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은 백두산이 우리나라 산의 뿌리로 성립되는 과정에 이루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국토를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로 보는 전통산줄기의 개념이다.
19세기 초「산경표」(편집자 註 : 조선 영조 때 신경준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조선후기의 산줄기에 대한 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책)를 통하여 체계화된 우리나라 산줄기는 1대간(大幹) 1정간(正幹 ) 13정맥(正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 설악산 · 태백산 · 소백산 · 속리산 ·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핵심 산줄기로 총 길이가 1,400㎞에 이른다. 남한의 백두대간은 강원도 고성군 향로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684km로 6개 도(강원 · 충북 · 전북 · 전남 · 경북 · 경남), 32개 시 · 군에 걸쳐 있다.
백두대간의 가치 보존 위해 법률 제정
백두대간은 지형 · 기후 · 토양 · 수문 등 자연환경과 온갖 동 · 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 속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복합적인 3차원의 공간으로 그 가치가 매우 다양하다. 백두대간ㆍ정간 · 정맥은 모두 산계(山系)의 연속으로 파악되여 우리 국토에 대해 지리적으로 일체감을 갖게 하며, 하천유역을 가르는 분수계(分水界)로 한강 · 금강 · 낙동강 · 섬진강 · 영산강 등 5대 강의 발원지로서 국토 공간구조의 골격이자 생활영역과 문화양식의 기반이 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인문지리적 바탕이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소나무ㆍ참나무류가 자라는 산림자원의 비축기지로서 천연림이 분포하는 산림 구성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입지와 자원의 특성에 기인한 농림업, 광업 및 관광업 등의 산업적 자원 이용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민족정기의 상징이며, 중요한 유 · 무형의 문화재 및 샤머니즘적 민간신앙 등이 남아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의 터전이면서 국립ㆍ도립 공원 등이 입지하여 국민 여가와 휴양ㆍ생태관광 및 교육장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백두대간의 개념과 실체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백두대간 관련 문헌집을 정책자료로 발간하는 한편, 백두대간의 종합적 ·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백두대간 자연생태계 조사 및 관리방안 수립(2002년)’ 연구를 추진하였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두대간의 개념을 정립(2003년)하였으며, 백두대간 마루금 주변의 개발행위 억제, 산림유전자원 보호림 확대, 벌채 제한, 훼손지 복원 · 복구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백두대간 보호 · 관리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였다.
한편 각종 개발로부터 백두대간을 보호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1999년부터 법률 제정을 추진, 2003년 12월 31일자로「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을 공포(법률 제7038호)하였고 2005년 1월 1일부터 동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률은 백두대간 보호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제4 · 5조),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제6조), 백두대간 보호지역 안에서의 행위제한(제7조), 백두대간 보호지역 안에서의 개발행위 사전협의(제8조), 백두대간 보호지역 안의 토지 매수(제10조), 백두대간 보호위원회 설치 · 운영(제11조)에 관한 사항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각종 개발행위의 제한이다.
석회석 광산의 경우 도별 감량총량제를 도입하여 훼손지를 점차 줄여 가고, 국민생활과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공용 · 공공용 사업 이외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여 백두대간보호지역 내에서의 무분별한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핵심구역 · 완충구역으로 구분하여 지정
정부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 규정에 의하여 백두대간 중 생태계ㆍ자연경관 또는 산림 등에 대하여 특별히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을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구분하여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핵심구역은 백두대간의 능선을 중심으로 일정한 구역을 특별히 보호하고자 하는 지역으로 하고, 완충구역은 핵심구역의 연접지역으로서 핵심구역의 보호상 필요한 지역으로 하였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한반도 백두대간 중 남한지역(강원도 고성군 향로봉에서부터 시작하여 경남 산청군 지리산 천왕봉까지)의 산계(山系)의 연속성을 가진 백두대간 마루금 및 주변지역으로서 6개 도, 32 개 시ㆍ군, 108개 읍ㆍ면ㆍ동에 걸쳐 총 면적 26만3,427㏊(핵심구역 16만9,950㏊, 완충구역 9만3,477㏊)가 지정되었다.
지역주민 의견 최대한 수렴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을 위하여 3회에 걸친 공청회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지난해 5월 12일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작업을 통하여 백두대간보호지역 지정 준비를 위한 기초도면을 작성하였고, 2004년 6월 25일 해당 지자체 및 지방산림관리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한 후 보호지역 기초도면을 배부하여 지자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였다.
