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오염의 요인이 된다. 일본 규슈공과대의 요시히토 시라이 교수는 부엌 쓰레기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해 2004년 공장을 건설했다.
자연에서는 이처럼 한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다른 과정을 위한 양분과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사례가 무궁무진하다. 생태계의 이런 순환 방식에서 영감을 얻은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오늘날 경제는 ‘수취, 제조, 처분(take, make, dispose)’하는 3단계 과정으로 운용되는 선형경제(linear economy)이다. 선형경제에서는 자원을 채취해서 제품을 만들고 그 쓰임이 다하면 버리므로 자원이 순환될 수 없다.
순환경제는 1966년 경제학자인 케네스 볼딩(1910~1993)의 논문에서 처음 제안된 아이디어로 여겨진다. 순환경제의 이론적 토대는 자연에서 답을 찾는 여러 접근 방법, 가령 생물모방(biomimicry), 요람에서 요람으로(cradle to cradle), 청색경제(blue economy)에 의해 구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생물모방은 생물의 구조와 기능이나 생태계의 순환방식을 연구해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물질을 창조하려는 과학기술이다. 1997년 미국의 생물학 저술가인 재닌 베니어스가 펴낸 「생물모방」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올랐다.
요람에서 요람으로(C2C)는 2002년 독일 화학자인 미하엘 브라운가르트와 미국 건축가인 윌리엄 맥도너가 함께 펴낸 책의 제목으로 사용되어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생태계의 순환 과정을 제품 설계에 적용하여 산업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아이디어이다.
청색경제는 2010년 벨기에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군터 파울리가 펴낸 책 제목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파울리는 이 책에서 100가지 생물모방 기술로 2020년까지 10년 동안 1억개의 청색 일자리가 창출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00가지 사례를 통해, 자연에서 답을 찾는 청색경제가 녹색경제의 한계를 보완해서 청색행성인 지구의 환경위기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접근방법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청색경제의 맥락에서 생물모방 기술을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이라고 부를 것을 2012년 펴낸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서 제안한 바 있다. 이를테면 청색기술은 청색경제와 순환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인 셈이다.
순환경제가 21세기 초반부터 선형경제의 대안으로 부각된 까닭은 전 지구적인 자원 낭비와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식의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설립된 순환경제 전문 연구기관인 엘런맥아더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과 함께 선형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순환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전개함에 따라 순환경제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제너럴모터스는 자동차 공장 폐기물을 재활용해 연간 10억달러나 되는 매출이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푸마는 소비자로부터 중고품을 수거해서 새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리코는 낡은 복사기의 부품을 교환해 성능이 향상된 제품으로 다시 판매한다. 구글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직접 오래된 부품을 새것으로 바꿔 조립할 수 있게끔 설계하고 있다.
엘런맥아더재단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순환경제로 전환할 경우 2025년까지 해마다 1조달러의 절감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