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노후 준비에 관해 얘기할 때 퇴직금을 빼놓을 수 없다. 정년을 앞둔 직장인에게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사는 집과 국민연금을 빼면 남는 건 퇴직금밖에 없다”고 답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퇴직금은 언제, 어떻게 받아야 할까?
첫 번째 고민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지 연금 계좌에 이체할지다.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사용자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퇴직금 수령 방법은 퇴직하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55세 이전에 퇴직하는 근로자는 퇴직금을 IRP로 받아야 한다. 이때는 퇴직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55세 이후 퇴직자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연금 계좌(연금저축, IRP)에 이체하는 것이다. 일시금을 선택하면 회사는 퇴직소득세를 징수하고 남은 금액만 준다. 연금 계좌에 이체하면 당장은 퇴직소득세를 징수하지 않는다. 세금은 연금 계좌에서 퇴직금을 찾을 때 부과된다. 연금 계좌에 든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내야 하지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으면 30~50% 감면받을 수 있다.
A 씨(60세)가 퇴직금 3억 원을 IRP에 이체하고 매년 1천만 원씩 연금을 받는다고 해보자. 또 A 씨의 퇴직소득세율은 10%라고 가정해 보자(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 총퇴직금 등에 따라 달라진다). A 씨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로 3천만 원을 내야 한다. A 씨가 연금개시 신청을 하면 금융회사는 퇴직금 원금, 운용수익금 순서로 연금을 지급한다.
퇴직금이 3억 원이고 매년 1천만 원씩 연금을 받으면 30년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금융회사는 연금을 지급할 때 연금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연금소득세율은 연금수령 연차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연금개시 후 10년 차까지 퇴직소득세율의 70% 세율로 과세한다. 11~20년 차는 퇴직소득세율의 60%, 21년 차 이후에는 퇴직소득세율의 50%가 적용된다.
결국 A 씨는 10년 차까지는 7%, 11~20년 차에는 6%, 21년 차 이후에는 5% 세율을 적용받는다. 즉 매년 1천만 원을 연금으로 받으면서 1~10년 차에는 매년 70만 원, 11~20년 차에는 매년 60만 원, 21~30년 차에는 매년 50만 원의 세금을 낸다. 이렇게 30년 동안 낸 세금을 전부 더하면 1,800만 원이다. 일시수령이 아닌 연금수령으로 1,200만 원을 절세한 셈이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나면, 과세율이 높은 10년 차 또는 20년 차 이전에는 최소 금액을 연금으로 받아야 세금을 더 많이 절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맞는 말이다. 다만 연금을 한 푼도 찾지 않은 해는 연금수령 연차에 포함되지 않는다.
퇴직금 원금이 전부 지급되면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받는다. 금융회사가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한 연금을 지급할 때는 3.3~5.5% 세율로 연금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이자와 배당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15.4%인 것에 비하면 세 부담이 적다. 그리고 퇴직연금과 같은 사적연금 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연금수령 기간과 금액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크게 5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 방식’이 있다.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연금액이 적고 중도해지가 안 돼 가입자들은 ‘금액지정 방식’과 ‘기간지정 방식’을 많이 선택한다. 금액지정 방식을 선택하면 일정한 주기마다 동일한 금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익률에 따라 연금수령 기간이 달라진다. 연금수령 기간을 사전에 확정하고 싶으면 기간지정 방식을 택하면 되는데, 이 경우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변동된다. 이밖에 절세 혜택을 누리면서 최대 금액을 찾으려면 ‘연금수령한도 방식’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찾으려면 ‘수시인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