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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금융 감독 개편, 근본적으로 다시 하라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2013년 09월호

 

정부가 내놓은 금융 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심지어 야당은 “엉터리 같은 속빈 강정” 또는 “본말이 전도된 미봉책”이라고 혹평하고 있고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금융 감독의 개편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동차의 가속기에 비유되는 금융정책과 브레이크에 해당되는 금융 감독의 분리다. 여기에 국내금융정책과 국제금융정책의 통합도 포함된다. 가속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을 수 없듯이 정책과 감독 사이에 이해상충 문제가 있어 이의 분리는 불가피하다. 또 빛의 속도로 돈이 움직이는 시대에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의 분리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둘째, 공무원조직인 금융위원회와 공적민간조직인 금융감독원의 통합이다. 통합된 조직형태가 공무원 조직이 좋은지 아니면 공적민간기구가 좋은지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형태는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문제점이 있고 한마디로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형적 조직이다. 이를 다루지 않는 금융 감독 개편은 눈 감고 아웅 하는 꼴이다.  


셋째,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분리다. 감독의 최고선은 소비자보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건전성 감독에 비해 소비자보호는 뒷전에 밀려 3D업무로 인식돼 왔다. 두 업무는 동전의 앞뒷면이라 분리할 수 없다 또는 시어머니가 두 명이 된다는 주장으로는 성난 소비자를 달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첫째와 둘째가 빠진 어정쩡한 금융소비자보호원만의 독립은 달을 보지는 않고 손가락만 보는 식이다. 이번 정부안은 영국의 쌍봉제도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나 관료들의 권한 확대에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했다. 따라서 지금의 기형적인 체제를 더 이상하게 만드는 꼴이 된 셈이다. 


당초 정부안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독립에 소극적이었지만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 명실상부한 독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첫 번째와 두 번째 개편방향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이 관치의 타성에 젖은 관료들에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지난 3월 금융 감독 개편에 관한 정부의 계획서 제출을 여야합의로 요구하는 등 국회도 적극적이라 감독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적기가 바로 지금이다. 사실 복잡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금융소비자의 눈높이로 판단하면 의외로 손쉽게 결론이 날 수 있다. 금융소비자 대신에 금융회사 또는 감독당국의 이해득실이 서로 혼재하다 보니 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복잡하게 보일 뿐이다. 통합금융 감독기구가 출범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면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보일 수 있다. 당시 금감위의 사무국에 불과한 조직이 지금은 금융위원회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데서 모든 문제점이 출발하고 있다.


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하려면 금융선진화가 필수적이고 이의 단초는 바로 금융 감독체계의 올바른 개편이다.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지금 해묵은 과제 해결에 정부 및 국회가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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