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모빌리티산업은 자동차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해왔다. 2010년 우버의 승차공유서비스와 다임러의 차량공유서비스 카투고를 시작으로, 2011년 우리나라의 쏘카, 2012년 미국의 리프트 및 중국 디디다처가 공유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이후에도 구글 웨이모가 2018년에 상용 자율주행서비스를 개시했고, 2019년에 우버와 리프트가 상장하는 등 모빌리티 서비스산업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됐다. 도시화, 개인화, 고령화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운전에서 이동으로, 자동차에서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모빌리티산업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무엇인가?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일부 지역의 폐쇄 등으로 사람의 이동이 크게 줄고 비대면산업이 성장하면서 사물의 이동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정리하자면 배송증가와 사람이동 감소이며 모빌리티 서비스산업과 자동차산업에서 그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퍼스널 모빌리티 수요 늘고 비대면 배송 위한 로봇 활용 확대 우선, 모빌리티서비스 측면에서는 배송서비스가 증가하고 사용자 이동서비스가 감소했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의 수요가 늘었으며, 비대면 배송을 위한 로봇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공유서비스 업체들은 향후 서비스 재확대를 대비해 클리닝관리 서비스에도 신경 쓰고 있다. 배송서비스 증가세는 관련 업계 채용에도 반영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식품 등 생필품과 기타 상품의 배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아마존, 월마트, 인스타카트 등 주요 배송 관련 업체들이 직원 채용을 크게 늘렸다. 아마존은 코로나19가 한참 심각했던 3월에 10만 명, 4월에는 7만5천 명 등의 직원 채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월마트와 인스타카트도 직원 고용을 늘린 바 있다. 반면에 사용자 이동서비스는 크게 감소했다. 대표적인 승차공유 업체인 우버는 지난 5월 인력의 14%인 3,7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리프트는 인력의 17%를 해고했으며, 차량공유 업체인 집카도 인력의 20%를 감축했다. 렌터카 업체 허츠는 파산 신청을 하기도 했다. 주요 자동차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GM은 차량공유서비스인 메이븐을 중단했으며, 다임러와 BMW의 합작 서비스사인 유어나우는 실적이 저조해 두 자동차사에 큰 부담이 됐다. 한편 우버와 리프트는 승차공유서비스 인력을 해고하기도 했지만, 배송서비스를 강화해 좋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우버는 우버 다이렉트, 우버 커넥트 등 상품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리프트는 리프트 운전자들이 식품, 의약품, 위생용품 등을 정부기관, 의료단체, 비영리단체 등에 배달하는 에션셜 딜리버리(Essential Deliveries)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아마존과 협력해 식료품을 배달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향후 시장에서는 사용자 이동서비스와 상품 배송서비스가 동시에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자율주행 업체인 죽스를 인수했으며, 향후 상품 배송과 사용자 이동에 자율주행을 적용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서비스사들은 배송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주요 자동차사와 관련 부품사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차량 판매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차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 전 세계 차량 판매량을 살펴보면, 3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은 38%, 서유럽은 52.9%, 중국은 40.8% 감소했다. 4월에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각각 53%와 80%, 5월에는 각각 33%와 57%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4월과 5월에 각각 0.9%와 14.5% 증가했다. 한편 공장가동률 부문(4월 16일 기준)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업계에서 가장 높은 64.7%를 기록했지만,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다임러, GM은 각각 14.3%, 11.1%, 10.5%로 매우 낮은 가동률을 기록했다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했다. 자동차산업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변화 가속화할 것 우리나라 모빌리티시장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으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이 크게 감소했지만 개인차량을 이용한 출퇴근이 늘었으며 배송서비스 및 자전거, 전동킥보드의 이용이 크게 늘었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3월과 4월 첫 주에 대중교통 이용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5%, 28.3% 감소했으며 자동차 통행량도 7.2%, 3.4% 줄었다. 자동차 통행량이 대중교통 이용객에 비해서 크게 줄어들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출퇴근할 때 대중교통을 피하기 위해 몇 달씩 차량을 빌리는 등 렌터카와 차량공유 이용량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배송시장에서도 온라인 결제액과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 모빌리티시장은 자동차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서비스가 주요 서비스로 떠오르면서 향후 자율주행 배송서비스, 로봇을 이용한 실내 배송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공유서비스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긴 했지만, 주요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공유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유서비스의 성장 및 자율주행 진화와 맞물려, 차량 관리서비스도 확산될 것이다. 