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유튜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콘텐츠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했다. 이러한 인프라 변화에 힘입어 BTS를 비롯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콘텐츠산업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류가 보편화하면서 콘텐츠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 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 1990년대 무렵부터 중국과 일본 등에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 그룹들이 진출했지만, 이때만 해도 한국 문화가 해외에 나갔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는 수준이었다.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성공을 거두면서 한류에 산업이라는 존재감이 부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 IT산업의 총아인 게임이 중국시장의 성장과 함께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 분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콘텐츠산업은 크게 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지식정보, 캐릭터라이선스 등 10개 분야로 분류된다. 세계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2조3,940억달러로 세계 반도체시장(약 4,462억달러)의 5배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식정보(27.8%), 광고(21.4%) 등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여전히 영미 선진국이 주도하는 철옹성이다.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게임, 음악, 영화 등은 세계 콘텐츠시장의 약 10% 내외다. 한류 성장과 함께 수출 비약적 증가2018년 13대 수출 품목인 가전 넘어서 콘텐츠산업은 시장 규모는 크지만 전통적으로 내수 중심 산업으로 평가돼 성장성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한류의 성장과 함께 수출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출성장 산업으로 변모했다. 2018년 기준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95억6천만달러로 2014년 이후 연평균 16%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연 1.4%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수출액 규모로는 2018년 우리나라 총수출액인 6,049억달러 가운데 약 1.6% 수준이다. 비중으로는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우리나라 13대 수출 주력 품목인 가전 수출액(72억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수출 비중이 큰 분야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콘텐츠산업은 주변 산업에 미치는 효과, 즉 긍정적 외부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그 가치를 더 인정받는다. 콘텐츠산업을 비롯한 문화산업은 개별 소비자들이 상품 소비에서 얻는 즐거움과 효용 외에도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 관광 등으로 연계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 등과 같은 외부 편익이 강하게 발생하는 성향이 있다. 특히 한류 콘텐츠의 경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개별 비용 없이 한류 이미지를 차용할 수 있고 그 편익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공공재와 같은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독특하게도 관련 소비재 수출 견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간 무역량은 정치적 관계나 경제 규모, 물리적 거리, 교역정책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이 높은 경우, 즉 국가 간 문화가 서로 비슷한 측면이 많은 경우 서로의 무역량을 늘린다는 것이 실증 분석되고 있다. 언어, 종교, 민족 등과 같은 문화요인들을 공유하는 경우 소비자의 기호나 취향이 중요한 재화들의 교역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및 SNS 등이 발달하면서 세계적으로 동일한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일이 증가했다. 이런 경우 동일한 문화상품을 공유함에 따라 문화적 친밀감도 높아지는데, 그 결과 해당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국가의 소비재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콘텐츠와 소비재 수출 데이터로 실증분석을 한 결과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과 소비재 수출액으로 구성된 패널 데이터(여러 개체를 복수의 시간에 걸쳐 추적해 얻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문화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증가할 때 화장품, 의류, 가공식품, 가전 및 휴대폰 등 소비재 수출 248달러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류 수출이 늘어날수록 한류 수출 증가액의 약 2.5배만큼 관련 소비재 수출이 늘어난다는 결과다. 한류 문화 콘텐츠 수출이 소비재 수출을 견인하는 무역창출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게 검증된 것이다. 게임, 영화 등 특정 분야 편향성은 과제낮은 인건비,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도 필요 하지만 장점만 있는 산업은 없듯 콘텐츠산업에도 문제점들이 많다. 