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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니의 수다엄마공부, 하고 계신가요?
남인숙 에세이스트 2013년 10월호

 

십여 년 주로 여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글을 쓰다 보니 ‘이젠 슬슬 육아에 대한 책도 써 보자.’는 편집자들의 제안이 들어옵니다. 거기에 대한 제 대답은 몇 년째 ‘언젠가는….’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사춘기에 들지도 않은 아이 하나 키우고 있는 보잘 것 없는 내공으로 무슨 해줄 말이 있을까 싶은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고비마다 제 나이의 발달과업을 해내고 잘 자라 있는 아이를 볼 때 한 가지 안도하는 면이 있긴 합니다.


‘아직까지 내가 크게 잘 못한 건 없구나.’

 

적어도 제가 잘 못하고 잘 한 일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건 그동안 쌓인 육아공부 때문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책에서 방법을 찾는 습관이 있던 제가 답답할 때마다 찾았던 것도 육아에 관한 책들이었습니다. 강의도 찾아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책에서 말하는 것이 현실과 다르고, 공자왈 맹자왈 전달해 주는 이론들이 실천하기 어렵다고 비아냥댑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학자마다 주장하는 이론들이 달라서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양비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아마 시중에 나온 웬만한 육아서들을 다 읽어 보았을 제가 보기엔 다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요즘처럼 교육을 잘 받은 부모가 많은 세상에 ‘아이는 낳아 놓으면 혼자 자란다’거나, ‘아이를 야단치면 기죽는다’, 반대로 ‘아이는 때려서 버릇을 잡아 놓아야 한다’ 는 말을 버젓이 하는 부모들을 보면 기가 막합니다. 겨우 말을 튼 아이를 사교육으로 괴롭히거나, 공공장소에서 폐를 끼치는 자식을 방치하는 부모를 봐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루소의 「에밀」 이래 수백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고민으로 이어져 온 교육학과 아동심리학 등이 쓸데없이 발달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알아낸 아이들의 기본적인 특성과 소통법을 이해하기만 해도 앞서 열거한 행동들을 하는 부모들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을 것입니다. 부모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실천하는 건 물론 어렵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해선 안 될 일을 하게 되진 않지요. 예를 들어, 아이가 울고 싶어 하면 인내심 있게 감정을 읽어 주고 공감해 주는 게 정석이며,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심신이 고단해 그렇게 해줄 에너지가 없으면 안아주거나 방에 들여보내 실컷 울게 해줬습니다. 적어도 ‘뭘 잘 했다고 울어? 바보 같은 애들이나 우는 거야! 뚝!’ 하고 윽박지르지는 않았다는 거지요. 예민하고 속이 여렸던 딸은 주변 어른들 걱정대로 못난 울보로 남지 않고, 배려심이 남다른 아이로 자랐습니다. 부모가 ‘최악의 엉뚱한 짓’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대로 장점을 발휘하는 사람이 됩니다. 가끔 보게 되는 악한 인격의 사람들은 그 부모의 ‘최악의 엉뚱한 짓’들의 산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육아에 있어서 효율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더 공부를 하고 알아야 합니다. 인터넷의 엄마커뮤니티에서 공감 가는 수다를 떨고 육아용품 공동구매를 하는 것도 좋지만, 맘먹고 육아공부를 하는 데 시간을 써 보는 건 어떨까요? 간혹 ‘아빠학교’ 같은 곳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온 아빠들이 대오각성을 하듯,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걸 몰랐으면 큰일 날 뻔 했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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