관련 업계는 항균항바이러스 제품 탑재, 자외선 살균 등 차량 클리닝서비스는 물론 차량 부품 고장 진단 등 진단서비스를 강화해 공유서비스를 보강해나갈 전망이다. 주요 자동차사도 디지털클라우드화를 진행해 서비스사업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온라인 판매와 로봇 기반 유연 생산을 확대하면서 생산-판매-주행을 묶는 클라우드화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판매-주행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자동차업체들의 향후 서비스사업 확대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에서 이동으로, 자동차에서 서비스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적절한 투자와 유기적인 협력을 함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모빌리티산업이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미래 자동차산업으로 서비스형 모빌리티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가 주목받고 있다. 마스는 대중 혹은 개인의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로 묶어 이동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모든 대안과 사용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이동계획, 예약, 전자 티켓팅, 지급 결제 서비스를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통합함으로써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렇게 마스가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주제로 각광받는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전 세계적인 심각한 도시화로 교통 혼잡 문제를 더 이상 도로 및 대중교통 확충 등 물리적 인프라 측면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갈망하고 있다. 마스는 더 많은 사람과 상품을 더 빠르고 덜 비싼 방식으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인구 분산을 가능케 하는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둘째, 이미 전 세계 승차공유 사용자가 1천만 명이 넘었고 50여 국가에서 1천 개 이상의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공유서비스는 대중화됐다.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의 여러 대안을 공통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통합된 플랫폼에서 여정 전반에 대한 시간, 비용, 안락함 등 사용자의 선호에 기반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셋째, 마스가 자동차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면서 기존 자동차산업을 전통적 제조업에서 점차 서비스 영역으로 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운송물류금융데이터 서비스 등을 융합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과 신규 기업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몇몇 국가에서는 선도적으로 통합된 모빌리티 앱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택시, 차량 대여, 대중교통, 자전거 공유 등 모든 교통 옵션을 하나의 청구서로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 윔(Whim)과 스웨덴 예테보리의 유비고(UbiGo)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이나, 어느 나라보다도 훌륭한 교통 인프라와 선진화된 교통정보 제공 및 결제 시스템이 준비돼 있다. 교통서비스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체계적으로 잘 이뤄낸다면 조만간 유럽보다 더 뛰어난 마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9년 말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등장은 교통과 운송 자체를 일순간에 급감시키며 전도유망한 마스산업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줬다. 마스의 수익 모델이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서부터 유래된다는 점과 아직 산업이 유년 단계라는 점에서 그 경제적 충격은 크다고 하겠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대중교통수단을 기피하고 개인차량을 선호하는 현상 또한 마스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도 있다. 마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용자들의 불안감이나 잠재위험 요소들을 배제 혹은 회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솔루션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또한 원격근무의 확대로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 소비가 늘면서 마스와 결합한 유통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마스산업에 가져올 영향력과 변화를 누구도 속단할 수 없지만, 마스는 자동차산업 및 관련 제반 산업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요한 혁신요소 중 하나이며 이 방향성은 꺾이지 않는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마스 관련 성공 사례들은 계속 도출될 것이고 관련 산업과 시장은 계속 진화해나갈 것이다.
