그 진폭이 더 큽니다. 그래서 적당한 향락과 인내심, 철저한 준비와 도전정신이 같이 필요하죠. 국외여행을 준비하는 모든 분에게 알려드리는 작은 팁 하나.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를 운영하고 있고 그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여행의 필수사이트로 추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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