산업의 특성상 영세한 기업들이 많고 수익 변동성도 높아 기업의 안정성도 매우 떨어진다. 제조업과 같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노동 투입 비중을 줄이기도 어려워 늘 비용압박 성향에 시달린다는 한계도 있다. 그러나 이 산업이 외부에 미치는 효과, 즉 시장가격을 넘어서는 편익이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정부나 기금, 공동체의 외부 지원이 정당화돼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정부가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근거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방식이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 과거 우리 정부가 활용해온 제조업 육성 방식과는 다른 형태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히 합의된 바가 없다. 다양한 정책 실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수출액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하고 펀드 투자금의 상당액이 영화로만 집중되는 등 특정 분야에 대한 편향성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K-팝, 드라마, 영화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낮은 인건비, 열악한 노동 환경 등에 대한 개선도 계속 필요하다. 열정과 꿈으로만 이어지던 분야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들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카이로 국제 도서전(1~2월)을 시작으로 런던 국제 도서전(3월), 파리 국제 도서전(3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4월), 스웨덴 예테보리 국제 도서전(9월) 등 다양한 국제 도서전이 매해 세계 곳곳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서전을 뽑으라면 매년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rankfurt Book Fair, 이하 도서전)이 첫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장르 웹툰, 원소스멀티유즈 확장 가능성 높아 올해 71회째를 맞이한 도서전에는 전 세계 104개 국가 7,450개 출판사와 출판관계자 3만여명을 비롯해 30만명이 넘는 일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책을 중심으로 마련된 4천개의 행사와 각종 토론회강연회는 독자와 저자의 만남을 주선하고 각종 지식을 나누며, 저작권라이선스 등의 출판 비즈니스 계약도 이끌어낸다. 스웨덴에서 열린 2019 예테보리 국제 도서전에 참석하고 독일을 찾은 주재은 대한출판문화협회 팀장은 학술 세미나와 북토크 중심으로 진행되는 예테보리 국제 도서전과 달리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출판 비즈니스를 위한 도서 박람회의 성격이 강하다며 출판 거래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곳곳에 자리 잡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최신 출판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최근 도서전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디지털화와 다양한 매체의 출현으로 변화를 맞고 있다. 황신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본부 만화스토리산업팀장은 전통적으로 유럽은 출판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며 해외 바이어들도 점차 출판인쇄물에서 새로운 콘텐츠 쪽으로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서전에 미디어 아트나 디지털 관련 쪽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래서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부스에서 상담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만화, 스토리 부문 기업들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가상현실(VR) 만화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스피어툰(Sphere Toon)은 VR 웹툰 체험 코너를 운영해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 쪽에서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VR 기술이 웹툰과 결합됐다는 것을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웹툰은 이제 원래의 장르를 넘어 영화, 드라마, 게임 등과 어우러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로서 확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만화 콘텐츠 전문기업 재담미디어의 노은정 이사는 웹툰은 기존에는 없던 장르를 한국이 처음 만든 것이어서 다른 곳에서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이 만화강국이지만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장르인 웹툰은 사실상 한국이 최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대중의 관심과 위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데, 재담미디어의 장윤민 PD는 웹툰 홍보와 작품 홍보가 동시에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런 전시회에 한국 웹툰 전용관을 만들어 알릴 필요가 있다며 홍보와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플랫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콘텐츠 소비방식과 서비스 모델도 급변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종이책도 이용 환경에 맞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디지털 출판을 가능하게 만드는 셀프출판이 대표적. 