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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거대 물류기업의 파고를 넘어라
김학소(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장) 2007년 05월호
최근 해운항만 산업에 불어 닥치고 있는 국내외 환경변화는 동북아 물류허브 전략에 적신호를 주고 있다. 2006년에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595만 TEU를 기록하여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물동량 증가율은 2000년~2004년까지 10%에 훨씬 못 미치는 5%대를 밑돌고 있다. 중국의 대대적인 항만개발로 중국항만으로 대형 컨테이너선의 직기항이 이루어짐으로써 우리나라의 환적화물 유치 전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한 부산항과 광양항의 물동량 불균형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부산북항의 물동량이 부산신항으로 전배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어 항만개발에 대한 회의적이며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항만개발 정책이 혼선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지배력은 미미한 수준

세계적인 환경변화는 세계 물류산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 물류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급속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2005년 6조9천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9조달러 가량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 대형 물류기업에 의하여 세계 물류시장이 장악됨으로써 과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세계 정기선 해운시장은 세계 10대 해운선사가 총 컨테이너 선대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2006년 초 세계 정기선 시장에서 운항되고 있는 컨테이너 선박은 총 3,531척으로 수송능력 913만 TEU의 수송능력을 가지고 있는 데 이 중 10대 해운선사가 513만TEU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산업에서도 대형업체에 의한 독과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5년 말 현재 세계 총 컨테이너 터미널 시설의 51%가 10대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가 점유하고 있고 2010년에는 59.8%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물류시장도 대형 물류업체들의 등장으로 과점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0대 대형 물류기업의 매출액 규모는 우리나라 몇 개 산업의 총 수출금액의 합계를 넘어서고 있을 정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허브 전략은 국제적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류허브 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공항, 항만, 항만배후 물류단지, 자유무역지역 등 물류시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못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국내 물류기업 육성과 세계 물류시장 선점이라는 전략적인 정책이 거의 추진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는 항만 물동량 규모는 7억4천만t으로 중국 18억t, 미국 13억t, 일본 10억t, 벨기에 9억t에 이어 세계 5위의 물동량 대국이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중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운기업이 운항하고 있는 선복량은 총 943척, 1,800만G/T로서 세계 총선복량의 3%에 불과한 실정으로 세계 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처럼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해운․항만․물류기업의 위치는 물동량 규모에 비하여 매우 열악한 수준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2개의 해운기업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선 물류기업이 거의 없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는 선진 물류국가의 물류 속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국가 수출입 무역이 독점적 국제 물류기업에게 지배당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물류거점 확보하고 해외진출 추진해야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허브 정책은 크게 두 가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하나는 충분한 물류시설, 특히 항만시설을 확보하여 우리나라의 수출입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하는 동시에 중국․일본․러시아․북한 등 동북아 지역으로부터 환적 물동량을 유치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항만배후 물류단지를 적극 개발하여 다국적 제조기업이나 물류기업을 유치하고 이들의 국제 물류활동을 지원, 우리나라의 항만 물동량을 창출하여 국제기업의 고부가가치 국제 물류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제는 여기에 국제 물류시장의 선점을 위한 해외 물류거점을 확보하여 국제 물류네트워크 전략과 우리나라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항만 및 배후물류단지 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며, 기업을 유치하여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이 구체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해운․항만․물류의 글로벌화 및 국제 물류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즉, 국가적 차원에서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해외 물류시장 개척, 국제 물류네트워크 구축, 해외 물류기업에 대한 M&A지원 등이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국적 해운선사를 종합 물류기업으로 육성해야

해운분야에서는 무엇보다도 국적 해운선사를 종합 물류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현재 「화물유통촉진법」상 종합 물류기업 인증제도에서는 해운기업을 제외하고 있으나 이는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국제 물류사업, 물류 컨설팅, 항만터미널 운영사업, 제3자 물류사업 등을 해운기업의 본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또한 해운기업의 해외터미널 투자사업을 지원하고 외국선사 및 물류기업의 M&A를 지원하기 위해 ‘물류펀드자금’의 육성․지원 등 적극적인 제도 도입과 기반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선박확보에 필요한 금융의 안정적 지원을 위한 ‘해운금융공사’를 설립하여 선박저당증권, 담보부채권발행 등의 모기지론 공급을 통해 국가필수선대 확보, 국적선대 증강사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시중의 부동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민선주펀드’를 신설하여 선박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 강화

항만 분야에서는 우선 국내항만 및 항만배후 물류단지 시설을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특히 항만배후 부지를 조기 개발하여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도록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국적기업이나 물류기업을 유치하여 물동량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 물류허브화를 위해 해외항만 및 물류시설을 개발하여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해외 항만개발 대상지로는 동북아 지역의 항만 특히 중국의 중소항만, 동남아 지역의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의 항만, 인도 및 파키스탄․중동․동유럽․러시아․중남미․아프리카 지역의 항만개발 및 운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우리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제 물류펀드 규모를 현재 1.5조원에서 10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물류거점 확보에 대한 연구 기능, 정책형성 기능, 전략 및 협상기법 개발을 전담하고 기업의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도 구축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 외교공세, 사회인프라의 건설 지원, 천연자원의 개발지원 등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의 제고 등과 같은 공격적인 국가 마케팅의 추진이 필요하다. 여기에 투자 대상국의 자료조사, 정보수집, 타당성 검토를 지원할 수 있는 해외정보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한다.

아울러 항만제휴(Port Alliance) 구축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중심으로 중국․일본의 지자체가 관리하는 중소형 항만을 연결하여 양국 지자체의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대형항만으로 물동량을 집중시키는 윈-윈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중국․일본 각국의 지자체 항만을 대상으로 신규 항로 개설 및 기존 항로 확대, 물류시설의 교차 투자, 공동마케팅, 물류기업의 공동 투자․설립, 물류시스템의 호환성 구축 등을 통하여 항만 및 지역경제 활성화, 항만 물동량 창출, 항만 상호간의 공존공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물류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물류기업의 3PL 전환, 기존업체 및 신규업체 간의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유도하고 이들의 해외시장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의 지원과 규제완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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