지난 6월 모빌리티 업계에 빅뉴스가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12억 달러(약 1조3,5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실리콘밸리 자율주행자동차 회사 죽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었다. 죽스는 올해 미국 기술조사업체 내비건트 리서치의 자율주행 기술 순위 9위에 오른 유망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로 아마존이 자율주행차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과거에도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오로라와 엠바크 등에 투자하며 모빌리티 관련 기술개발에 공격적 행보를 이어왔다. 글로벌 자율주행차시장에서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 웨이모를 비롯해 GM의 크루즈, 우버, 테슬라,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계의 최강자답게 물류산업 혁신 등을 위해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면 물류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아마존은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의 죽스 인수를 두고 장기적으로 볼 때 아마존 배송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아마존이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차량 내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도 따냈다. 아마존은 배달로봇시장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배달로봇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의 자율주행 배달로봇인 아마존 스카우트를 지난해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올 7월부터는 조지아주, 테네시주 등으로 운영지역을 확대했다.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에 자사의 인공지능(AI)서비스 알렉사를 결합하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올 초에는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사 람보르기니,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오토모티브 등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신차에 알렉사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리비안은 연말부터 전기차 SUV인 R1S 등에 알렉사를 활용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와도 협업 중이다. 위라이드는 아마존 클라우드서비스를 기반으로 중국 광저우에서 로보택시(자율주행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위라이드에 각종 설계와 앱 개발 등을 지원했다. 아마존은 최근 리비안과 협업해 개발한 배송용 전기승합차도 공개했다. 이 전기차는 2022년부터 실제 투입돼 도로를 운행하게 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전기승합차는 아마존이 투자한 3개 모델 중 하나로, 최첨단 센서 장치와 고속도로 어시스트 기술, 360도 전방위 시야를 제공하는 외부 카메라 등 다양한 안전기능을 갖췄다. 아마존의 모빌리티 전략은 지상에서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하늘을 나는 드론배송에서도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배송용 드론 프라임에어에 대한 운항 허가를 받아 대규모 드론배송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데이비드 카본 아마존 프라임에어 담당 부사장은 드론배송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이라며 30분 내 배송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FAA 등 세계 각국 규제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자 로봇이 식당에서 조리된 음식을 싣고 내가 있는 곳으로 출발한다. 배달로봇은 탑재된 통신 단말로 공용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도 불러 세운다. 문 앞에 도착한 로봇이 나에게 알림을 보낸다. 음식이 도착했어요.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연말이면 이 같은 음식배달로봇은 현실이 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와 생활 전반에서 가능한 한 대면접촉을 줄이려는 수요가 급증해 호텔, 레스토랑, 병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로봇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협력해 5G 로봇배달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로봇배달서비스에 SK텔레콤의 5G MEC(Mobile Edge Computing; 데이터가 수집되는 현장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술) 클라우드 플랫폼 및 통신망 운용 노하우를 접목해 무인유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는 내년 2월 한화건설 신규 입주단지 포레나 영등포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딜리Z는 이르면 올 연말 국내 최초로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호텔에서는 이미 로봇배달이 상용화돼 있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지난해 12월 노보텔앰배서더 서울 동대문호텔에 기가지니 호텔로봇을 처음 선보였다. 호텔 투숙객이 수건, 생수 등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객실로 배달한다. 지난 4월에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2세대 로봇까지 내놨다. 객실에 도착해 열림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물건이 담긴 적재함을 열 수 없고, 장애물 등으로 충돌 상황이 감지될 때는 알아서 회피하는 등 주행 안정성도 높아졌다. 코로나19로 호텔들이 인건비 절감과 비대면서비스에 나서면서 로봇 룸서비스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T는 지난 9월 레스토랑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타워점에 인공지능(AI) 서빙로봇을 배치해 시범 운영했다. 해당 사업은 향후 전국 지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I 서빙로봇은 3D 공간매핑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해 테이블 간 통로를 정밀하게 주행하고 장애물도 유연하게 회피할 수 있으며, 한 번의 목적지 입력으로 최대 4곳의 테이블에서 주문한 음식을 나를 수 있다. 