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는 가장 적극적으로 신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영역을 확장시키는 분야다. 특히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빌보드판은 새로운 광고 시도가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다. 세계경제의 중심이자 하루 31만명, 연간 1억명 이상이 지나가는 이 세계적 랜드마크는 가시적인 광고효과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이곳에 광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세계적인 브랜드로서의 규모감과 파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해외의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타임스퀘어 빌보드 광고에 많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타임스퀘어에서 다양한 쌍방향 광고를 시도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8월에는 ‘현대 브릴리언트 인터랙티브아트(Hyundai Brilliant Interactive Art)’ 캠페인을 선보였다(그림 1). 스마트폰으로 ‘미스터 브릴리언트’라는 이름의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캠페인 페이지로 자동 연결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중한 사람에게 보낼 메시지를 선택하면 미스터 브릴리언트가 나타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나만의 이벤트를 펼쳐주는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최첨단 안면인식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면 미스터 브릴리언트가 나와 자유의 여신상, 경찰, 스타, 여행자, 화가, 레이서 등으로 고객을 변신시켜주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자신의 모습과 메시지를 대형 전광판을 통해 접한 고객들과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광고로 보는 데서 오는 즐거움은 고객들의 스마트폰으로 촬영돼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퍼져 나감으로써 또 다른 광고효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이 캠페인은 높은 참여도와 함께 현지 언론에도 크게 주목받으며 성공적인 캠페인 퍼포먼스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전에도 타임스퀘어에서 다양한 광고를 시도했던 현대자동차는 2011년 12월 벨로스터 런칭 당시, 인터랙티브 레이싱 게임인 ‘현대 레이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그림 2). 모바일을 통한 자동차 브랜드의 레이스 게임 어플은 있었으나 이것을 거대 전광판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보여준 것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인 획기적인 시도였다. 옥외 스크린을 중심으로 반경 100m 내에서 본인이 소지한 스마트폰으로 현대 레이스 어플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대기 순번에 따라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전광판에 벨로스터가 등장하면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선택하고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레이싱을 펼친다. 작은 폰 안에서의 게임을 거대 전광판을 통해 경험해보는 짜릿함을 선사하며 매번 게임이 끝날 때마다 상위 10명의 플레이어의 이름과 기록을 보여줘 사람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캠페인은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도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미제레오르(MISEREOR)는 1958년 설립된 독일의 자선 기부단체다. 인종·종교·국적에 상관없이 전 세계의 빈곤과 가난을 퇴치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미제레오르는 모금을 위한 독특한 아이디어와 광고영상으로 매년 큰 관심을 받는 기관 중 하나다. 최근 미제레오르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랙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The Social Swiper’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새로운 기부 방법으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 신용카드에 주목했다(그림 3). ‘밥을 주세요(Feed them!)’, ‘자유를 주세요(Free them!)’라는 메시지와 함께 빵 한 덩어리와 손을 묶은 밧줄이 보인다. 그리고 그 가운데 신용카드가 지나가는 홈이 파여 있고 그 부분을 카드가 통과하는 순간 빵이 잘리면서 당신의 2유로가 페루의 가난한 가족에게 꼭 필요한 양식을 제공했다는 메시지가 뜬다. 또한 신용카드가 지나가면 손목을 묶은 밧줄이 잘리면서 감옥에 갇힌 필리핀 아이들이 자유로워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기부가 됐음을 알린다. 이 캠페인은 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의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온정을 베풀라는 뜻과 함께 여행으로 들뜬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기부를 유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보통의 뉴미디어들이 브랜드 로열티 형성에는 효과적이나 실질적 세일즈와는 연계되기 힘들다는 세간의 지적을 뛰어넘은 점에서 더 가치로운 캠페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이 캠페인은 암스테르담과 함부르크 국제공항에 설치돼 한 달 만에 3천유로의 기부금을 모았고, 전년 대비 23%가 넘는 기부건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14년 원 쇼 국제광고제와 칸 국제광고제에서 모두 아웃도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인터넷·SNS·모바일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광고 영역 또한 다양한 뉴미디어와 결합돼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인쇄광고지만 동영상과 결합돼 나타나기도 하고 가장 보수적인 TV광고조차 터치스크린 기술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결합돼 인터랙티브를 꿈꾼다. 일명 ‘크로스 미디어’의 시대다. 이제 원하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광고로는 주목받기 힘들어졌다. 얼마나 미디어를 잘 알고 잘 활용하는가가 관건인 시대, 다양한 미디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의 시대. 아, 광고하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