셀프출판의 선두주자로서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누구나 자신이 쓴 전자책을 무료로 업로드하고, 출판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을 제공하는 아마존 부스에는 전자책 리더기 킨들과 해당 서비스로 발간된 실물 책들을 직접 보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량 출판이 아닌 개인 작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요에 맞게 출판하는 유럽의 유명 셀프출판 업체 BoD(Books on Demand)의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어 셀프출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출판은 더 이상 대형 출판사들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누구나 작가가 되고 출판인이 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셀프출판 관심 급증젊고 새로워지기 위한 다양한 시도 진행 중 출판 트렌드에 발맞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도 전자출판관 부스를 마련했는데 북이오, 아이포트폴리오, 조아라, 에스프레소북, JSC 5개사가 참여해 증강현실(AR) 기반의 융합형 출판 콘텐츠와 셀프출판 홍보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2년 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에스프레소북은 책 집필을 어려워하는 고객들의 고민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책을 만들 수 있는 셀프출판앱 하루북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뜨겁다. 인도네시아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해외 반응을 전해준 최소혜 편집자는 현지 인쇄소 활용과 같은 방법을 이용해 가격을 최대한 낮춰 서비스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해외진출 의지를 보였다. 셀프출판과 함께 오디오북을 위시한 오디오 콘텐츠 역시 새로운 독자를 계속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도서전에 마련된 오디오(Frankfurt Audio) 섹션에서는 오디오를 통한 콘텐츠 제작 및 보급과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뤘으며 전문가들이 참여한 오디오서밋도 각광을 받았다. 오디오 콘텐츠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팟캐스트를 관람객들이 경험해볼 수 있도록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재현하기도 했다. 이 밖에 미래 문화 축제라는 부제를 달고 2016년부터 시작된 The ARTS+ 섹션에서는 책을 넘어 영화, TV, 게임,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등의 분야에서 예술과 디지털 기술 사이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시너지를 찾기 위한 논의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책들이 다른 영역들과 어떻게 협력하며 진화할지, 더 젊고 새로워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를 깊이 고민하는 뜨거운 현장이었다. 올해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책을 뛰어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었다.
디즈니 캐릭터만큼 친숙하진 않지만 어디서 본 듯한 롤러코스터 소년. 바로 콘텐츠 전문기업 크리스피의 대표 캐릭터 노리다. 크리스피는 노리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롤러코스터보이, 노리〉를 제작하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 키즈카페, 스마트 RC카 등 원소스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전략으로 해외를 공략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콘텐츠업계에서 작은 거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손대균 대표를 만났다. 영화,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다 창업했는데. 영화를 전공한 뒤 조감독,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와 프로듀서로 생활했다. 아시다시피 그쪽 일이 참 배고프다. 그래서 관두고 은행에서 3년 정도 일했는데 그때 남는 시간에 구상했던 것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콘텐츠가 맞지만 기존의 대형 플레이어들이 있으니 그냥 회사를 만들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 결국 해외로 진출해서 IP(지식재산권)를 갖고 새로운 트렌드나 기술을 융합해 OSMU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겠다고 처음부터 방향을 잡았다. 주력 콘텐츠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노리파크라는 테마파크에 살고 있는 롤러코스터 노리다. 노리를 주인공으로 52부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2017년 KBS 방영을 시작으로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 방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CCTV에서도 방영을 시작해 동시간 전체 시청률 6위까지 달성했고 완구숍 등에서 관련 제품들이 팔리면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에서도 방영 중이며 10월부터는 독일에서도 TV 방영을 시작해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들엔 어떤 게 있나. 노리가 테마파크에 살고 있다는 데 착안해 처음 기획할 때부터 테마파크를 염두에 뒀다. 