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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돈 버는 공공기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14년 07월호

정부가 담배로 수익을 낸다면? 과거 정부(전매청)는 직접 담배를 생산하다가 이를 공기업인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전환시켰고 결국 민영화했다. 체신청이 한국전기통신공사를 거쳐 KT로 민영화된 것도 비슷하다. 기업은 민간이 하고 정부는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것이 시장경제원칙이다. 국가가 우월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침범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불공정하다. 기업의 대부분이 공기업인 나라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북한을 보면 된다. 우리도 많은 공공기관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경영평가를 받는 약 160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여개 기관이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었다. 유형별로 그 타당성과 대안을 분석해 보자.  


첫째, 필요한 일이나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충분치 않은 경우를 보완하기 위한 시장참여다. LH공사의 임대주택이나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이 그 예다. 이 경우에는 공공기관이 그 일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민간에 맡기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낙도에 대한 배편은 수익은 낮으나 교통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설립하지 않고 가장 낮은 보조금을 요구하는 민간 선사에 그 일을 위탁하고 있다. 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우처 등 소비자 지원도 한 방안이다.


둘째, 민간을 견제할 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다. 교통안전공단의 차량검사나 한국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가 그 예다. 민간에만 맡길 경우 차량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주유소끼리 담합해 유가를 올리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시장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 경우에는 공공기관이 시장참여를 중단하고 감독기능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 예컨대 교통안전공단은 민간의 차량검사 결과에 대한 감독기능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 심판을 하려면 선수(시장참여)를 그만둬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 다른 공적인 목적수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경우다. LH공사의 분양주택사업은 임대사업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사업은 관광진흥사업을 위해 운영한다. 이 경우 정부는 공공기관의 시장참여를 중단시키고 재원을 별도로 마련해 주는 것이 맞다. 시장참여는 잘 보이지는 않으나 민간에 대한 침해가 세금보다 더 심하다. 세금은 수익의 일부를 정부가 가져오는 것이나 시장참여는 민간의 수익기회를 아예 차단하기 때문이다.


넷째, 공익성도 수익성도 낮으나 남는 시설이나 인력 활용을 위해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다. 한국석탄공사의 무연탄사업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컨벤션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사업폐지를 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


공공기관의 시장참여는 공공기관과 정부의 반대가 커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속성을 가졌다. 그러나 이는 민간의 활력을 저하시켜 현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정부개혁 차원에서 전 공공기관의 기능을 점검해 민간이 수행 가능한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할 것을 제안한다.

 

* 박진, 허경선, 조성봉, “공공기관의 시장참여 기능분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3 내용을 요약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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