기초도면은 지자체 및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기초적인 성격의 도면임에도 해당 지역주민들은 마치 기초도면의 전 지역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보호지역 지정으로 인한 사유재산권 제한과 지역 개발기회의 박탈, 지가 하락 등을 우려하여 지역별로 산발적인 반발을 보였다.
이러한 반발 기류는 지방언론의 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와 맞물려 급속히 확산되었다. 더욱이 2003년 법 제정 당시 우호적이었던 언론에서는 보호지역 지정이 현실로 다가오자 지역개발과 주민 경제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역기능을 부각시켜 ‘제2의 그린벨트’ 등으로 혹평하였고 이는 지역주민의 반발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또한 초기의 산발적인 반발은 지역별 반대투쟁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집단화 · 규모화되기 시작하였고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한 단순한 보호지역 지정 반대가 아닌 법 폐지를 주장하는 등 지속적인 연대투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2004년 9월 강원도 · 전라북도 등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회로 반발의 수위가 절정에 올랐다.
지역주민의 거센 반발은 기초도면상의 보호지역 지정 면적 과다, 백두대간 보호 정책에 대한 사전 홍보 부족 및 이로 인한 이해당사자의 지지와 동의 획득 실패, 사유재산권 제한에 따른 정부 지원대책 미흡,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와 불신 등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산림청 · 지자체 · NGO ·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설명회ㆍ간담회, 산림청장과의 대화, 쟁점지역에 대한 현지조사 및 현지토론회 등 양한 지역 의견 수렴(242회)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정부(안)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백두대간 지역의 어려운 현실 여건을 반영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주민생활 불편 및 지역개발 위축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적정 수준의 보호지역 조정(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보호지역 지정 준비와 더불어 백두대간 지역주민에 대한 주민지원 사업 추진(72억원 지원)하고, 2005년 1월 1일 법 시행 이후 법률의 미비점을 파악하여 주민 지원사업의 법적 근거 마련, 주민생활과 관련된 규제 완화, 토지매수 청구제도 도입 등을 위한 법률을 조속히 개정하는 등 제도적ㆍ법적 보완 노력을 적기에 수행함으로써 결국 정부 정책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렇게 마련된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안)’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5년 6월 15일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6개 도와의 협의를 완료하였으며 7월 14일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와 7월 19일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다른 법률에서 규정한 법적 절차를 모두 이행하였다. 이어 8월 30일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제1회 백두대간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5년 9월 9일 지정ㆍ고시되었다.
개발보다 보전에 무게 두고 관리
향후 백두대간 지역의 각종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백두대간의 난개발을 미연에 방지하고 공용ㆍ공공용 사업 등 반드시 필요한 사업의 경우에도 훼손 면적을 최소화하고 개발시 친환경적 공법 시행을 의무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백두대간 훼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받고 있는 도로 등 교통시설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관통하는 경우 터널화를 원칙으로 하고 마루금 부근의 시설물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이루는 자연친화적인 공법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개발보다는 보전에 무게를 두어 관리할 계획이다.
이미 상당부분 단절되고 훼손된 백두대간 지역을 일시에 복원ㆍ복구하는 것은 시간적 · 경제적 ·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실한 복원공사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체계적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훼손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복원ㆍ복구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훼손지 유형별로 복원ㆍ복구 모델을 개발하여 기존의 복원사업과는 차별화된 생태적으로 안정된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복원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백두대간의 개념이 형성된 지 1000년, 길이 이어져 오던 그 이름을 일제에 의하여 잃어버린 지 꼭 100년 만에 백두대간이 법적 지위를 얻어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전통 산줄기에 대한 체계를 정립한 것이다. 수계(水系)와 산계(山系)로 이루어진 우리 민족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어 전통 지리 인식체계를 되살려 놓은 것이다.
다음으로 한반도의 핵심 생태축인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으로 체계적으로 백두대간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민족의 미래유산으로 존속시킬 수 있는 기틀을 쌓은 것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보호지역 지정과정에서 지역주민 · 지자체 · 중앙정부 · NGO 등과의 이해집단별 충돌로 인한 여러 가지 갈등을 국민이 직접 정책에 참여하여 슬기롭게 극복한 수범사례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