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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완의 글 그리고 글돌멩이가 칼에 베인다. 돌의 상처는 돌에 핀 꽃이 된다. 石上開花
이완 서예ㆍ캘리그라피 작가 2015년 06월호

돌멩이가 칼에 베인다

돌의 상처는

돌에 핀 꽃이 된다 石上開花

 

화선지에 붓으로 글을 쓰듯 돌 위에 칼로 쓴다. 때문에 전각도(刀)를 철필(鐵筆)이라 부르기도 한다. 붓과 더불어 칼을 쓰기 때문에, 작가들은 농담 삼아 문무(文武)를 겸비한다 말한다.

 

전각(篆刻)은 돌이나 나무, 금속 등에 문자나 이미지를 새기는 섬묘한 동양 서화예술의 한 장르이다. 기본적으로 이름이나 관직, 아호 등을 새겨 서화 작품에 찍는 인장의 역할로써 서양의 ‘signature’와 공통점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인면(印面)에 이름을 새겨 찍는 실용적 인장의 가치를 뛰어넘어 문자와 이미지가 칼 맛, 붓 맛, 돌 맛 등의 조화를 이뤄 전각이 전각 이상의 의미를 담을 때 비로소 독립된 예술로 완성된다.

 

전각은 인장의 개념으로 시작되었기에 비교적 작은 크기의 예술품에 속하지만, 주재료인 석인재(石印材)는 때론 보석과 맞먹는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때문에 거미줄보다도 가는 선과 먼지만 한 공간을 보아야 하고, 때론 그 작은 공간 안에 우주를 흩뿌려 담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전각을 방촌지간(方寸之間)의 예술이라 부르기도 한다.

 

글씨에 흑과 백이 있듯 전각에는 음과 양이 있다. 음각은 선만을 파내고, 양각은 선을 제외한 부분을 파낸다. 양각을 새기는 것은 선을 새기는 것이 아니라 선이 아닌 것을 새기지만, 결론적으로 선만이 남는 것이다. 상반, 상동의 관계에서 선이 여백이 되기도 하고 여백이 선이 되기도 한다. 작은 공간을 쪼개고 새기며 선과 여백을 알게 되고, 음과 양이 공존함을 배운다. 각인(刻印)된 것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 이의 이름을 마음속에 새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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