로봇의 무게는 25kg이고 실을 수 있는 적재하중은 30kg이다. KT는 내년 상반기에 어린이나 어르신의 말동무가 돼주고 심부름도 해주는 반려로봇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발판으로 통신업계는 5G 자율주행로봇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하려고 한다. 5G는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AI빅데이터클라우드와 결합하고 있어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진 플랫폼인 만큼, 위험한 산업현장에서의 사물이동을 로봇이 대신하게끔 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로봇 전문업체 언맨드솔루션과 함께 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공장에서 자율주행로봇 실증을 마쳤으며,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다. 로봇은 정유공장에 특화된 순찰기능을 선보이며 10cm 오차 이내로 정교하게 움직인다. KT도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해 5G 기반으로 자율주행과 작업이 가능한 무인지게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역시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와 손잡고 무인공장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자율주행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빌리티산업의 키워드는 연결(Connected), 자율(Autonomous), 공유(Shared), 전동화(Electric)로 일반적으로는 CASE, 순서를 바꿔 ACES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키워드가 CASE에서 Safe-SPACE로 변하고 있다. 이동수단 이용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인간의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안전(safety)은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코로나19로 모빌리티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떠오른 키워드도 안전이다. 기존의 안전 개념에 바이러스 감염 방지라는 새로운 안전 이슈가 합쳐져 소독 기능소재 등이 모빌리티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SPACE의 S는 구독(Subscription)으로 공유와 소유 사이의 임시소유(temporary ownership)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의 자동차 구독 모델은 제한된 지역에서만 주로 고급 브랜드로 운영돼 비즈니스 확장에 한계를 나타냈으나 코로나19로 다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독서비스를 이용해 사람 간의 접촉을 줄여 감염 가능성을 낮추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 예로 최근 인도 자동차시장 최강자인 스즈키, 도요타 등이 해당 지역에서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P는 개인형(Personal)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안전의 이유 등으로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미국 뉴욕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대중교통 분산 효과를 위해 서비스를 허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 확산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수혜를 본 업종 중 하나다. 대중교통에서 불특정 다수와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한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A는 자율(Autonomous)이다. 최근까지 자율주행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을 중심으로 설계되고 시험 운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음식점에서 배송만 가능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율주행 배송로봇서비스가 부상되고 있다. 자율주행택시를 로보택시(robotaxi)라 부르는 것처럼 자율주행 배송로봇은 로보마트(robomart)라고도 부른다. 택배물량 증가 대비 라이더 부족, 라이더 인건비 상승, 오배송 방지,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언택트 배송 등은 로보마트에 대한 투자와 개발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들이다. C는 연결(Connected)이다.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간, 차량-교통 인프라 간에 통신을 연결해 안전과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차량 내부와 인터넷 연결로 주차, 주유, 커피 주문 등이 가능한 C 기능을 구현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기존의 C에 다양한 차량 실내콘텐츠 부가기술 개발, 차내 결제시스템 시장 확대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는 전동화(Electric)다. 올해 4월 영국 벤슨 오토모티브 솔루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5%가 전기차 소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중 26%는 5년 내에 전기차로 교체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지난해 대비 전기차 선호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깨끗해진 공기 등 개선된 환경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전기전동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전동킥보드는 친환경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모빌리티산업의 세 가지 특성은 다양성, 접근성, 사용자 경험이다. 다양성은 두 바퀴에서 네 바퀴까지 육상에서 하늘까지 이동하는 수단, 접근성은 누구나 온디맨드(on-demand)서비스 등으로 원하는 시점에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사용자 경험은 기존과 차별된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CASE와 마찬가지로 Safe-SPACE의 의미들은 상호배타적이지 않으며, 서로 연관돼 모빌리티산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모빌리티산업 특성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 설계 시 고민해봐야 할 변화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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