그런데 테마파크는 워낙 규모가 크고 초기 투자비도 많이 들어 대안으로 생각했던 게 실내형 테마파크였고, 거기에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디지털로 가야겠다고 생각해 디지털 테마파크 형식의 키즈카페 사업을 같이 진행하게 됐다. 그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져 독일에 진출해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1호점을 냈다. 만약 그냥 애니메이션만으로, 단순한 키즈카페로만 접근했다면 진출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두 가지를 같이, 우리가 보유한 기술과 함께 제안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현지 반응은 어떤가. 한국은 키즈카페가 레드오션이지만 독일은 블루오션이다. 그만큼 아직은 낯선 문화다. 초반엔 키즈카페에 익숙한 아시아인, 인도인이 주된 고객이었다. 그런데 확장공사 회의차 최근 방문했더니 오픈 때와는 반대로 독일인들이 70~80%라더라. 현지 파트너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문의도 많아졌다. 현재 해외 매장은 프랑크푸르트 한 곳뿐인가? 해외 2호점을 준비 중이다. 현지 파트너사가 프랑크푸르트 근교 하나우(Hanau)에 2만4천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현재 건축 설계는 끝났고 1년째 정부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내년 2월쯤이면 모든 절차가 끝나 하반기에는 오픈할 수 있을 것 같다. 건물 이름 자체가 노리 펀파크다.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노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베가랜드에서 착안해 어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e-스포츠 존, 3층은 노리파크로 구성된 종합엔터테인먼트 파크를 짓고 있다. 해외 진출을 하면서 한국과 다른 점들로 고생했겠다. 사실 독일에서 가장 먼저 계약한 곳은 아헨(Aachen)이었다. 실내 배구코트를 개조하려 했는데 아직까지 건축 허가가 안 났다. 독일에는 키즈카페 등 실내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많지 않아 해당되는 건축 기준들도 별로 없고 아이들 시설이다 보니 안전 부분에서 굉장히 까다롭다. 그래서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이를 뚫고 해내면 다른 유럽 국가에 진출하는 데는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 노리를 활용한 다른 사업들의 현황도 궁금하다. 라이선싱의 경우 중국유럽만큼 활발하진 않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쪽에서 접촉이 많이 늘었고, 단순한 라이선싱 계약은 많이들 요청해와 하나씩 진행 중이다. 라이선싱 계약이라 하면? 현지 완구회사에 라이선싱 권리를 판매하는 거다. 우리 캐릭터와 디자인을 넘기면 그걸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판매 금액이나 매출 비율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 하지만 디즈니처럼 거대한 콘텐츠IP를 갖고 있는 회사들에 비해서는 그럴 기회가 적다. 헬로키티나 미키마우스를 컵에 찍으면 더 잘 팔리는데 굳이 노리 캐릭터를 돈 주고 살 필요가 있겠나. 그래서 콘텐츠가 중요한 거고, 방송으로 인지도를 넓히거나 키즈카페처럼 고객 니즈가 있는 사업을 먼저 시작해 캐릭터를 알려 시너지를 내려는 거다. 노리 외에도 캐릭터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 교육 쪽이라 보고, 교육열 높고 IT 강국인 인도를 타깃으로 정하고 기획한 캐릭터가 책벌레 고고다. 현지 파트너를 찾아 애니메이션을 공동제작해 진출했던 중국 사례처럼 인도 역시 툰즈미디어라는 회사와 합작해 공동제작 중이다. 단순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그치지 않고 증강현실(AR),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용 플랫폼으로 만들려 한다. 화면 속에 아이들이 들어가 실제 책벌레들이 하는 연극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AR 구연동화를 만들어 프랑크푸르트, 경기 이천의 키즈카페 매장에 설치해 테스트 중인데 반응이 굉장히 좋다. 콘텐츠 개발제작에서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사용자 관점이다. 우리 디지털 키즈카페를 예로 들면 거기 들어가는 기술이나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점주가 다루기 힘들면 안 된다. 켜고 끄기만 하면 되도록 버튼 하나로 단순화하는 게 우리 목표고 그렇게 해왔다. 사용자들에게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얼마나 편하고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느냐다. 나도 크리에이터다 보니 처음에는 뭐든 멋있게 하려 하고 내용의 깊이부터 신경 썼는데 상용화해보니 빠르고, 쉽고, 재미있고, 간편해야 하더라. 노리도 원래는 다른 프로젝트였는데 그런 과정을 거쳐 피벗(Pivot;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해 탄생했다. 끝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콘텐츠 제작자들 중에는 완벽할 때까지 밖으로 내놓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시장 검증을 거치려면 결국 시장으로 나와야 한다. 지금의 노리도 처음에 갖고 다녔던 디자인과는 많이 다르다. 여러 전시회를 다니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무수한 수정을 거쳤다. 그걸 다른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그런 노력을 눈여겨본 사람과 계약으로 맺어지기도 했다. 발전하는 모습, 가능성을 알릴 수 있는 곳이 각종 전시회박람회다. 온라인이 중요하다지만 결국은 시장에 내놓고 대면하고 피드백받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양은주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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