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텔레파시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과학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882년 영국의 프레데릭 마이어스(1843~1901)가 만든 용어인 ‘텔레파시’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감을 사용하지 않고 생각이나 감정을 주고받는 심령현상이다. 심령현상이란 심령, 곧 마음속의 영혼에 의해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정신현상이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프리먼 다이슨은 1997년 펴낸 「상상의 세계(Imagined Worlds)」에서 21세기 후반에 인류가 텔레파시 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경공학의 발달로 신경세포(뉴런) 안에서 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장치가 개발된다. 이 장치는 뉴런의 정보를 무선신호로 바꾸어 뇌 밖으로 송신한다. 거꾸로 무선신호를 신경정보로 변환하는 수신장치를 뉴런 안에 삽입한다. 사람 뇌에 무선 송수신기가 함께 설치되면 뇌에서 뇌로 직접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다이슨은 이러한 통신방식을 ‘무선텔레파시(radiotelepathy)’라고 명명했다.
영국의 로봇공학 전문가인 케빈 워릭은 2002년 펴낸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I, Cyborg)」에서 2050년 지구를 지배하는 사이보그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생각을 신호로 보내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생각 신호(thought signal)만으로 뇌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셈이다.
다이슨과 워릭이 상상한 무선텔레파시가 실현되려면 2009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Avatar)>에서처럼 주인공의 생각이 분신(아바타)의 몸을 통해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지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 곧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Brain-Machine Interface)가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BMI 전문가들은 2020년경에 비행기 조종사들이 손을 사용하지 않고 머릿속 생각만으로 계기를 움직여 비행기를 조종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인 미겔 니코렐리스는 2011년 3월 펴낸 「뇌의 미래 (Beyond Boundaries)」에서 “앞으로 20년 안에 사람의 뇌와 각종 기계장치가 연결된 네트워크가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인류는 생각만으로 제어되는 아바타를 통해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환경, 예컨대 원자력발전소, 깊은 바닷속, 우주공간 또는 사람의 혈관 안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BMI 기술이 발전하면 “궁극적으로 사람의 뇌끼리 연결되어 말을 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소통하는 뇌-뇌 인터페이스(BBI; Brain-Brain Interface)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니코렐리스는 BBI 기능을 가진 뇌끼리 연결된 네트워크를 뇌 네트(brain-net)라고 명명하고, 마침내 사람의 뇌가 신체로부터 해방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상상했다. 뇌 네트가 실현되면 “개별적 인간을 정의해주던 신체적 경계가 느슨해지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집단적으로 마음 융합(mind meld)이 발생하여 현재의 인류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놀라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는 2014년 2월 펴낸 「마음의 미래(The Future of the Mind)」에서 뇌 네트를 마음 인터넷(Internet of the Mind)이라 부를 것을 제안하고, 마음 인터넷으로 인류가 텔레파시처럼 생각과 감정을 실시간으로 교환하게 되면 미래사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녕 전화는 물론 언어도 쓸모없어지는 세상이 오고야 말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